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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각 학품과 대학 비교.. 연대기자씀.. 조선인지 동아에 실린글..
연대, 설대, 고대 비교 |
모래알 서울대, 젖은 모래알 연세대와 비교해 고밀도의 결속력을 자랑하는 고려대를 가리켜 사람들은 ‘철근콘크리트’라고 부른다.
각 학교의 성격은 동창회의 명칭에서도 드러날 정도다. 학교 동창회는 교명 뒤에 동창회 또는 동문회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서울대는 ‘동창회’ 앞에 ‘총’(總)이 붙어 ‘서울대총동창회’다. 단과대별로 따로따로 동창회가 운영돼오다 나중에 연합체로 합쳐진 까닭이다. 연세대는 그런 배경이나 동창회 명칭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범용(汎用)하게 ‘연세대동문회’다. 고려대는 그 이름에서도 동창들 간의 밀착감이 느껴진다. 동창회나 동문회가 아니라 ‘고대교우회(校友會)’다. 한 학교, 한 친구라는 뜻이다.
1997년 경제주간지인 ‘한경비즈니스’에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상대로 각 대학 졸업생들의 능력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역시 지금까지 논의한 얘기들과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그 설문조사의 결론을 줄여 보면 ‘▷서울대생은 기획력과 업무능력이 뛰어난 반면 단결·협동심이 부족하다 ▷연세대생은 진취적이고 창의성이 돋보이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고려대생은 업무 추진력과 특히 인화력이 두드러진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각 학교(출신)의 성격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사람들과의 관계(關係)에서다. 현직 서울대 사회과학분야 C교수의 칼로 자르는 듯한 분석.
“사회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아니겠습니까. 또 거기서 각 개인의 기질이나 특성 같은 것들이 드러나는 것이고요. 거두절미하고, 서울대 출신들은 관계를 중시하지만 어떤 관계든 어떤 분야든 자신이 맨 앞이나 맨 위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에요. 다른 사람 밑에 있거나 지는 것을 싫어하죠. 톱을 원해요. 설사 다른 사람의 밑에 있다고 해도 그것을 마음 속으로 잘 인정하지 않죠. 반면 고려대는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신경 쓰지 않고 관계 그 자체를 중시합니다. 관계가 허물어지거나 불편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연세대는 관계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기적인 것은 아니고, 서구적 의미에서의 ‘개인주의’랄까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런 점이 희미하게도 아니고 아주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연세대 출신은 왜 정치를 안 하나’라는, 맨 처음 질문은 여기서 대답을 유추해낼 수 있다. 정치는 어느 사회에서든 최고 엘리트 영역에 속한다. 사람들 간의 갈등을 조화시키고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하면서 권력도 향유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고 엘리트 영역인만큼 최고 엘리트들이 몰리는데, 그런 점에서 서울대 출신들이 정치권에 대거 포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 정치의 기본은 뭐니뭐니 해도 사람과의 ‘관계’(關係)다. 정치는 관계에서 시작하고 관계에서 끝난다. 그런 인간관계에 강한 것은 역시 고려대 출신들이다. 따라서 고려대 출신들도 정치권으로 적극 달려든다. 그런데 연세대 출신은? 관계 자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터에 ‘관계의 총화’라고 할 수 있는 정치를 대단히 싫어할 수밖에 없다.
