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생일 / 박지수
아버지의 생일은 음력으로 2월 24일인데 엄마가 기홍이에게 4월 첫째 주말에 고향에 내려올 수 있는지 물어보니 일정이 빠듯하여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나 할머니의 생일이 음력 3월 13일이니까 일로에 내려올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동생네 부부가 4월 28일 집에 도착하였다. 야근을 하였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누나인 내가 동생네 부부의 인생이 안타까웠지만 일정이 빠듯한 것은 젊으니 고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혜인이가 여성이니 할머니와 부모님에게 건강을 챙기라고 영양제를 사가지고 왔다.
내가 아버지에게 동생네 미니 자가용을 타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와 동생네 부부는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 목포 북항에 있는 한일횟집에 갔다. 가면서 기홍이가 누나인 나에게 엄마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도록 하당 우리한의원에 무슨 요일에 침을 맞으러 다니는지 물어보았다. 그래서 나는 기홍이에게 아버지가 양파와 고추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농약을 주고 한가하면 침을 맞으러 다녔다고 하고 5월 3일 고운치과에서 임플란트를 한다고 하였다.
나는 기홍이에게 목포대학교 평생교육원 ‘일상의 글쓰기’과정에 다니면서 수강생들이 과제로 적어낸 내용을 읽을 때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표현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하였다.
우럭 회와 맑은 탕을 맛있게 먹으면서 기홍이가 식구들에게 가을에 사돈을 모시고 목포에 놀러 오겠다고 하고 혜인이가 용가네 장손녀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나도 우리 집안에 장손녀라고 생각했다.
기홍이가 경기도 안산으로 이사하고 혜인이가 임신하고 조카를 낳으면 사돈이 보살펴 주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나는 동생에게 메일로 혜인이가 임신하고 조카를 낳으면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라고 했다.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자모회와 운동회 그리고 소풍도 부모와 함께 참가하고 조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혜인에게 친구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바라는 누나의 마음이라고 썼다.
우리가족이 할머니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즐겁게 식사하고 이야기 할 때 나는 행복을 느꼈다.
첫댓글 사랑하는 지수씨, 이렇게 부르는 것을 용서해주실 수 있지요?
지수씨의 글은 너무나 귀해서 함부로 읽기가 두렵습니다. 정말 가족들을 귀하게 여기는 행복한 가정이네요. 축복받아 마땅하고 좋은 일이 줄을 이을거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한 내용이라 가만히 컴퓨터 화면을 손으로 쓰다듬어 봅니다. 컴퓨터 화면도 글을 닮아 비단처럼 부드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