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아침 6시 30분. 종로 3가 조계사 앞에서 담당 스님과 마지막 봉화팀 26명을 태운 버스는 쏜살같이 달려서 4시간
여 만에 전남 함평 조계사 김장 담그기 행사장인 연꽃나비에 도착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저 멀찌기 보인 파란
천막 안엔 당일 오셨거나 전 날 오신 봉사자들이 분주하게 맛난 양념으로 배추 속을 버무리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바닷물로 절인 배추를 건져 산더미같이 가득 가득 씻어 놓고 있었다. 가까운 광주와 영광 등 사찰에서도 봉사자들이
왔다. 이번 조계사는 배추 1만 포기 김장 담그기를 5일 부터 9일까지 5일 간 하는데 우리가 속한 마지막 날 봉화팀은
조계사 반야회 및 조계사 어머니 합창단원과 아름다운5060 카페 봉사자 5명이었고, 그 밖에 조계사 신도회 청년 및
조계사 임용직원 몇 명은 김장이 마무리 될 때 까지 머물고 있었다. 이 행사에 연 인원 1천 여 봉사자가 동참했다.
11시 경에 도착한 우리들은 옷을 갈아 입고 우선 고픈 배를 채우고, 하얀 비옷. 긴 비닐앞치마. 고무장갑. 긴 장화로
무장을 하고 전 팀과 교대하여 천막 속으로 들어섰다.
특별한 김장 양념 레시피는 젓갈 없이 기장 다시마와 엄선한 표고버섯과 무. 연잎 등을 넣고 끓인 물에 햇볕에 말린
청량 고추가루를 풀어 찹쌀풀과 섞고, 생강은 안 쓰며 마늘과 청각만 곱게 다져 넣은 특유한 양념이었다. 소금간을
하지 않아서 우리 입엔 싱거운 감이 들었는데 쓴맛 때문에 웃소금을 뿌리지 않는다고 했다. 바닷물을 받아 3~4시간
만 절인 배추는 짜지 않고 고소했다. 3개월 간 발효 및 숙성 되면 먹을 수 있는 김장독 속에는 흠집이 하나 없는 대봉감
20개를 넣어 꼭꼭 갈무리를 했다. 떫은 대봉감과 젓갈 안 쓴 양념과의 조화가 기막히게 아삭하고 산뜻하고 시원한 맛을
만들어 내며 무르지 않고 맛이 든 감은 별미라고 했다.
소금물이 빠진 배추를 다 버무리는 동안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봉사자의 얼굴엔 피곤함도 없이 웃음과 여유로움이
넘쳐났다. 간식으로 제공된 삶은 계란과 돼지고기. 고구마는 막걸리 한 잔과 찰떡 궁합이었다. 수북히 쌓였던 배추는
어느새 일사불란 하게 움직인 일손들 덕분에 오후 5시에 끝나버렸다.
이른 저녁밥을 먹고 해수탕으로 갔다. 뜨겁게 데운 돌과 서해바다 물을 넣은 해수탕은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됐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함박눈이 날렸다. 나에겐 올 겨울 첫눈이었다. 해마다 나비축제로 유명한 함평 땅에서 만난 조계사
어머니 합창단과의 김장, 특이한 해수탕과 첫눈은 좋은 인연으로 맞닿은 느낌이었다. 이런 좋은 인연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추억거리로 남을 것이다.
9일 오전. 간 밤에 내린 눈이 또 눈보라로 휘날렸지만 김장 뒷처리를 정리정돈했다. 엄청나게 많은 무우청과 생무를 커다
란 독 속에다 천일염을 부어 저장했고, 자갈 위에 널부러진 배춧잎과 무잎 쓰레기를 쓸어담아 몇 트럭 버리는데 남자봉사자
들은 무거운 것을 드는데 많은 힘을 썼고 여자봉사자들은 청소 달인 처럼 해냈으니, 봉사와 화합으로 하나가 된 셈이었다.
한 명도 낙오자 없이 말끔하고 시원하게 정리된 연꽃나비를 뒤로 하고 마음 가쁜하게 함평에서의 보람된 봉사를 마치고
1시 반 경에 서울로 향했다. 5일 간 봉사자들의 추운 몸을 녹여준 따뜻한 밥과 된장국과 장어국.미역국 등등 조석으로
식사를 제공해 주신 무척 고마운 분들에게 향기롭고 행복한 마음을 한아름 띄어서 보내드려야겠다.
20011,년 12월 11일 따오기.
첫댓글 전날 송년모임으로 늦게 귀가 하시고 새벽에 김장봉사 떠나셨으니
많이 힘드셨지요?
김장봉사에 손길을 보태고 오신 센터장님과 네분 수고 많으셨읍니다.
각오한 일이라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태이 님. 격려의 댓글에 감사합니다.
따오기님의 봉사 후기 그리고 샌타장님의 자세한 사진이 여러분들의 봉사현장을
웅변으로 알려주십니다, 이제 조계종을 찾는 많은 분들이 이 김장 김치를 드시며
여러분들의 공덕을 감사하실것입니다, 정말 수고 많으 셨습니다,.
