만년 2인자 '얀 율리히'의 선택
프랑스의 싸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은
고환암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로 자신을 단련해서
그 유명한 ‘뚜르 드 프랑스 싸이클 대회’에서
5번, 7번이나 우승한 사람이다.
2003년은 랜스 암스트롱이 연속 5연패에 도전하던 해였다.
그래서 모든 언론은,
특별히 그가 ‘연속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더욱 관심을 모았다.드디어 경주가 시작되었다.
총 구간이 16구간인데,
마지막 한 구간을 남겨둔 15구간 경주를 할 때였다.
15구간 결승점을 9.5km남겨두고 갑작스런
사고가 발생했다.
모든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서 선수들을 구경하며
환호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랜스 암스트롱이 선두에서 달리고 있었고,
그 뒤에는 스페인의 마아요 선수가 2위로 바짝 뒤쫓고 있었고,
그 바로 뒤에 독일의 얀 울리히 선수가 3위로 달리고 있었다.
한 소년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자기 가방을 쥐고
위로 막 흔들었다.
그런데 그 가방 끈이 랜스 암스트롱 자전거 핸들에
걸린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땅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갑작스런 사고가 일어나자,
바로 뒤를 따라오던 스페인 선수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랜스 암스트롱의 자전거에 걸려 넘어졌다.
얀 울리히는 마침 피할 수 있는 간발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얀 울리히 선수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선두와 2위가 모두 땅바닥에 넘어져 있고,
15구간 결승점까지는 불과 9.5km를 남겨두고 있다.
그가 이번 구간에서, 다른 선수들과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게 되었고
그렇다면 총 구간 우승을 내다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쓰러진 랜스 암스트롱을 발견한 울리히 선수는
갑짜기 페달에서 자기 발을 떼버렸다.
그리고 자전거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는 랜스 암스트롱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이제 암스트롱이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자전거를 세우고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비로소 얀 울리히 선수도 같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는데,
결국은 랜스 암스트롱이 1위를 하고
얀 울리히가 2위를 했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들은 얀에게 암스트롱을
기다린 이유를 물었다.
얀은 “그를 이기는 것이 진짜 우승이다.
그가 넘어진 틈을 타 1위를 한다면
그것은 내게 진정한 승리를 가져다 줄 순 없다”고
말했다.
너무 이기고 싶어서, 성공하고 싶어서
막 달린다면 진정한 승리를 맛볼 순 없다.
그날의 진정한 승자는 암스트롱이 아닌 얀 이었다.
‘뚜르 드 프랑스 싸이클 대회’
이 지구상에서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도로일주 싸이클 경기.
이 경기는 해발 2천 미터 이상의 험준한 산악 구간인
알프스 피레네 산맥을 지나
프랑스 전역 3천604km
(부산에서 두만강까지 3번 왕복하는 구간)를
23일간 일주하는 인간 한계의 시험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