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불법적인 해군의 군사시설보호구역 경고문/안내판 설치행위를 규탄한다!

[바다게]

불법적인 해군의 군사시설보호구역 경고문/안내판 설치행위를 규탄한다! 

지난 4월 18일,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정문에서 각각 100미터, 300미터 떨어진 곳에 군사시설보호구역임을 고지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기지 정문 바깥 바리케이트에 '이 장소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경고문을 설치하였다. 

이는 2009년 체결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을 위반함은 물론, 지방도로 관리주체인 서귀포시의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자행한 불법행위다.

2009년 4월 27일 국방부장관 이상희,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김태환이 체결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에 따르면 "제8조(권리행사의 제한 배제) 국방부장관은 민․군복합항을 건설함에 있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제4조에도 불구하고 육상의 민․군복합항 울타리 경계와 해상의 군항방파제 밖의 지역에 대하여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지 아니하며, 통행․고도․영농․어로․건축 등 주민의 생존권과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제10조(협약서 내용 변경 및 세부협약의 체결) ①본 기본협약에 명시된 사항은 협약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느 일방이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고문과 안내판이 설치된 직후, 강정평화네트워크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현황 및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 당사자 간의 논의와 합의된 내용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 일체를 제주도청과 서귀포시청에 공개청구하였다. 동시에 지방도로에 설치된 해당 안내판이 절차에 따라 관리주체인 서귀포시의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것인지에 대해 물으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교통 안내에 필요하지 않는 해당 안내판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민원을 넣었다.

민원이 들어간 지 나흘이 지난 4월 22일, 해군은 자체적으로 설치한 안내판과 경고문을 스스로 철거하였다. 그리고 5월 9일, 최종적으로 이와 관련하여 해군이 제주도와 서귀포시 등 도로 관리주체와 어떠한 일체의 사전협의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 변경’과 관련한 일체의 협의내용이 없었음을 정보공개청구의 답변 내용을 통해 확인했다.

즉, 해군은 군사시설보호구역도 아니고 해군 땅도 아닌 부지에 기본적인 행정절차마저 무시하며 경고문과 안내판을 일방적으로 설치했다가 시민들의 항의에 의해 철거한 것이다. 이는 강정의 평화운동을 압박하기 위해 무리하게 강행한 일종의 쇼였을 것으로 추측되며, 이 행위에 소요된 모든 비용 또한 우리의 세금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심히 유감스럽다. 그리고 우리는 묻고 싶다. 자진 철거했으면 그만인가? 해군은 어찌도 이리 뻔뻔하게 불법을 자행하는가? 

지난 2019년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사건’의 조사결과, 해군과 유관기관들이 반대운동을 약화하기 위해 공모하고, 이후 반대주민과 활동가 그리고 시민들에 대한 폭행, 욕설, 신고된 집회 방해, 무분별한 강제연행, 특정지역 봉쇄 등 이동권 제한, 장기간에 걸친 차량 압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시위대 해산, 보수단체 집회 지원, 해군기지 찬성 측 주민에게 향응제공, 불법적인 인터넷 댓글 등 과잉 진압과 인권침해가 있었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렇게 국가폭력을 통해 지어진 제주해군기지는 기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겉으로는 민관군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척 하면서 뒤에서는 끊임없이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시민들을 방해하고, 압박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해군의 행태를 경험하며, 제주가 평등하고 합리적인 공동체를 이루는 진정한 평화의 섬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제주해군기지가 폐쇄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낀다.
 
해군은 불법적인 군사시설보호구역 경고문/안내판 설치행위에 대해 사과하라! 

제주를 전쟁의 섬으로 만드는 제주해군기지 폐쇄하라!!

2023년 5월 11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전달: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