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우이산 900m 강원 태백
산줄기 : 낙동정맥
들머리 : 태백시 동점동 수지골
위 치 강원 태백시 수지골
높 이 900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산자분수령 이치를 어긴 구문소 위... 태백 용우이산(900.4m)
산자분수령의 이치를 어긴 지형이 태백땅에 있다. 그것이 천년병화불입지지로 드는 뚜루내인데, 산줄기가 도강을 하고 물이 석벽을 뚫어 수능천석의 장관을 보여주고 있다.
까마득한 옛날 구문소(구멍소)의 석벽이 뚫리기 전 황지천에는 백룡이 살았었고, 철암천의 깊은 소에는 청룡이 살았었다. 이 두 마리 용은 낙동강의 지배권을 놓고 석벽 위에서 용쟁하기를 거듭하였는데, 도저히 승부가 나지 않자 백룡이 꾀를 내어 싸우는 척하며 석벽 아래를 뚫어 공격하여 청룡을 물리치고 여의주를 물고 남쪽에 있는 산 위로 등공하였다 하여 그 이름을 용우이산이라 하였고, 석벽이 뚫린 구멍으로 낙동강 원류가 지나는 곳을 구멍소라 했다.
일천삼백 리 낙동강이 석벽을 휘저으며 35번 국도를 띠고 태백에서 경북땅에 막 발을 들이려는 어름에 강 건넌에 수지골이 있다. 사방이 깎아세운 뼝대인데, 여기에 살던 매를 잡아 길들인 수진매가 있다고 하여 수지니골이 줄인 말로 수지골이 되었다.
남쪽 수지골로 올라 북쪽 승지미골로 하산
이재학(블랙야크 삼척대리점), 삼척여성산악회 송필남, 김미자, 정선자씨,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안순란씨 일행이 수지골 다리를 건너 협곡으로 들어서자 살을 에는 골바람이 볼따구니를 친다. 제법 경사가 있는 시멘트길을 따라 7~8분쯤 오르자 10여 호의 화전민들이 살던 합수터에는 농산물저장 저온창고 건물이 들어서 있다. 창고 마당을 곧장 지나자 터뒷골, 살구나무골, 동수골, 고무덫골에서 발원한 물들이 합수하는 곳이다.
움푹 빠진 계곡에는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만 햇살이 들겠다. 어수선한 식수파이프를 따라 곧장 들어가 왼편 터뒷골로 방향을 잡아 오른다. 계곡에는 아름드리 일본잎갈나무들이 빼곡히 하늘을 찌르고 솟았다. 담쟁이덩굴, 다래나무, 등칡은 일본잎갈나무 등걸을 서리서리 감고 등천하고 있는 식생이 용우이산 이름에 걸맞다. 고라니는 배설물을 여기저기 흩뿌려 놓았고, 멧돼지란 놈들은 먹거리를 찾느라 땅을 뒤엎다가 인간의 출현에 줄행랑을 놓고 말았다. 원통형을 반으로 쪼갠 듯한 길도 없는 계곡의 경사가 제법 세다.
터뒷골을 따른 지 40분쯤 소요에 턱진 곳에서 휴식을 한다. 하늘의 바람소리와 태백산에서 훈련하는 제트기 엔진폭음이 시끄럽다. 휴식도 잠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연이은 일본잎갈나무 아래를 기어가듯 오른다. 옛낳 화전을 일궈먹던 계단식 지형들이 계속 나타난다. 화전민들을 이주시키고 그 땅에 모두 일본잎갈나무를 심었다. 그때의 나무들이 지금 흉고직경 40cm쯤 자랐다.
"대장님, 여기 좀 와 보세요."
삼척여성산악회 회원이 부르면 이재학씨가 대답하고, 태백여성산악회 회원이 부르면 필자가 답한다. 태백여성산악회 안순란씨의 부름이다. 길이 20mm쯤 되는 타원형의 검은 배설물이 반지르르한 것이 모다기모다기 쌓여 있는 짓이 산양의 배설물인 듯하다.
