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취임 후 첫 일본 방문... 日과 군사 경제 협력 강화
필리핀 EMERiCs - - 2023/02/17
☐ 대만 해협 위기, 필리핀의 안보 문제로 인식
◦ 일본과 국방 협력 강화 의지 다져
- 2023년 2월 9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과의 경제·군사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하였다.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과의 방위 협력 관계 강화에 합의하였다.
-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필리핀과 일본은 방문군지위협정(VFA, visiting forces agreement)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양국 간에 VFA가 체결되면 일본 정부가 재난 대응과 군사 훈련 목적으로 필리핀에 군대를 파견하기 쉬워진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는 호주 및 영국과 VFA를 체결한 바 있다.
- 또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양국 군(軍) 장교 상호 방문뿐만 아니라 교육 및 훈련 교류 촉진·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큰 틀을 조성하고 양자 방위 협력 관계를 한층 발전시킬 방안을 계속 모색하기로 했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양국 간 국방 기술 협력과 미(美)·일(日)·필리핀 삼각 안보 협력 강화 방안 마련에도 계속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대만 유사시 대비한 미·일·필리핀 삼각안보협정 언급
- 2월 13일 방일 일정을 모두 마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일본 교도통신(Kyodo News)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서 혼란스럽고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미·일·필리핀 삼각안보협정이 3국 관계 강화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삼각안보협정이 현실화한다면 3국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될지 미국 측과 더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삼국안보협정 구상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고 아직 개념화 단계에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 한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일본 매체 닛케이(Nikkei Asia)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선 한가운데에 있다고 느낀다”고 밝히면서 대만 해협에서 전쟁이 벌어질 시 지리적으로 인접한 필리핀이 분쟁에 끌려들어 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였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필리핀 국토 북단 일로코스 노르테(Ilocos Norte)주는 대만 도시 가오슝(Kaohsiung)에서 비행기로 40분 남짓 거리에 불과하다.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 정부의 외교 정책은 평화 및 국익추구라고 강조하고, 만약 대만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필리핀 정부는 대만에 거주하는 15만 필리핀인 동포의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며, 필리핀의 군사적 대응은 사태 추이에 달려있다고 답하였다. 또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아시아 중심성(Asian centrality)을 언급하면서 “아시아의 미래는 아시아 국가가 결정해야지 외부 세력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 일본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 일본과 경제 협력 관계 지속 천명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양국 경제 협력 관계 확대에서 합의하였다. 이로써 일본은 정부 공적 개발원조와 민간투자 채널을 통하여 필리핀에 6,000억 엔(한화 약 5조 7,735억 원) 투자를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Manila) 북남 통근철도(North-South Commuter Railway) 사업비 명목 3,770억 엔(한화 약 3조 6,277억 원)의 차관을 필리핀 측에 제공하기로 합의하였다.
- 또한, 양국 정부는 농업, 에너지, 정보통신기술 협력에 합의하고 필리핀 정부의 5세대(5G) 통신 공급원 다변화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중국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Huawei)가 필리핀의 5세대 통신 인프라를 독점하고 있는데 필리핀 정부는 국가 기간 산업인 정보통신 분야에서 대중(對中) 의존도 낮추기를 시도하고 있다.
◦ RCEP 비준 약속 내걸고 대일(對日) 투자 유치 홍보에도 나서
- 2월 10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일본 도쿄(Tokyo)에서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Japan External Trade Organization)가 주최한 포럼에서 일본 재계 인사들과 만나 “필리핀이 곧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비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이 RCEP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의회 비준 절차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RCEP는 동남아시아 10개국과 호주, 중국, 일본, 뉴질랜드, 한국이 참여하기로 한 자유무역협정인데 필리핀과 미얀마만이 아직 RCEP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 농무부 장관직을 겸임하고 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RCEP 발효 시 자국 농산물이 해외 농산물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도태되지는 않을까 우려하여 RCEP 비준을 망설이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필리핀 재계는 만약 필리핀이 계속 RCEP 비준을 미룬다면 필리핀의 국가 경쟁력이 실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RCEP의 조속한 비준을 필리핀 정부에 계속 요구해왔다.
- 한편, 필리핀에서는 물가상승률이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해 서민 생계가 위협을 받게 되자, 필리핀 정부는 황급히 농산물 수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일본 투자자들에게 “필리핀의 물가상승은 분명 여전히 문제이지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해명하였다.
- 한편, JETRO 포럼에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일본 완성차 제조사 도요타 자동차(Toyota Motor), 미쓰비시 자동차(Mitsubishi Motors) 대표단과 만났는데, 이 과정에서 필리핀육군(AFP, Armed Forces of the Philippines)이 도요타 자동차로부터 군용차량 미니 크루저(Mini Crusier)를 구매하는 방안이 거론되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 민간 상업계약 35건이 체결되는 성과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Japan Times, Philippines considering trilateral defense pact with U.S. and Japan, 2023.02.13.
Philippine News Agency, PBBM eyes purchase of Japan-made vehicles for military use, 2023.02.11.
Nikkei Asia, Marcos says Philippines to ratify RCEP free trade deal 'soon', 2023.02.10.
Nikkei Asia, Philippines, Japan pledge to deepen security and economic ties,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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