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 기행1]
ㅡ호도협과 차마고도ㅡ
대학 교정을 떠난 세월이 4반세기에 이른다. 각자의 전공이 다르기에 직업도 다양하다. 일터에서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은 어느덧 황혼길로 접어든다.
경원대(가천대) 02학번 동기 7명이 졸업 후 처음으로 함께 해외 여행을 나선다. 그동안 국내 여행은 자주 다닌 이력이 있다. 60대를 넘기면서 경제력보다 마음의 여유로움을 더 실감하게 된다. 자녀들도 직장과 사업의 안정을 찾은 편이다.
동기들과 함께 중국 운남성(雲南省)의 곤명과 려강 3박5일 일정이다. 곤명(昆明)의 야경을 바라보며 KE161은 활주로에 가볍게 내려 앉는다. 여행 첫날 밤 곤명 노보텔에서 여장을 푼다.
둘째 날 아침을 맞는다. 방학이 끝나면서 여행객이 적어 기차역은 붐비지 않는다. 려강행 고속열차에 편하게 탑승해 4시간을 완행 속도로 달린다. 창밖의 시골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여강(麗江)역에 이른다. 보슬비가 내리는 산길을 따라 이동한 호도협(虎跳峽) 입구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협곡 사이로 솟구치는 진샤강(金沙江)의 물보라와 웅장한 기암괴석이 우리를 집어 삼킬 듯 압도한다. 호랑이가 뛰어넘었다는 호도협은 세계적인 관광명소이다. 가슴에 뭉친 스트레스가 거대한 물길따라 순간 사라지는 느낌이다.
호도협을 내려다보며 차마고도(茶馬古道) 트래킹 길을 걷는다. 산 중턱까지 빵차로 휘어진 외길을 힘차게 오른다. 내리던 비가 그쳐 청명한 하늘이 열리고 거대한 구름은 산 허리를 감는다. 약 1시간 30분 동안 걸은 차마고도 길이 추억으로 남는다. 나시족(納西族)과 장족(藏族·티베트족)들이 소금과 차를 말등에 싣고 험한 산맥을 넘은 길이다.
운남성은 25개 소수민족이 어우러져 8백만 인구가 살아가는 땅이다. 지역마다 주택 모습과 생활 습관이 다름을 느낀다. 산악 지대에 터를 잡은 소수민족들이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본다. 소통과 상생의 대상으로 여기며 살아온 민족이다. 스스로 자급자족의 강인함과 온순함이 배어있다. 낯선 나그네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는 순박한 국민성이 배어있다. 험준한 차마고도를 평화의 길로 승화시킨 민족이다.
재치와 성실한 가이드 김쌤의 유쾌한 설명이 더해진다. 덕분에 동기들 얼굴에는 피곤함 대신 소년 소녀 같은 미소가 피어난다. 둘쨋날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서는 마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험한 길 굽이 돌아
거대한 계곡 물길
맑게 갠 파란 하늘
옛 마방 길 밝히네
우정의 4 반세기가
강물따라 흐르고
2026.08.30.~31.
첫댓글 경원대(가천대) 02학번 동기 7명이 함께 해외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참 잘하셨습니다.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