서울대 출신은 자기 입으로 출신 대학을 말하지 않는다
SKY라는 주제로 취재하는 동안 기자는 미리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3개교 출신간 행태 차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나는 서울대 출신들은 자기가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를 자기 이름으로 밝히는 법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연·고대 출신의 경우 자신이 연·고대를 나왔음을 농담으로라도 턱턱 화제로 삼는 반면 서울대생은 누가 따져 묻기 전에는 ‘남들이 알아주면 알아주었지 내 입으로 말하지는 않는다’는 일관된 태도였다. ‘서울대 나왔다고 재는 거냐’는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는 것인지 혹은 ‘내가 내 입으로 최고 대학을 나왔다고 얘기하는 것은 푼수 같은 짓’이라는 자의식이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다른 하나는 만나고 헤어질 때의 태도였다. 특히 술을 먹고 헤어질 때 (독자 여러분도 그럴 기회가 있거든 한번 눈여겨 보시라) SKY 각 대학 출신들의 태도는 달랐다. 서울대는 작별인사를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택시를 잡아타거나 자기 갈 길로 뚜벅뚜벅 간다. 연세대는 인사를 하고 먼저 가더라도 몇 번 뒤돌아 보며 손을 흔들어 친밀한 여운을 남긴다. 또는 다른 사람들을 먼저 택시에 태워 보내거나 배웅한다. 고려대생은? 쉽게 작별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잔 더’라거나 ‘너희들 먼저 가’다. 역시 고려대는 다른 대학들에 비해 감정적, 정의적(情誼的)이다.
그 같은 행태의 차이는 아예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사람의 본성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이 술에 취했을 때라고들 한다. 먼저 서울대생 혹은 서울대 출신들. 그들은 결코 취하지 않는다. 취하도록 마시지도 않는다. 필요에 따라, 자리에 따라 적당히 마신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많다.
연세대생이나 고려대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술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즐기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독자 여러분도 자신의 직장이나 주변에서 그런 음주 행태를 비교해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직접 ‘관찰’해 보시기 바란다. 취하도록 마셔야 할 때도 끊임없이 취하지 않기 위해(머리 속으로)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술에 있어서 서울대 출신들은 놀라운 자제력을 보인다. 술주정은 거의 없다.
연세대는? 술을 찾아 먹지는 않지만 일단 술자리에 들면 분위기에 맞춰 줄곧 마신다. 잘 취하지만 술주정은 별로 없다. 혹은 술에 취하지 않고도 취한 것처럼 즐겁게 논다. 술자리가 끝난 뒤 자신의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은 없나 꼼꼼히 뒤를 챙기는 것도 연세대 출신들의 특징이다. 술을 한번 진하게 마시면 며칠 동안 쉰다. 무리하지 않는다. 술 매너도 깔끔하다.
고려대생은? 이미 대답을 짐작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취한다. 취해버린다. 만취할 때가 많다. 화끈하다.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술자리 분위기, 아니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주동(主動)한다. 술을 마신 뒤 거리낌없는 주정도 잦다. 그러다 보니 자기 몸에 지니고 있던 소소한 것들을 잃어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지리적 요인도 기질에 영향
학교가 놓인 위치도 각 학교의 기질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보인다. 단과대가 떨어져 일체감을 갖지 못했던 서울대는 1975년 이후 관악골로 모였다. 관악골은 서울의 도심은 물론 부도심에서도 뚝 떨어져 있다. 서울대 부근에서 가장 큰 건물은 서울대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나 인근 지역과 살을 맞댈 일이 없다. 학(鶴)처럼 저만치 뚝 떨어져 있다. 거대한 고시촌처럼 산기슭에 푹 파묻혀 자기들 일에만 몰두한다.
고려대가 자리잡은 안암골은 동쪽 부도심에 위치하지만 거기도 역시 고려대뿐이다. 더욱이 고려대 캠퍼스가 의대·공대·본관 등으로 크게 3분할되면서 안암동에서도 쑥 안쪽으로 학생들의 활동 중심지가 달라졌다. 그래서 정문 앞은 解탓?비해 무참하게 썰렁해졌다. 전에는 ‘마마집’으로 통칭되던 막걸리주점들이 자리를 틀고 고려대생들을 불러들여 북적거렸지만 지금은 썰렁하다. 외부인(다른 학교 학생들이나 지역민들)들과 어우러지는 대신 고려대생끼리 어울리며 완고하게 자기 학교 기질을 고수해 나가는 지리(地理)다.