올디 님의 고운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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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갯바위 님 고맙습니다. 건강 하세요.
말이 김장이지..만 포기의 배추를 절이고..김장 담그고...수고 하신 분들이 계셔서 모든분이 고마워 하겠습니다..
대봉감을 김치에 넣으면 김치가 시지 않는다는 말은 처음 들어요..정말 웰빙식품이 되겠어요..'
따오기님..몸살이 나시지는 않으셨는지요..함께 못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센타장님과 다녀오신 네분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해수탕과 연꽃나비 숙소 이브자리가 편안한 밤으로 이어져셔 잘 자고 났더니
피로회복에 도움이 됐어요. 다음 기회엔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팀장님을 비롯하여 5분 모든분들 너무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여러 번 전화 주셔서 (센터장 님께) 못 오신 태공 님을 그렸네요. ㅎㅎ
댓글 고마워요.
따오기님 남이하지못하는 어려운일 하셨군요.
봉사란 희생정신이없으면 하지못하는데 정말 수고하셨군요. 자손에게도 복을 받으실겁니다.
봉사는 화합의 장이기도 하지요. 마음이 전하는 뜻을 몸이 실천한 것 뿐이예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수고하신 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 보냅니다
내년에는 꼭 함께하겠습니다
춘하추동 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심에 고맙습니다.
힘든 봉사는 할 수록 넓어지는 마음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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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재미 있었습니다.
저는 추위를 많이 타서 얇은 내의를 두 벌씩 입었으니 추위는 별 걱정 없었어요.
고운 격려 고맙습니다.
역시 수필방 방장 답게 봉사 후기를 잘 썼습니다.
아직 피로도 풀리지 않았을 텐데 .........
대단히 감사합니다. 추운날씨에 건강을 잘 챙기시기를.......
봉사자 중에 유일한 기념사진사로 골고루 담느라 손이 많이 시리셨을 거예요.
피로회복 잘 하시기 바라며 행복한 동행 감사드립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깔끔하게 올려주신 김장봉사 후기 잘 봤습니다
시월애 님 감기 다 나으셨는지요?
언제나 봉사자로써 소임을 다하시는 시월애 님. 고맙습니다.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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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편안 하세요.
따오기선배님 후기글을보니 제가 갔다온것 같은 착각에 빠지네요
날씨도 고루지못한 추운날에 밖에서 고생이 많으셧습니다.
지금쯤 몸살로 고생하지 않으신지요
이젠 무리한 일은 저희들에게 맡기시고 건강챙기시길 바랍니다.
죄송한마음입니다.
내년에 기회가 있다면 공주가 하겟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뜻이 좋은 일엔 몸살도 달아난답니다.ㅎㅎ
숙소 뜨끈한 잠자리 특히 이브자리가 안온하여 푹 잘 잤더니 한결 힘 덜 들었어요.
진심어린 격려 댓글 고맙습니다.
따오기 언니의 봉사모습과 회원님들의 봉사모습 늘 보기 좋습니다.
글도 아주 세심하게 잘 올려주셨구요.
저는 요즘 감기로 근신중이랍니다. ㅎ~
어서 감기 뚝! 하세요. 댓글 고마워요.
따오기님!! 좋은글 잘 읽어보았어요
언제 오셔서 그 좋은 글을 쓰셨나요
야~멋진 따오기언니 수고 많이하셨어요
눈오는 그날 맛난 김치와 고구마
먹고싶어라 무사히 다녀온 따오기언니
감사드림니다 몸살 안나셨죻ㅎㅎㅎ^&^
허리케인 님도 가고 싶으셨는데 선약 때문에 못 가신 마음 이해했습니다.
어느 눈 오는 날 고구마와 김치 먹어 볼 날이 있어야지요. 일산 회원들 끼리라도...
약간 몸살기가 있었지만 잠 푹 잔 덕에 괜찮아요. 감기조심 해요.
따오기님 김장 몸살이 풀리지도 않으셨을텐대 후기글도 섬세하게도 써주셔서 .
사찰 김치 담그는 법도 일반 우리와는 좀 차이가 있다는것도 알수있었고 힘든중에도 보람된 일도 섬세하게 써주셔서 보는이들로 부터 흐뭇함을 같게합니다 .암튼 수고하셨고 .
무사히들 다녀오셔서 감사드립니다 ......
체온 님 염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도영 님이 올리신 사진도 보시고 후기도 읽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원정 김장 봉사 ㅎㅎ 참으로 뜻 깊은 봉사였습니다.
따오기님의 정성 담아 상세히 올리신 후기글 보면서 흐믓했던 마음이 되살아나는군요.
눈보라속에 .. 그래도 아주 즐거웠습니다 접하기 쉽지 않은 봉사였기에 선약 다 뒤로하고 동참 하길 너무나 잘 했다는 생각이었어요
주선하신 센터장님과 함께 봉사하신님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따오기님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모든님들 건강 잘 지켜서 따뜻한 겨울 맞이합시다ㅡ
봉사다운 봉사에 동행해서 보람찬 시간을 보냈지요. 도요새 님도 수고가 많으셨어요. 감기조심 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