땅이 콧등에 닿는 막바지 된비알을 올려치자 해발 835m쯤 되는 안부다. 서북쪽은 발아래 칼바람이 쏴아 몰아치는 뼝대다. 그 아래 동점아파트가 자리하고 시루처럼 생긴 소복산(821.9m)을 에도는 철암천과 423번 지방도가 실랑이질을 쳤다.
진달래, 소나무, 신갈나무, 박달나무, 물박달나무, 굴참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왼편 칼등능선을 따라간다. 서서히 오름짓하는 좁은 능선에는 낙엽이 덮여 미끄럽고 특히 오른편의 절벽을 조심해야겠다. 물박달나무가 있는 853m의 작은 봉과 891.9m의 바위봉우리를 지나자 깃대를 꽂아 놓았던 흔적이 있는 용우이산 정상이다(835m 안부에서 30분 소요).
정상 오른쪽 절벽을 뼝때깐이라 하여 이곳에서 돌이 구르면 마을에 초상이 난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작은 돌 하나라도 구르게 해서는 안 되겠다. 조망은 북으로 철암천과 황지천이 합수하는 구문소 위로는 소복산, 우금산, 피난산, 두골산, 연화산이 있고 그 뒤로는 태백산의 문수봉, 함백산이 잘 보인다. 동쪽은 삼방산이 건너편에 있고, 낙동정맥이 시야를 가렸다. 남쪽은 바위첩첩 연화봉이 힘이 있고, 서쪽도 박월산, 문암산, 멀리 백두대간이 웅숭깊다.
835m 안부로 되돌아 하산한다. 절벽에 쌓인 낙엽을 조심하며 20분 소요에 안부에 도착한 후 그대로 능선 따라 조금 더 진행하니 굴참나무에 흰 페인트로 화살표시가 있는 승지미목재(935.7m)다. 승지미목재에서 주능선을 버리고 왼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초장에는 사면을 빗겨가더니 급경사로 변하며 땅이 일어났다.
곤두박질치며 30여분 내려가니 가마바위에 능선이 막혔다. 사철 푸른 꼬리진달래와 함께 전망 좋은 묘 1기가 터를 잡았다. 이곳 어딘가에 산삼이 있을 법한 지형이다. 묘 왼편에 계곡으로 급히 냉려서는 길이 있다. 가마바위 아래다. 바위를 쳐다보며 20분쯤에 승지미골에 닿으니 갑자기 길이 없다. 계곡을 건너서 언덕 위에 올라서니 예초기로 길을 잘 넓혀 놓았다.
20분쯤 소요에 묘가 나타나고 삼거리다. 오른쪽 길은 솔밭으로 가고 하산은 왼편 길로 20분에 쌍묘를 지나니 동점아파트와 버스정류소가 있는 423번 지방도다.
*산행길잡이
수지골~(8분)~터뒷골~(1시간15분)~주능선~(30분)~정상~(20분)~승지미목재~(1시간20분)~동점 버스정류장
*교통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예천, 점촌, 상주, 대전, 영주, 대구, 안동, 의성, 봉화 방면 버스를 타고 동점역 지나서 말마드리(아래동점)에서 하차(07:00, 08:35, 09:40, 10:45, 11:45, 12:45, 14:45, 16:00, 18:15, 19:10 출발).
동점 버스정류장에서 황지~장성~철암~통리행 버스 첫차 06:00부터 막차 22:50까지 15분 간격 운행.
*숙식(지역번호 033)
태백 시내에 도시락 주문 가능한 맛나분식(552-2806), 화영휴게소(581-8005), 연화식당(581-8897) 등이 있고, 동점 부근에 동점슈퍼(582-9886), 구문소식당(582-4581), 동영식당(581-4570), 건널목식당(581-2667) 등이 있다.
숙박은 태백 시내의 잉카모텔(582-7800), 동경장여관(552-6624) 등 이용.
글쓴이:김부래 태백한마음산악회 강원도에서 나고 자랐으며. 40여 년간 강원도 오지 산골을 우비고 다닌 산꾼이다. 태백 한마음 산악회 회원. 숲해설가
참고:월간<산> 200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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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