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2023년 1월 11일 157호
元旦社說
2023년의 새해가 밝았다.
한국라이온스가 이 땅에 도입된지 오는 2월 19일이면 64주년을 맞게 된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한국라이온스는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고 수많은 선배들이 이뤄놓은 봉사의 금자탑은 우리 한국라이온스 회원들에게는 자긍심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회원 수는 감소하고 활력 또한 예전 같지 않아 쌓아놓은 금자탑의 빛은 점점 바래져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혹자는 ‘침체기’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과도기 ’ 라고도 한다. 침체기든 과도기든 모두가 문제가 있다는 데는 공통된 의견이지만 이러한 진단은 매우 관대한 진단이다. 오히려 오늘의 한국라이온스는 총체적 어려움에 처한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
아이러니하게도 당뇨 퇴치를 부르짖는 한국라이온스가 당뇨병에 걸린 것처럼 보인다. 그동안 잘 먹었고 잘 누려 왔지만, 운동 부족으로 병이 든 것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당뇨병의 특징은 합병증 등의 심각한 상황에 도달할 때까지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어 무섭다는 것인데, 한국라이온스가 걸린 당뇨병은 그 무서움조차 모두가 애써 모른체 하고 있어 더 무섭다.
그러나 훌륭한 아이디어로 대안을 제시하면서 한국라이온스 발전을 위해 노력한 지도자와 라이온들도 있었고 지금도 부르짖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라이온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만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그동안 시대환경에 발맞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세상 변화에 무감각했고,겉으로는 수평적인 봉사단체입네 하지만 어느새 관료화된 조직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그리고 지도자 임기 1년이라는 순기능을 살리지 못하고,미래의 비전 없이 한 해 한 해를 적당히 넘겨온 것 또한 사실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못살던 시대는 라이온스가 펼치는 구흘봉사는 빛났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OECD 국가로 편입되고 정부의 복지정책은 물론 여타봉사단체들이 우후죽순 처럼 나타나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변하지 않았고,수혜자들의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에 더 이상 봉사단체로서의 매력이 점점 떨어져 회원들이 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봉사보다 세리머니가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 요즘은 정부에서도 관료주의를 탈피해온 지 오래다. 그런데 한국라이온스 조직은 관료주의에 찌들어 있음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독선적, 형식적, 선례 답습과 창의 결여, 그리고 보여주기식 등도 문제지만 조직 내 파벌을 조성하고 이것을 넘어 볼썽사나운 송사까지 다반사다.
라이온들의 다툼은 이타적이며 건설적이어야 함에도 극히 이기적인 상황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올바르게 꾸짖어줄 어른들이 없다. 아니 어른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어느새 만연해 있고 완장만 차면 선·후도 없이 군림하려는 것을 본 회원들은 떠나고 있는 것이다.
지도자의 가장 큰 사명은 조직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과 합심하여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것이다. 한국라이온스에 중장기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회원들에게 제시한 지도자는 과연 얼마나 있었는가? 우리는 앞으로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추구하며 어떤 역사를 쓸 것인가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없다. 그저 매년 하던 대로 답습하며 후임자에게 넘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일관해왔기에 살아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 그저 숨만 쉬고 있는 조직으로 전락했다. 꿈과 희망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고 회원들도 비전을 가질 수 없어 떠나고 있다. 지적하건대 한국라이온스의 대국민과 정부에 대한 메시지가 없다. 라이온스는 좋은 정부 좋은 시민정신을 옹호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모든 문제를 토론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하여 국가와 국민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내야 하는데 실천한 예가 없어 한국의 수많은 NGO 단체 중 몸집만 클 뿐 목소리가 없어 존재감도 없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는가? 분명히 있다.
첫째,시대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봉사는 진실되고 지역사회가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찾아보는 노력을 해야 한 다. 그리고 국내 봉사 못지않게 해외로 눈을 돌려 봉사의 시야를 넓히고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해야 우리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 각 지구의 회원 수 편차가 극심하여 서로 선의의 경쟁이 불가능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거대 지구는 과감히 분구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발전한다.
둘째,관료화 타파와 저급한 라이온스 문화를 청산하려면 모두가 입회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교육혁신으로 회원들의 지도력 향상에 더 많은 대책이 절실하다. 특히,라이온스 고위직을 맡았던 지도자부터 재학습해야 한다. 지구 총재 직책 분담금을 대폭 낮춰 돈보다는 인격과 지식 그리고 지도력을 갖 춘 회원을 등용시키고,모든 회원들이 공히 부담하는 제도로 개선해야 한다. 라이온스는 자기 돈으로 봉사하면서 행사를 하는 조직이다. 결코 무임승차는 불가하다. 모든 회의와 연회(宴會) 비용은 물론 연수 교육비도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라이온스 자신들의 행사에 선물을 주고받는 등의 아이러니도 없애야 한다. 예우나 대접은 진심 어린 예절과 격식을 갖춘 의전으로 하는 것이다. 그 돈은 모두 봉사에 보태는 것이 맞다. 그리고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존중해주며 직책이 높을수록 겸손해야 조직이 살아난다.
셋째,클럽부터 지구는 물론 한국연합회도 라이온스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회원은 물론 미래 후배들에게 물려줄 주력 봉사와 훌륭한 전통,그리고 유산들을 설계하고 고민할 중·장기계획위원회를 설치하여야 한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들어와 활동할 수 있는 매력 있는 봉사단체로 만들어갈 방법도 만들어야 한다.
넷째, 우리는 이 시대에 라이온으로서 살아가면서 시대정신에 맞는 목소리를 정부와 우리 사회에 전달해야 한다. 라이온스 정신에 입각한 메시지를 생산해낼 때 회원들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회원영입에도 도움이 된다. 라이온스는 ‘우리 국가의 안전’을 표방한다.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리는 질병과 사회 부조리와 병폐,그리고 인구감소에 대해 한국라이온스의 이름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면 진정으로 큰 단체로 거듭날 수 있다. 이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라이온스 대열에 동참할 것이고 이로 말미암아 한국라이온스는 일류 NGO 단체로 거듭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이 분명 길은 있지만 그 길은 고통이 따르며 할 일은 태산이기에 우리는 그동안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았다. 라이온스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태사해로 정 했다. 매미와 뱀 같은 하찮은 미물도 변화를 위한 몸부림으로 껍질을 버리는 아픔을 감내한다. 이제 우리는 지금 선태사해 하지 않으면 주저앉은 껍질 속에서 고사하고 말 것이다. 이런 뜻을 미리 알았는지 지난 제59차 OSEAL FORUM이 주창한 포럼 주제도 ‘뉴 페러다임’ 이었다. 이제 우리는 당뇨 말기로 눈멀고 발목을 절단해야 하는 지경까지 가기 전에 고통이 따르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변해야 한다. 한국라이온스 발전과 후배들에게 훌륭한 유산을 물려주려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희생을 감내할 각오를 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라이온스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고,누구나 들어오고 싶은 초일류 단체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먼 훗날 우 리들의 묘비명에 새겨진 라이온스 경력이 후손들의 가장 큰 자랑으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신년 사설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