두 학교에 비해 연세대는 사통팔달 뻥뻥 열리고 통한다. 연세대생들의 중심 활동지인 신촌 로터리는 서울의 부도심 가운데 가장 번화한 한 곳이 됐다. 서강대·이화여대·명지대·홍익대·추계예술대가 만나는 교차점이다. 게다가 인근 고교생과 중학생들까지 몰려들어 주말이면 걸어다니기가 힘들 정도다. 그곳은 열린 공간이고, 다른 두 학교의 ‘방과 후 문화’와 비교하면 한결 젊고 요란한 문화다. 가뜩이나 자유롭고 개방된 분위기의 연세대생 기질은 신촌문화와 상승(相乘)작용을 일으키며 공고화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 물의가 일어날까 두렵다”면서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연세대의 한 교수는 “그 같은 각교의 기질이 이성교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같은 캠퍼스 커플이라고 해도 서울대생은 상대를 그야말로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따져 사귀는 것 같아요. 남자쪽이든 여자쪽이든 신중하죠. 사귀기는 해도 몸가짐, 마음가짐을 조심하고 결혼까지 이르는 과정도 대단히 뭐랄까, 깐깐한 것 같아요. 고려대는 커플이라기보다 ‘동지’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서로 흉허물 없이, 격의 없이 상대의 조건이나 배경을 따지지 않고 뜻만 맞으면 어울려 다니는 거죠. 또 캠퍼스 커플이라고 해도 단둘이 끼리끼리보다 여럿이 함께 어울려 다니는, 어떤 동아리 의식도 강하고 말이죠. 연세대는 안 그래요. 진짜 사회인들과 같은 이성교제를 합니다. 남자와 여자로서 눈에 불꽃이 일고 사랑에 빠집니다. 연애하는 거죠. 그러면서 연애 초기부터 결혼을 생각하고 약속하고 말이죠. 물론 모두 그렇지야 않겠지만 그것이 경향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봐요.”
SKY 기질에 대한 이런 설명들을 염두에 두고 과연 그들 각각의 기질이 사회적으로는 어떻게 ‘반영’되는지 따져보자. 곧 각 학교 졸업생들이 과연 어떤 분야로 얼마나 진출해서 두각을 나타내는지, 현상을 숫자로 파악해 보자. 앞서 본 것처럼 SKY 3개교는 지금까지 도합 70여 만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왔다. 그 70만이라는 수가 갖는 의미는 사실 간단치 않다.
숫자로 본 SKY의 기질과 위상
SKY 3개교 졸업생들이 100% 생존해 있다고 가정해도 그들을 합쳐봐야 우리 인구의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들 학교가 지난 한 세기를 지나오는 동안 졸업생 가운데 상당수가 유명을 달리(3세대 이상이 지났으므로 70만명 중 3분의1은 될 것이다)했으리라는 점에서 현재 우리 인구대비 ‘SKY 인구’는 실제로는 1%가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자 그대로 극소수(極少數)다. 그런 극소수가 지금까지 우리 현대사에서 차지해온 ‘자리의 무게’는 어떤가.
먼저 정치권에서 SKY가 차지하는 비중은 앞서 14대, 15대, 16대 국회의원 통계에서 짐작할 수 있다. 3대에 걸친 전체 국회의원 871명 가운데 SKY출신은 476명, 54.6%로 나타난다. 시험을 쳐서나 누가 끌어줘서 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다수의 ‘민의’(民意)에, 표(票)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선거다. 자기가 하고 싶다고, 열정과 실력과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닌 이 정치판에서조차 SKY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왔다.
선거로 자리를 차지하는 국회에의 SKY 진출도가 이 정도니, 자신의 의지와 능력과 노력을 발휘해 오를 수 있는 관직(官職)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SKY가 독주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18개 부처(현행 기준)별로 학력이 명확히 알려진 장관 수는 모두 692명. 이 가운데 군 출신으로 채워진 국방부 장관 37명을 제외한 17개 부처의 장관 수는 655명이다. 이들을 SKY 출신대학별로 분류하면 흥미로운 몇 가지 결과가 도출된다. 당장 SKY 출신 인사들이 359명으로 절반 이상(55%)을 차지한다.<오른쪽테이블아이콘 참조> 이는 사실 국내 대학 출신자 가운데는 SKY 출신이 장관 자리를 거의 독식(獨食)하다시피 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장관 가운데 일본 대학 출신이 125명이고 육사 출신도 44명에 달하는데, 이들과 SKY를 합치면 전체 장관 자리의 80%가 넘는다. 나머지 대학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미국유학파 출신임을 감안하면 사실 SKY 외의 다른 국내 대학 출신 장관은 소수에 그친다.
