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부상(負傷)
지난해 7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통산 100승(勝)을 달성한 한국계 여자 선수들이 올해 10월 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장(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임 다비 대회에서 최나연(24세)이 우승을 차지하여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르면서 세계에 브랜드 파워를 자랑했다. 지난 23년간 구옥희, 박세리, 김미현, 신지애, 최나연 등 34명의 주인공이 등장한 환희(歡喜)의 드라마였다.
한국 여자 골프의 시작은 초라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여자 프로부(部)를 만들었으며, 1978년 프로 테스트에 나간 여자 선수 10여명은 대부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골프장에서 일한 캐디(caddie) 출신이었다. 구옥희(55세, 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ㆍKLPGA)가 1988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奇蹟)’을 일궈냈다. 이에 구옥희는 LPGA 무대를 개척한 선구자(先驅者)로 통한다.
골프가 국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박세리의 등장부터였다. 삼성(三星)의 후원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박세리는 1998년 5월 메이저 대회인 맥도널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였으며, 그해 7월에는 ‘맨발의 투혼(鬪魂)’으로 연장 20홀 승부 끝에 US여자오픈을 제패(制覇)하였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날리던 장면은 당시 IMF 사태로 상심해 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박세리(34세)는 한국 여자 골프가 거둔 LPGA 투어 100승 가운데 혼자서 25승을 올렸고, 아직도 현역(現役)이다.
초기 골프 놀이는 13세기 중엽, 스코틀랜드 지방의 양(羊)치는 목동(牧童)들로부터 시작됐다는 설(說)이 가장 유력하다. 즉, 목동들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초원(草原)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양몰이에 사용하던 지팡이로 힘껏 후려친 것이 초원에 뚫려있던 토끼굴(窟) 속으로 굴러 들어갔다. 이에 재미를 느낀 목동들은 몇 번씩 돌을 때려야만 구멍 속에 돌을 집어넣을 수 있는지 내기를 했다. 골프(golf)란 어원(語源)은 스코틀랜드의 ‘고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즉 스코틀랜드의 고어(古語)로 ‘치다’인 고프(goulf)가 그 어원이다.
골프는 원칙적으로 오너시스템(심판 무입회제)으로 경기하며 예절(禮節)을 중시하는 스포츠이므로 신사적(紳士的)으로 경기를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따라서 경기 매너는 물론 규칙(規則)에도 정통해야 한다. 골프는 솔직한 운동이고 기본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經營)의 장(場)과 같다.
골프(golf)는 18홀 플레이를 하는 동안 걸으며, 스윙(swing) 시에는 어깨와 허리, 다리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전신운동으로 칼로리 소모량이 크다. 또 골프는 스포츠 중에서 부상(負傷)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운동이다. 골프 동작은 일상생활에서의 동작이 아니기 때문에 골프를 하면서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골퍼(golfer)들은 허리통증을 위시하여 손가락ㆍ팔꿈치ㆍ목ㆍ어깨ㆍ무릎 통증 등 종류가 다양하다.
골프 시합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퍼팅(putting)이다. 특히 짧은 거리에서의 퍼팅 순간은 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퍼팅은 기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감각(感覺)에 근접한다는 이론도 퍼팅 시 플레이어(player)가 느끼는 스트레스(stress)가 과학보다는 감각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하여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의욕(意慾)만 앞서 과도한 경쟁심으로 무리한 스윙을 하면 골프 상해(傷害)를 유발한다. 스윙은 골반(骨盤)과 허리 근육을 뒤틀어야 하기 때문에 근육 유연성(柔軟性)이 떨어지는 중년(中年) 이후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골프 실력별로 다치기 쉬운 부위는 초급(初級) 골퍼인 경우는 기술이 아닌 힘으로 공을 치므로 근육(筋肉)과 관절(關節)에 무리가 와서 부상 위험이 높다. 특히 체중 이동을 통한 스윙에 익숙하지 않아 팔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 손목을 무리하게 회전시키면서 손목이 꺾여 ‘손목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90타 이상 중급(中級) 골퍼는 비거리를 늘리려다 상체에 힘이 많이 들어가며, 고개를 들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긴장하면 목에 무리를 주게 된다. 팔 저림증과 견갑골 주변 통증이 함께 나타나면 목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무리한 스윙 동작을 하면 근육에 피로가 쌓여 근육이 지지하는 뼈와 신경에 영향을 미쳐 신경통(神經痛)이 생기기도 한다.
