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양팔경(維楊八景)-속명승보 24 (2023. 1. 10)
제1경 산성낙조(山城落照)
제2경 기당폭포(妓堂瀑布)
제3경 화암종성(華庵鐘聲)
제4경 선동자화(仙洞煮花)
제5경 금화모연(金華暮烟)
제6경 승학연류(乘鶴烟柳)
제7경 도봉제월(道峰霽月)
제8경 수락귀운(水落歸雲)
개요;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에 있는 여덟 가지 빼어난 경관이다. 옛날 양주목사가 중국의 팔경을 본떠 만들었다. 일명 ‘양주팔경(楊州八景)’이라고도 한다.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조선 중기의 시인 유몽인(柳夢寅)이 읊었다고 하는 시에 처음 등장한다고 하나, 이 역시 정확하지 않다. 다만 이 동네가 바로 양주 지역의 중심지였기에, 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곳을 지나치며 읊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양팔경(維楊八景)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인용 수정. 이를 풀이하면 아래와 같은데, 당초 지은이의 서사(序詞)는 없다. 덧붙여 양주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호인 ‘별산대(別山臺)놀이’(탈놀이)가 더 유명하다. 이에 필자는 위 8경을 계절별 ‘춘하추동’으로 할당해, 정격 단시조로 각 2수씩 읊어냈다. 또한 선학(先學)의 시상(詩想)을 최대한 반영했다. 시조 본문을 읽으면 절로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같은 제1호선 전철권인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에 산다.
첫째, 양주 대모산성(大母山城), 즉 양주산성에서 바라보는 해지는 모습이 유양팔경 중 으뜸인 제1경이라고 한다.
둘째, 기당폭포(妓堂瀑布), 즉 계단폭포라 하여 마치 계단을 이루면서 떨어지는 듯한 불곡산 계곡의 폭포 광경이 매우 아름다워 제2경으로 꼽았으나,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셋째, 불곡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백화암(白華庵)의 새벽 종소리가 마치 사람에 내재되어 있는 영혼을 일깨운다고 하여 제3경으로 부른다.
넷째, 신선이 기당폭포 주변에서 진달래 꽃지짐을 해먹는 것처럼, 진달래 핀 풍광이 멋드러진다는 것에서 제4경이라고 한다.
다섯째, 양주목사와 백성들이 함께 여흥을 즐겼던 관민동락(官民同樂)의 명소인 금화정(金華亭)에서 바라본, 민가에서 피어오르는 저녁 짓는 굴뚝 연기가 마치 평화롭고 포근한 유양동의 모습을 표현한다고 하여 제5경으로 부른다.
여섯째, 지금의 남방동에서 유양동으로 들어오는 길목의 유양천을 건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승학교와, 주변에 어우러진 버드나무의 풍광을 제6경이라고 한다.
일곱째, 금화정에서 바라본 도봉산 영봉 위에 뜬 초승달의 풍광이 가장 아름다워 제7경이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유양동에서 바라보는 수락산 영봉에 감도는 구름의 풍광 또한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하여 제8경이라고 한다.
서시(序詩)
양주라 큰 고을은 도읍의 간방(艮方)이라
중랑천(中浪川) 발원지에 불곡산(佛谷山) 수려하고
인심도 유순한데다 산대놀이 신명나
* 간방((艮方); 팔방(八方)의 하나. 정동과 정북 사이의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하여 45도 각도 안의 방위를 말한다. 옛 한양을 기준.
* 불곡산 중턱 작은 계류에 중랑천의 발원지가 있다.
제1경 산성낙조(山城落照)
이끼 낀 바위 틈에 산새가 지저귀자
추풍 분 풀잎 사이 벌레소리 잦아들고
산성 위 앉은 석양은 단풍보다 붉어요
제2경 기당폭포(妓堂瀑布)
쏟아진 물줄기는 기녀의 오줌발로
평시는 없다가도 장마 때 나타나니
부처 땅 벼락폭포라 산쟁이도 모르오
* 금화정 위에 있는 건폭(乾瀑)으로 평상시는 알아볼 수 없는데, 비가 오거나 장마가 지면 비로소 물줄기가 드러나, 계단폭포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래서 ‘벼락폭포’라 부르기도 한다. 사진은 네이버블로그 백명기의 시와 노래(2022. 3. 26) 참고함.
* 기당폭포. 비가 와야 생긴다.
제3경 화암종성(華庵鐘聲)
솔숲에 눈 내리면 까치는 귀소(歸巢)하고
산 중턱 백화암에 누렁이 하품 크지
적막 깬 새벽 종소리 잠든 영혼 깨우네
제4경 선동자화(仙洞煮花)
선녀가 화전(花煎) 부쳐 중생에 공양하나
골에는 봄이 불타 초록비〔綠雨〕 그리워도
진달래 물든 동천(洞天)에 빈 소쿠리 너절해
제5경 금화모연(金華暮烟)
추수가 넉넉하니 여민락(與民樂) 좋을시고
저녁 짓는 굴뚝 연기 안개 마냥 펴오르고
금화정 붉은 난간에 푸른 학이 날아와
* 여민락; 국악의 한 곡으로, 정악에 속하는 한국의 전통 음악이다. 제목의 뜻은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뜻이다. 세종대왕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고 전한다. 아명은 승평만세지곡(昇平萬歲之曲). 세종대왕의 명으로 지어진 용비어천가의 1장부터 4장까지와 졸장 까지를 가사로 부르는 성악곡이지만, 요즘은 성악을 빼고 기악만으로 연주한다.(나무위키 발췌 수정)
제6경 승학연류(乘鶴烟柳)
유양천 졸졸 흘러 백로가 놀러 오고
승학교 버들 숲에 짙은 안개 깔리자
봄바람 회오리치며 실가지가 춤추네
제7경 도봉제월(道峰霽月)
풍류가 식은 정자 밤하늘 차가운데
하 맑은 도봉산 위 초승달 내리 비춰
정인(情人)은 거울 앞에서 까만 눈썹 그려요
제8경 수락귀운(水落歸雲)
피리 분 목동 앞에 청풍(淸風)이 어른대자
간들댄 솔방울은 흰 소 등위 툭 떨어져
외로운 뭉게구름만 수락으로 돌아가
* 제8경도 풍경을 읊었지만, 실은 선시조(禪時調)에 가깝다. 여기서 목동은 수행자이고, 청풍과 솔방울은 공안(公案, 또는 話頭)으로 비유한다. 흰 소는 찾아낸 진리를 뜻한다. 덧없는 인생의 뜬구름〔浮雲〕도 제자리로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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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약력; 현) 한국고서연구회 이사. (사) 서울특별시산악연맹 이사 역임.
* 게재일 현재 지상 미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