연세대, 역대 5개 부처에 장관 1명도 못 내
SKY 중에서도 역시 서울대가 연고대 출신을 합한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283명(43%)의 장관을 배출했고 고려대 출신은 49명(7%)이었다. 정치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연세대가 상대적으로 가장 적어 고려대의 절반 수준인 27명(4%)의 장관을 낸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연세대는 노동·환경·농림부 등에서 장관을 한 사람도 내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법대는 서울대와 고려대가 강세를 보여 왔다는 ‘전설’에 부합되게 서울대는 전체 법무부 장관 53명 중 24명(45%)을 배출했고 고려대도 9명(17%)의 장관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세대 출신은 법무부 장관을 한 사람도 내지 못해 상대적으로 법대쪽이 약세임을 보여줬다. 이는 역대 검찰총장 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검찰총장의 경우 30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절반을 넘는 16명(53%)이었고 고려대는 6명(20%)인 반면 연세대는 한 사람의 검찰총장도 내지 못했다. 앞의 정치권 통계와 연관시켜 보면 연세대 출신들은 정계나 관계쪽으로 별로 진출하지 않았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반면 연세대는 교육쪽에서 고려대에 비해 훨씬 많은 장관을 배출하는 특징을 보였다.
장관뿐 아니라 실제로 공무원이 자기 노력으로 당도할 수 있는 최상위 자리라고 하는 국장급 이상 고위직도 마찬가지다. 2001년 3월 중앙인사위원회 자료를 보면 중앙부처의 국장급 이상 1급 공무원 243명 가운데 SKY 출신이 무려 176명으로 72.4%를 차지했다. 절반을 훨씬 넘는 56.4%를 서울대가 차지했고 고려대가 8.2%, 연세대가 7.8%였다.
경제쪽은 어떨까. 재계에서는 흔히 “사학(私學) 경영학과의 양대 산맥인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들을 합치면 서울상대 출신보다 많다”는 얘기가 회자돼 왔다. 서울대가 독주(獨走)하고는 있지만 700명에 달하는(연세대·고려대 동문회 추산) 대기업·중소기업의 쟁쟁한 CEO들이 ‘사학 파워’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과연 실제로는 어떨까. 기자는 이번 SKY 취재를 계기로 아예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665개 기업의 CEO들(2002년 12월 현재)의 출신대학을 전수조사해 보았다.
지난해 상장된 이들 기업의 대표이사 중 ‘회사연감’(매일경제신문, 2002)에 CEO 학력을 명시한 기업은 모두 503개. 이들 기업의 CEO 647명을 대상으로 기자가 조사한 결과는 SKY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3%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173명으로 26.7%를 차지해 고려대(90명, 13.9%)와 연세대(80명, 12.4%)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기업의 규모가 크면 그만큼 SKY 출신이 늘어나는 현상도 발견됐다. 월간 ‘현대경영’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매출액 규모 100대 기업의 CEO 152명 가운데 SKY 출신이 109명으로 무려 71.7%를 차지했다. 서울대가 68명(44.8%), 연세대 24명(15.8%), 고려대 17명(11.1%)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들만 추려봐도 SKY 출신들은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집계된다. 2001년 ‘월간중앙’이 국내 전문가집단과 함께 선정한 ‘한국의 대표 전문경영인 50인’을 보자. 50인 가운데 당장 SKY 출신이 전체의 78%나 됐다. 서울대 출신이 27명으로 절반을 넘어 54%를 차지해 역시 기업부문에서도 서울대가 ‘압도적 수월성’(秀越性)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 6명(12%), 고려대 6명(12%)이었다.