싱글 및 고급(高級) 골퍼들은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스윙을 하지만 허리 통증 발생이 많다. 또 오랜 기간동안 스윙을 하면서 팔꿈치 안쪽의 튀어나온 뼈에 염증(炎症)이 생겨 통증 있는 ‘골프 엘보(Golf elbow)’가 생길 수 있다. 골프 엘보(내상과염)는 팔꿈치관절과 팔에 무리한 힘이 반복적으로 주어질 때 생긴다.
남성과 여성은 신체조건이 달라 부상 부위도 조금 다르다. 남성은 허리 부상이 많으며 여성은 팔꿈치 부상의 위험이 높다. 스윙 후 허리나 팔꿈치 등에 통증(痛症)이 나타나도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을 키우는 꼴이 된다. 기초 체력 강화와 준비운동의 중요성을 명심해야 한다.
남성들이 골프 스윙 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허리이다. 스윙의 기본은 하체(下體)를 중심으로 척추(脊椎)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으로 이때 클럽의 속도는 시속 170km 정도이며 약 2초 이내에 스윙이 완료된다.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回轉)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따라서 스윙할 때 척추의 회전으로 인해 허리근육의 사용이 늘어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대개 임팩트(impact) 순간에 요통(腰痛)을 느끼는 남성들이 많다. 이는 허리를 많이 비틀어야 장타(長打)가 난다고 생각해 의식적으로 허리를 많이 돌리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몸의 유연성(柔軟性)이 좋다. 여성은 스윙 스피드는 다소 느려 허리를 다칠 가능성은 적은 반면 팔꿈치 부상 위험이 높다. 손아귀 힘도 약한 편이어서 손목을 지탱하는 주변 근육 또한 약해 팔꿈치에 충격이 많이 가해진다. 팔꿈치 부상을 입었을 때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는 팔의 안쪽이다.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에 툭 튀어나온 뼈를 ‘상과’라고 하며 안쪽 상과에 염증을 일으킨 것(내상과염)이 바로 ‘골프 엘보’다.
골프 부상의 대표적인 7가지 원인은 한쪽방향으로 스윙(One way swing), 준비되지 않은 스윙(Unprepared swing), 잘못 준비된 스윙(Wrong warm-up), 비거리에 대한 욕심(Wish for long distance), 긴 걷는 시간(Long distance walking), 몸의 중심이 약한 경우(Weakness of core), 자기만의 스윙 스타일(Individual swing style) 등이다.
골프 황제 잭 니클로스도 골프 스윙이 잦은 부상을 가져온다고 밝혔으며, 타이거 우즈가 잦는 부상에 시달리는 것도 무리한 스윙 때문이다. 스윙 스타일(swing style)은 모든 사람이 달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지만 그것은 반드시 인체 역학적인 기본위에서 다져져야 한다. 골프 스윙은 과학적이고 인체(人體)역학적인 연구 속에서 골프를 건강하게 즐기면서 스코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최고의 효율(效率)을 내는 것이 현대의 스윙법이다.
골프 부상은 스윙의 방법과 몸의 컨디션을 잘 조절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잘못된 스윙은 건강을 위협하므로 자신의 스윙 스타일을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프 필라테스(Piliates)’는 골퍼들의 기본체력과 안정성, 유연성, 집중력 등을 향상시켜 골프 상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골프 스윙의 체형 및 자세분석과 같은 ‘맞춤형 골프필라테스’는 더 나은 스코어와 스윙을 원하는 골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학교 보건학박사회 고문)
첫댓글 골프가 부상을 염려해야 하는 위험한 운동일까요? 아닙니다. '골프가 몸을 망친다'는 책에서도 스윙의 잘못된 습관을 지적한 것이지 건강을 위협하고 부상을 걱정해야 할만큼 힘과 속도를 요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요. 골프부상이나 골프필라테스는 7호선 나이에는 어울리지않겠지요. 젊었을때부터 해왔던 그대로 즐기면 그것으로 충분하지않을까요
골프를 비롯하여 모든 운동은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골프를 하다 돌연사(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들이 국내외에서 간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 보건후생성이 실시한 조사결과 연로한 사람들은 달리기를 할 때보다도 골프를 하다가 갑자기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