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마케팅] 배달의 민족
'배달의 민족'이 최근 배달서비스앱 부분에서 브랜드 평가가치 1위에 올랐다. 또한 현재 시장점유율에서도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고있다. 배달서비스앱이라는 것은 최근에 생긴 개념으로서, 배달 음식을 만드는 음식점과 소비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중계 체계라고 할 수 있는데, 소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을 할 경우, 따로 결재를 하지 않고 등록된 업소의 메뉴를 선택하기만 하면, 배달앱 업체에서 이를 다시 등록된 음식점에 전달하여 소비자에게 배달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배달앱 서비스라는 개념이 등장한 후 다양한 업체들이 광고를 쏟아내며 경쟁을 하고 있는데,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광고는 '배달의 민족'의 것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류승룡씨는 '최종병기 활', '명량','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수 많은 대작들에 출연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실력파 배우이다. 그는 거의 매 작품마다 무겁고 진지한 역을 맡아왔다. 그는 작품 내에서 거의 밝은 표정을 짓지 않고 심각한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장인물을 연기해왔다. 하지만 광고에 출연할 때 그의 모습은 180도 달라진다. '배달의 민족' 광고에서 그는 명화들을 보다가 탄식을 하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끼니를 때우는 장면에서 배달 음식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 대사 후, 각 명화들은 신속한 배달이 이루어지는 요소가 첨가되어 매우 익살스럽게 각색된다. 게다가 류승룡이라는 매우 강렬하면서 묵직한, 남성스러운 연기를 하는 배우가 배달된 음식을 매우 맛깔나게 먹는 모습은, 그의 통상적인 이미지를 파괴하며 광고의 익살스러움을 극대화한다. 더불어 '배달의 민족'이라는 상호를 속도를 중시하는 민족성과 그로 인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배달 체계를 지녔다는 점을 연계하여, 광고 중간 중간에 '민족'이라는 단어를 삽입한다. 이는 명화 속에 등장하는 식사하는 모습과 '우리 민족의 특성'을 대비시켜, 속도를 중시하는 민족성과 이에 파생되어 나온 고도의 배달문화가 매우 우수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우수한 배달문화를 실천하는 것이 '배달의 민족'이라는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이 광고는 tv에서 단 14초간 방송된다. 하지만 류승룡이라는 거물급 배우의 이미지를 반전과 패러디라는 기법을 통해 광고를 재미있게 만들고, '배달의 민족'이라는 상호를 국민성과 연계하여 보는 우리들로 하여금 정체모를(?)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점은 이 광고가 '신바람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라고 칭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헛바람 마케팅] 춘천지방법원의 학교폭력 공익광고
최근 몇 년간 수 많은 학생들이 동갑의 친구들에게 핍박당하다 목숨을 잃었다. 그간 안일하고 미온적으로 대처를 해오던 학교와 학부모들도 이런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들로 인하여 경각심을 갖고 실질적인 대책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고, 학교폭력은 수면위로 올라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하지만 tv라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전파된다는 제약 때문인지, 학교폭력과 관련된 몇 몇 공익광고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다음은 그 사례중 하나이다.
해당 광고에서는 별다른 정보가 등장하지 않는다. 교내에서 발생하는 폐해들을 단어로 몇 개 늘어뜰이고서 가위표를 친 뒤, 남색 모자를 쓰고서 교복을 헝클어지게 걸친 학생 하나가 랩도 아니고 노래도 아닌 어중간한 말투로 우린 친구니까 그러지 말자고 한다. 그리고서는 경쾌한 음악이 흐르면서 이 학생이 난대없이 셔플댄스(?!)를 추기 시작하더니, 옆에 있던 학생들도 덩달아 군무를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광고 끝부분에서는 속이 미식거리는 미사어구가 등장하면서 여러 학생들이 운동장에 집합해 셔플 군무를 한다.
주저리 주저리 53초간 영상이 흐르기는 하지만, 광고에서 얻을 수 있는 명제는 '학교폭력은 나쁜거니까 그러지 마아아~~ 우린 친구잖아^^' 딱 이 정도이다. 학교폭력의 원인, 실태, 이에 대응하는 해결 방법 중 그 어느 것도 알 수가 없다. 학교 폭력은 어린 시절의 행복을 파괴하고 심지어는 피해자로 하여금 자살을 하게 유도하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게다가 그 끔찍한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에 걸쳐, 피해자로 하여금 정신적으로 위축되게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이 매우 장기간 시도 됐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을 본보기로 삼아, 더 실질적이고 강력한 방지 대책이 필요한 게 현 시점이다. 하지만 입 발린 대사와 셔플 댄스나 등장하는 이 광고는 그런 학교 폭력을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수롭지 않은 갈등 정도로 축소시켜 전달하고 있다. 과연 어떤 어른이 이 광고를 보고 학교폭력에 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인지 의문이 간다. 최악의 결과를 예상해본다면, 학교 폭력에 관심이 없는 어른이 가해자들을 말로 교화하고 이상한 춤이나 추게 하는 것으로 학교 폭력을 근절할 수 있다는 착각을 갖는 것이다. 대체 누가 무슨 정신머리로 이런 웃기지도 않는 광고를 공익광고랍시고 tv에 내보낼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