386 리더그룹도 SKY가 주도
금융쪽은 SKY 출신들이 최상부를 아예 ‘장악’하다시피 한 느낌이다. 지난 1999년 ‘서울경제신문’이 펴낸 ‘한국을 움직이는 77인의 금융인’은, 국내 은행·보험·증권·투신·종금·카드·신용금고·창투사 등 금융계 모두를 망라해 금융업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외국인 1명을 제외한 전체 76명 중 SKY 출신이 모두 64명으로 무려 84%에 이른다. 학교별로는 서울대가 단연 앞서 44명(58%)이나 됐고 그 다음으로 연세대가 11명(14%), 고려대 9명(12%)이었다.
언론계도 보자. 마감시간에 쫓기고 또 자료 수집의 어려움으로 기자들 전체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못한 대신 언론계 부장급 이상 간부들 가운데 SKY 출신이 얼마나 되는가 세어 보았다. 1999년 3월 ‘월간중앙’과 전문가집단이 선정한 ‘한국의 리더’가운데 언론편을 기본 자료로 삼았다. 당시 중앙일간지와 방송사의 최고경영자에서 부장급까지 선정된 간부는 466명.
이 가운데 SKY 출신은 302명으로 65%나 됐다.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은 172명(37%)이었고 고려대가 83명(18%), 연세대가 47명(10%) 순이었다. 흔히 ‘조중동’(朝中東)으로 불리는 중앙 3대 일간지의 경우는 특히 SKY 출신이 많아 78%(133명 중 104명)에 달했다. 여기서도 역시 서울대가 많아 57명으로 43%, 고려대가 28명으로 21%, 연세대가 19명으로 14%의 분포를 보였다.
놀라운 것은 그 같은 SKY의 부상(浮上)과 독주(獨走)가 기득권층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이번 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의 당선 분위기를 주도한 핵심세력으로 꼽히는 이른바 ‘386’세대에서도 단연 SKY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낸다는 지표가 있다. 1999년 5월 월간 ‘말’이 전문가집단과 선정한 ‘21세기 한국의 희망, 386 리더’라는 자료가 그것이다. 정치·경제 등 12개 분야에서 주목받는 1,000명의 젊은이들을 망라한 통계다.
선정 대상이 된 12개 분야 중 ▷시민과 청년사회 ▷정치 ▷경제 ▷문화 ▷언론 ▷법조 등 주요 6개 분야 517명 가운데 SKY 출신은 모두 281명으로 절반 이상(54%) 꼽혔다. 학교별로는 여기서도 역시 서울대가 517명 중 161명으로 31%를 차지했고 고려대가 61명으로 12%, 연세대가 59명으로 11%였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특히 언론부분인데 이 분야에서 ‘젊은 리더’로 선정된 126명 가운데 93명, 곧 74%가 SKY 출신이었다. 서울대는 여기서도 위력(?)을 보여 그 절반을 넘는 64명(51%)이 선정됐다.
지금까지 살펴본 통계들은 당장 SKY 출신이 기성세대든 젊은 세대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력(主力)임을 압축해서 탁 보여준다. 1%가 채 안 되는 그 졸업생들이 우리 사회 ‘각계각층’아닌 ‘각계상층’의 얼추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위의 통계를 통해 우리는 SKY 3개교를 서로 비교해볼 수 있는 몇 가지 ‘명제’들을 도출해 볼 수 있다.
먼저 ‘역시 서울대가 톱(top), 그것도 다른 두 학교마저 압도하는 정점에 올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서울대 법대 출신 문종국(41) 변호사는 “우리의 20세기는 효율과 생산성, 노하우 같은 것이 가장 중시되는 근대화의 시기였고 그런 과정에서 개인에게 요구된 것은 무엇보다 뛰어난 업무파악 능력, 신속한 업무처리, 정확한 관리와 통제능력”이라고 전제하고 “서울대는 국가가 말 그대로 근대화에 필요한 두뇌와 인재들을 혜택을 주어가며 양성하려고 만든 대학이었던만큼 그곳 출신들이 사회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며 상층부를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의견을 말한다.
