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3일(토)은 '순교자 성월'을 지내면서 교구민 전체가 이 땅의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의 삶을 본받고자 '교구 도보 성지 순례'를 실시한 날이었습니다
교구 전체는 한티성지에서
4대리구는 진목정 성지에서 가) 10.5 km 도보 코스 나) 3.5km 도보 코스 다) 자전차 라이더 코스로 진행 되었습니다
우리 효자 본당도 가) 코스인 내남면 박달리 궤밭에서 출발하여 진목정 성지를 거쳐 허륜이 정원에 이르는 코스를 걷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참가 신청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우리 꽃할배는 우짜지요?'
'우짜기는 우리도 우리끼리 걸으면 되지!'
당일(23일) 아침 9시 본당에 모인 꽃할배 9인(예비신자 2인 포함)은 '나 코스' 출발지인 진목정 성지 성당을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본당에서 개별로 짧게 예수님께 잘 다녀 오겠다고 보고 드리고 승합차 안에서는 예수님의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묵주 기도를 바쳤습니다.
10시경 성지 성당 주차장에 도착 했는데
어찌 이런일이 ㅠㅠ
순례자들을 태운 대형버스를 포함 많은 차량이 오고 가므로 성당 주차장은 물론 길가까지 주차를 금하는 것이었습니다
계획은 성지성당에 주차, 도보 순례 시작, 허륜이 정원 도착, 점심, 되돌아와 차를 이동, 미사, 귀가 순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럴때 중요한 것은 무엇? 스피드지요 ^^
꽃할배들을 성지성당에 내려 주고 차는 온길을 돌아 회차하여 성지로 들어 가는 입구인 소태교 내일리 길가에 주차를 하고 다시 열심히 열심히 성지성당을 향해 걸었습니다
나 코스는 10시 30분부터 성지 소개를 듣고 본당별로 출발할 계획이므로 빨리 가야 동행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차를 마친 시간이 10시 20분 오르막길이므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30분은 걸릴 것 같은데 마음이 급했습니다
염치를 불구하고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히치하이킹,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도 흔들어 보고 허리도 숙여 보지만 야속하게도 세워주는 차는 한대도 없었습니다
아, 예전과는 인심이 많이 다르구나!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성당
이미 1, 2 차로 나눠 성지 소개는 끝이 났고 각 본당별로 출발 한 상태였습니다
효자 성당 교우들을 찾아 뱅글 뱅글 돌다가 찾지는 못하고 덕분에 다른 본당의 많은 지인들과 모처럼 반가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성지성당 길 건너 편에는 최근 완공 된 순례자의 집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순례자의 집은 1인실 가족실 다인실의 숙박시설과 범굴 모형의 묵상소와 박물관으로 구성 되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미사 참례뿐만 아니라 피정도 할 수 있고 조용히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성지가 되었습니다.
순례자의 집을 나와 겨우 이산 가족 신세를 면하고 꽃할배 완전체를 이루고 도보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햇볕도 적당하고 바람도 살랑 살랑 아주 걷기 좋은 상큼한 날씨였습니다
다음 코스는 진목 공소입니다.
진목은 우리말 참나무의 한문 표기입니다
진목정도 우리말 참나무뎡이를 한문으로 표기 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비해 마당에는 잔디가 깔리고 담장 지붕등이 깔끔하게 정리 되어 보기는 좋았지만 옛 모습이 보이지 않아 조금 섭했습니다
언젠가 가톨릭 신문에 난 기사를 본당 카페에 소개한 적이 있는 바이블 가든은 진목 공소 뒤 편으로 연결 되어 있었습니다
성경에 나와 있는 식물 종류를 볼 수 있는 곳인데 여러가지 설명은 들었지만 다른 것은 기억이 나지 않고 요나의 아주까리 만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아주까리와 비슷한데 줄기 색갈만 옅은 자주색이었습니다
성경에서처럼 벌레가 자주 쏠아서 매일 확인하고 잡아 줘야 한다고 합니다
진목 공소를 나와 한참을 걸어 가다가 길가 나무밑 한적한 풀밭에서 자리를 잡고 준비한 도시락을 먹습니다
도시락이라지만 킹 김밥과 꼬마 김밥, 후식으로 과일이 조금 준비 되었고요
다른 간식은 귀가하는 차에서 먹기로 합니다
예전 소풍 때 어머니께서 정성껏 싸 주신 김밥과 간식과는 사뭇 다르지만 제법 소풍 기분이 납니다
지나가던 대리구 사진가회에서 찰칵 한 컷 찍고 갑니다
오후 2시에는 4대리구 주교대리 신부님이 주례하고 4대리구 신부님들께서 합동으로 봉헌하는 미사가 '허륜이 정원'에서 봉헌 되었습니다
범굴 올라가는 초입에 있던 옛 '피정의 집'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약 12평 규모의 범굴 모형의 경당 공사가 올 연말 준공 목표로 진행 중인데 그 주변을 허륜이 정원이라고 합니다
허인백 야고보, 김종륜 루카, 이양등 베드로 세분 복자 이름 한자씩을 따서 명명했다고 합니다
단석산 범굴을 순례자의 집과 허륜이 정원 두곳에 모형으로 건립하는 것으로 보아 본래 장소에는 복원 작업이 어려운 것 같아 보입니다
내년에는 교구 차원의 순교자 성월 도보 성지 순례가 진목정 성지 일대에서 개최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3천명이 한자리에서 미사를 봉헌 할 수 있도록 허륜이 정원 뒤쪽으로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었습니다
미사 후 제대 앞에서 각 본당별 기념 촬영이 있었는데 효자 본당은 가.나 코스 참가자 합동으로 성모당 앞에서 촬영을 하였습니다
"다 어디들 가셨지요? 참가자 반도 보이지 않으시네요"
허륜이 정원 성모당에 모셔진 성모님은 효자 본당 성모당에 작년 봄까지 모셔졌던 성모님 이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끝으로 도보 성지 순례 공식행사가 종료 되었습니다.
풍성한 하루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 드립니다
우리의 보호자 성모님께 감사 드립니다.
하루를 함께한 형제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ps
본당에 도착했을 때 본당 주임 신부님께서
"다음에 시간을 내서 가코스를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너무 좋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