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suːm]은 두 명의 여성 연주자로 이루어진 듀오로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의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야금, 피리, 생황, 양금 등 한국 전통악기를 이용해 현대적인 감성과 독창적인 사운드를 담아내는 매혹적인 연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3년 월드뮤직엑스포 ‘워멕스(WOMEX)ʼ 공식 쇼케이스 팀으로 선정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유럽, 미국, 캐나다 등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참가하며 세계무대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숨[suːm]은 세계 3대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인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SXSW)ʼ를 비롯해 ‘43회 홍콩아트페스티벌ʼ, ‘브라질 MIMO페스티벌ʼ 등에 초청받아 참가하였으며, 9월 북미 투어, 10월~11월 유럽극장 투어 공연 등 총 9개국 26개 도시에서 30여회의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단독공연을 하였다.
01. 열림: 신(新)신방곡 (0:00)
언제나처럼 마주하고 앉는다. / 각자의 이야기를 악기로 풀어낸다.
우여곡절, 희로애락 적지 않은 경험을 함께했다. / 그저 마주 앉아 악기로 말문을 연다.
신방곡(神房曲): 심방곡(心方曲)이라고도 하고 오늘날에는 시나위라고도 한다. 신방곡은 무속음악에 뿌리를 둔 한국의 전통 기악 합주곡 양식이다. 가야금·거문고·해금·아쟁·피리·대금 등의 악기가 일정한 장단 틀 안에서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연주한다. 자유롭고 즉흥적이지만 결코 산만하거나 불협화음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에 신방곡을 두고 “부조화 속의 조화”, “혼돈 속의 질서”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02. 도시 아리 (9:24)
정신없이 돌아가는 도시, 그 안에 정동(情動)
님아 / 날 버린 님아 /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 십 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다.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 아라리요 아라리요
‘아리랑’은 한국의 대표적 민요이다. 2012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지역별로 각각 다른 아리랑이 전해져 온다. 수백에 가까운 변종이 있었을 정도로 즐겨 불리던 이 민요는 후렴부와 독창부를 번갈아가면서 부르도록 되어 있다. 아리랑 변형 판의 제목은 ‘아리랑’ 앞에 기원한 장소나 가사의 의미를 따와 붙인다.
03. Passing Rain (15:58)
불시에 찾아오는 소나기처럼 / 삶에 찾아오는 예고 없던 일들. / 그 혼돈 속 소나기를 뚫고 가다 보면 멈추지 않을 것 같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 일상으로 돌아와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도, 그 삶의 소나기를 헤치고 나아간다.
04. 안개 속 나무를 바라보며 (22:53)
아리산(阿里山), / 안개 속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를 바라보며
2012년 4개월 동안 대만에 머물며 음악 작업을 하였다. 그때 만난 아리산은 안개가 자욱했다. 항상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처럼 조용한 듯 힘 있는 가야금 선율과, 나무를 감싸는 안개 같은 대피리의 저음이 매력적인 곡이다.
05. 거울 자아 Ⅲ (29:26)
악기를 들고 여행을 한다. /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또 다른 도시로. / 처음 마주하는 자연과 환경 속에서 같은 음악은 다른 음악이 된다. / 그곳엔 음악으로 이어진 익숙한 사람인 듯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또한 있다. 음악은 그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 그 과정은 마치 나를 찾아가는 여행과도 닮았다.
이 곡은 지난 2010년 발표한 숨[suːm]의 첫 번째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거울 자아_II’의 세 번째 이야기이다. ‘거울
자아_II’ 도입부의 생황 선율을 메인 테마로 새로운 곡을 만들었다.
06. 오후 5시 16분 (36:47)
낮도 아닌… 밤도 아닌… / 붉은빛 노을에 세상이 잠시 고요해지는 순간… /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순간… / 오후 5:16
강원도의 폐교, 해 질 무렵 피리를 들고 마당에 나와 스치듯 들려오는 선율을 불었다. 때로는 공허하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에 휩싸여 벅차오르기도 하는 그 시간 그 풍경을 담았다.
07. 그렇게 맑았어, 그 여름 우리 곁을 지나갔던 소리가 (44:17)
가을, 겨울, 봄, 여름 / 다시 가을, 겨울, 봄, 그 여름 / 그 여름 우리 둘이 / 들었던 그 소리가 그렇게 맑았어 / 우리 둘이 / 슬픔 또 아픔 모두 지나가고 / 우리 곁을 지나던 그 소리가…
* 출연/숨(su:m)
- 피리·생황·양금·노래/박지하(기획·대표), 가야금/서정민
○ 주최 및 촬영/국립국악원[National Gugak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