통계상으로는 고대가 연대보다 좀더 약진
눈에 띄는 또 한 가지 특징은 도처(?)에서 고려대 출신들이 연세대 출신들보다 좀더 ‘약진’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법대와 정외과의 전통이 강한 고려대 출신들은 정·관계쪽으로, 상대와 의대 전통이 강한 연세대 출신들은 역시 재계와 의학계 쪽으로 많이 진출’한다는 것이 사실 그간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이번 통계수치들이 보여주는 현상은 좀 다르다. 우선 상경대 전통이 좀더 강한 것으로 인식돼온 연세대 못지않게 고려대가 상경계열에서 두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치·경제·언론의 상위층에 고려대 출신이 연세대 출신보다 상대적으로 좀더 진출했다는 경향이다. 강상현 교수의 추정.
“우선 숫자가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또 고려대 출신은 겉으로 드러나기 쉬운 기질인 반면 연세대 출신들은 좀더 자유로운 스타일과 겉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 기질 때문에 ‘통계로는 잘 잡히지 않는’ 자유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전문적인 분야에 있더라도 눈에 잘 띄지 않는 포스트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점 때문에 통계로는 나타나지 않을 뿐이지 실제로는 연고대간 어떤 격차가 있다거나 우열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지나친 통계적 단순화가 아닌가 보입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연고대 간에는 그런 ‘상위층 분포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현상이 일반적일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연세대 출신들은 어쩐지 좀 치열하게 살기보다 덜 치열하게, 대신 즐겁게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총동창회 이세진 사무총장의 “연세대 출신은 안분자족’(安分自足)”이라는 말이 상기되는 대목이다.
SKY의 고민, SKY의 숙제
양대 私學 고려대와 연세대
지난 100년 동안 숙성돼온 SKY 기질을, 과연 SKY는 21세기에도 계속 공고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국내 톱 클라스 랭킹의 실력에 바탕한 명성과 위상, 그리고 다시 거기서 빚어지는 각 학교의 기질과 기백을 SKY는 이어갈 수 있을까.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먼저 SKY에 진입하는 학생들이 변질(變質)되고 있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지난해 서울대측이 내놓은 ‘신입생 지역할당 선발제도’다. “시간이 갈수록 교육 여건이 좋은 대도시, 그것도 서울 강남지역 출신 신입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전제 아래 “이 같은 교육기회 접근의 불균등을 시정하기 위해 지방별로 일정수 신입생을 할당해 선발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실제로 서울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01년도 신입생 가운데 무려 77%가 대도시와 광역시 출신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신입생 가운데 서울지역 출신이 절반에 가까운 47.3%를 차지하는 극도의 편중현상을 보였다. 나아가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로열학군’으로 분류되는 서울의 강남·강동교육청 산하에 1,314개의 유명 입시학원이 몰려(서울 전체 4,207개 학원 중 31%), 서울 내에서도 교육 여건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읍·면 이하 출신은 3% 남짓이었다. 200여 읍·면 등에서는 아예 서울대 신입생을 내지 못했다.
그것은 서울대의 기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오늘날 서울대는 분명 과거의 서울대가 아니다. 먹고살기 어려운 가난했던 시절 입신양명의 꿈을 안고 서울로 몰려들던 가난한 수재들의 대학이 더 이상 아닌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세대와 고려대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있는 집’ 학생들이 대거 SKY에 입학하는 상황에서 학교의 학풍이나 학생들의 기질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과연 SKY에는 ‘강남지역 학생’들이 얼마나 들어갈까. 각 학교에서는 그것만 추려내는 통계는 현실적,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는 대답으로 난색을 표했다. 다만 학교 관계자들은 “성적이 가장 중요한만큼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강남권·분당권·일산권 그리고 수도권에 집중된다”는 대답을 전해 주었다.
TV와 컴퓨터·휴대폰…. 풍요함 속에 ‘왕자와 공주’로 자라난 ‘신세대 SKY’가, 시커멓게 물들인 군복에 군화를 신고 학교를 다니던 ‘옛날 SKY’ 선배들과 같은 기질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자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일산과 분당 신도시가 생기고 컴퓨터와 휴대폰이 일반화된, 말하자면 우리 사회에 주거와 매체 혁신이 이뤄진 1990년대 이후 세대에서는 전통적인 SKY 기질이 사라지고 대학가 전체의 이른바 ‘유니컬러’가 확산됐다고 본다.
