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건 섬의 모험’ 내용이 다소 모순적이라도 신경 쓰지 마라
“여기 바로 앉아 이야기를 들어보렴, 운명적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기 쉬운 노래와 함께 고전 텔레비전 코미디 ‘길리건 섬의 모험’(Gilligna’s Island, 1964~1967)은 시작된다. 작은 섬에 좌초된 7명의 사람들이 문명으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매번 실패하는 내용의 코믹 쇼이다.
대부분의 시청자는 30분 정도 진행되는 쇼에서 재미만을 기대할 뿐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성향이 있다. 예를 들면, 3시간 정도의 여행이었는데 왜 교수는 모든 종류의 책들을 가지고 있는지, 호웰부부는 옷과 현금으로 가득 찬 여행 가방을 왜 가지고 있는지, 왜 사람들은 튼튼한 뗏목을 만들지 않는지, 비교적 평평한 섬에 왜 가파른 절벽과 산, 그리고 이따금 화산이 폭발하는지 등이다. 이러한 질문 목록은 사실상 끝이 없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명백한 모순을 일단 가볍게 넘기고 잘 살아가는 반면, 다른 이들은 그런 문제에 사로잡혀 버린다.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진정해라. 일단 불신과 거리를 두어라. 그리고 기대치를 낮추어라. 텔레비전 세상에서는 2와 2의 합이 꼭 4가 될 필요가 없음을 알아라. 그리고 아무리 ‘길리건 섬의 모험’이 이상하더라도 시트콤 ‘그린 에이커스’(Green Acres, 1965~1971)의 기이한 세상과는 비할 바가 아님을 알아라.
죽을 때까지 하지 말아야 할 101가지 일들 / Robert Harris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