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8 사순 제3주간 금요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28ㄱㄷ-34
그때에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28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 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30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31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32 그러자 율법 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34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그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요즘 새벽 4시면 출근길에 오릅니다. 수도원을 나서면 낙산 해변에 붉은 기운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해파랑길 양양 속초 구간 낙산사 고개를 넘으면서 설악 해변부터 대포항까지 펼쳐지는 변화무쌍한 일출 풍경. 참 복도 많습니다. 오늘은 어떤 좋은 일이 있을까 설레고 기대됩니다. 20 분만에 속초 우리 밥집 작은형제의집에 도착합니다. 큰가마솥 두 개에 ㅜ150인분 밥을 하고 다른 가마솥에 홍게 우거지 두부 장국을 끓입니다. 그리고 일찍 온 식구들 도움을 받아 돈까스 60장을 튀기고, 간고등어 60마리를 굽습니다. 한 시간 반이면 식구들에게 도시락을 나누어주기 시작합니다. 제일 행복한 때입니다. 온 몸이 땀으로 푹 젖지만 뿌듯합니다. 사람들은 힘들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아니, 너무 행복하다고 대답합니다. 즐겁게 하면 힘든 일은 없습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아름답게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아름답게 행복하게 살도록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창세 1-2장 참조)
살면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할 때가 언제일까? 바로 사랑을 주고 받을 때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람은 가장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혼인잔치에서 신랑과 신부가 그토록 아름답고 행복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 사랑과 아울러 하느님의 나라로 인도하는 핵심 계명인 이유입니다.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그것은, 예수님께서 치유기적들을 통해 직접 보여주시고, 그리고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 보여주듯이, 공감과 연대와 나눔입니다.
이웃 사랑이 이토록 사람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하는 위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실 누구나 죽기 전까지는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사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사람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완전한 사랑입니다. 때문에 하느님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로 인도하는 첫째 가는 계명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선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릅니다. 곧 부모와 나와의 관계는 하느님과 나의 관계의 비유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 사랑의 보이는 비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은 완전한 사랑, 조건이 없는 절대적 사랑입니다. 관상 수도자들의 삶이 그토록 아름답고 행복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창조 이야기에 따르면, 하느님 사랑은 인간 존재의 뿌리를 밝혀줄 뿐만아니라 하느님 사랑은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줍니다.(창세 1-2장 참조)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한 분이신 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자신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삶에는 우리 밥집에서 매일 오병이어 빵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의 기적이 따릅니다.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은 한국의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기도하고 봉사하며 사랑의 기적을 체험한다.
복음선포자로서 나의 첫 선교 현장이었던 인천 선교본당에서부터 인제원통 폐교 재가복지 공동체와 지금의 속초 밥집에 이르기까지 생태복지마을 공동체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한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을 나누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 사랑의 기적 이야기들은 다음 카페 '글라렛'에서 일부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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