그것이 좋은 현상이냐 나쁜 현상이냐를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1980년대 초반 대학을 다닌 기자의 입장에서도 ‘그 시절 그 기질’에 대한 어떤 향수를 갖고 있다. 그 농도(濃度)도 진하다. 기자의 동년배들, 나아가 기자의 선배들 역시 누구랄 것 없이 그 같은 향수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자는 미루어 짐작한다. 그런 세대에게 지금 SKY를 뒤덮어가고 있다는 ‘신세대 유니컬러’현상은 분명히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20세기에 걸쳐 SKY는 그 실력과 기질과 기백을 안팎에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그것은 지난 20세기의 일이다. 21세기 SKY가 처한 환경은 변했다. 암기력이 경쟁력이던 세상에서 창조력과 판단력이 경쟁력인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SKY에 들어가는 학생들도, 대학측이 아무리 이런저런 장치를 마련한다 해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신인류’로 바뀌고 있다.
그 가운데 놓여 있는 교육 중심체로서의 SKY는 과연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가. 100년씩 된 은행들이 퍽퍽 쓰러지고 차근차근 변화에 대비해온 후발은행들이 그 선발은행들, 말하자면 ‘금융권의 SKY’를 접수해 나가는 현실을 대학쪽으로 적용시켜 보면 ‘천하의 SKY’라 할지라도 모골이 송연할 것이다.
기회를 선점한, 그래서 여타 대학들보다 21세기에도 뜀박질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SKY가 과연 그것을 얼마나 활용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 과연 21세기에도 실력에 바탕한 그들만의 기질과 기백을 이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박노준 교수의 얘기로 SKY의 기질 그리고 SKY의 ‘오늘과 내일’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그는 “SKY는 사실 대등하게 이 사회를 이끌어 왔다”고 전제하고 “앞으로도 서로의 학풍과 기질을 살리면서 좋은 쪽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한 엘리트로 협력해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일반인들에게 잘못 인식된 것을 하나 지적하고 싶어요. 뭐냐 하면 지난 근대화, 산업화 시기에 사람들은 관학(서울대)이 한국을 이끌어 왔다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사실 그것은 양대 사학(고·연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거죠. 건국 초기에는 관학을 통해 인재를 주로 등용하는 편중성이 분명히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학들이 그에 못지않은 많은 인재와 일꾼들을 배출해 냈어요.
정계·관계·재계·법조계·체육계는 물론이고 각종 학술·문화·예술·언론계에 서울대와 고·연대가 나란히, 대등하게 진출해 서로 힘을 합하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해가면서 나라를 이끌어 왔다는 사실을 이 기회에 얘기하고 싶습니다. 더욱이 그 3개 대학뿐만이 아니에요. 사실 이들 3개 대학 외에 서강대다, 한양대다, 경희대다, 성균관대다 해서 얼마나 우리 대학들이 저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또 실제로 많은 인재를 배출해 냈습니까. 이번 기사는 물론 3개 대학만 국한해서 얘기한다니까 거기에 대해서만 내가 한 마디 하겠습니다.”
그는 벌떡 일어나더니 연구실 구석의 소형 냉장고에 가서 냉수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말을 이었다.
“지금 과연 SKY가 과거에 가졌던 명문 의식, 막연히 뻐기는 그런 의식이 아니라 진짜 민족과 국가와 사회에 대해 우리가 엘리트로서 단단히 한몫 한다는 명문 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들어갈 때 시험 좀 잘 쳐서 문제 몇 개 더 맞추고 들어간다고 해서 SKY가 아니에요. 그들이 SKY에서 교육받고 거기서 인성(人性)과 기질을 형성하고 사회에 진출해 하는 일과 역할 덕분에 명문 소리를 듣는 것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과연 SKY는 명문이었는가, 계속 명문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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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지 기사가 기네요
연애성향?? 웃긴다. 아닌 애들도 많다. 일반화 시키기 좀 머하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