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가을동화와 함께 살아 숨쉬는 '속초 아바이 마을' |
가을동화로 유명관광지가 된 속초 아바이 마을.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속초 청호동 아바이 마을은 사진인들에게 흥미로운 촬영대상지이기도 하다. 속초에 숙소를 두고 움직인다면 아바이 마을의 별미 ‘아바이 순대’와 가자미회 명태회 냉면 맛을 안 보면 서운하다. 가을이 무르익은 속초의 주변도 둘러보자.
글 ·사진 | 강병욱 (본지 디자인 실장 kang64007@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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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주인공 은서(송혜교)네집으로 나온 수퍼. 은서의 흔적을 느끼려고 온 대만 관광객들. |
가을하면 빨갛게 물든 단풍과 설악산이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이번 가을에는 드라마 가을동화로 유명관광지가 된 속초 아바이 마을로 한번 떠나보자.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속초 청호동 아바이 마을, 속초에 숙소를 두고 움직인다면 아바이 마을의 별미 ‘아바이 순대’ 맛과 가자미회 명태회 냉면 맛을 안 보면 서운하다. 청초호를 끼고 있는 아바이 순대 마을의 ‘아바이 식당(033-635-5310)’은 직접 손으로 만든 함경도식 순대를 2대째 걸쳐 선보이고 있다. 오징어를 통째로 다듬어 그 속에 찹쌀 당근 양파 깻잎을 넣어 쪄 먹는 오징어 순대는 담백한 맛도 맛이지만 양과 영양도 풍부해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돼지고기 내장을 빼내 양배추 고추 당근 등 10여 가지 야채를 넣은 아바이 순대 맛도 독특하다. 식당 맞은 편에는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주인공 은서(송혜교)네 집으로 나와 명소가 된 수퍼가 있다. 그래서 ‘아바이 식당’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다녀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가을동화에 나온 주인공들과 이곳 주민들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듯 했다. 이 날도 대만인들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북적였고 은서(송혜교)네 수퍼에서 기념품을 사고 사진 촬영을 하며 주인공들의 흔적을 쫓고 있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이곳에는 아직도 호수 사이에 놓아진 줄을 이용해 배를 부리는 갯배가 남아있다. 특이한 것은 마을에서 아직도 함경도 음식맛을 볼 수 있다는 것. 갯배 선착장 바로 앞의 단천식당에선 함경도 전통방식으로 육수를 만든 가자미회 냉면과 명태회 냉면을 먹을 수 있다. 한그릇에 5000원. 아바이 순대는 1만원짜리 한접시면 2~3인이 먹기에 적당하다. 순대국밥은 5000원. 갯배를 타고 건너편 삼숙이네 생선구이집도 별미를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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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 순대마을 음식점들. 주인공들의 사진이 여기저기 걸려있다. |
단천식당이 제안한 회냉면 맛있게 먹는법 1. 냉면을 드시기 전에 우선 구수한 육수의 맛을 음미한다. 2. 기호에 맞게 식초, 겨자, 양념다짐장을 넣는다. 3. 냉면을 섞을 때는계란 노른자를 잘게 빻아 섞는다. 4. 냉면을 다 드신 후에는 빈 그릇에 육수를 부어 드시는 것이 전통의 냉면 식사 법입니다.^^
단천식당(033-632-7828) 다신식당 (033-633-3871) 삼숙이네 생선구이(017-376-1063) 가는 길 : 속초시에서 중앙동 청학동을 따라 내려오면 청초호가 보인다. 청초호 모래톱에 아바이 순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자 이제 아바이 순대와 회냉면을 먹었으면 싸고 맛있는 자연산 모듬회의 보고인 영금정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속초는 명실공히 제주에 버금가는 국내 최대의 관광지다. 뒤로는 설악산이 버티고 있고, 앞으로는 동해바다가 출렁거려,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폭주한다. 그러나 가을에도 포구 풍경 감상과 함께 설악의 단풍을 감상하려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속초를 찾는 사람들은 설악산에 이어 보통 대포항을 찾는다. 물론 대포항도 각종 건어물과 횟감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현지인은 영금정 활어장을 꼽는다. 전국 어느 바닷가건 양식과 자연산 고르는데 지친 미식가들에게 영금정의 자연산 회는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횟감도 아주 싸다. 산오징어에 참가자미 놀래미 멍게 등 순 자연산 물고기 모듬회 한소쿠리에 2만원으로 2~3명이 소주 2~3병은 충분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이제 온천을 하러가자. 미시령 올라가는 길목의 한화리조트 내에 있는 설악워터피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천 테마파크. 파도풀 등 실내 온천은 피로를 풀수 있는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영장은 물론, 계곡노천탕에 동시 수용 200명 규모의 대욕장 등을 갖추고 있다. (033-635-7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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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려지지 않은 포구지만 아름다운 풍광과 평화로움을 주는 아야진 해수욕장. 오징어를 건조하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쁘다. |
작지만 아름다운 포구 아야진 해수욕장
한화리조트에서 고성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조그만 포구가 하나 있다. 작아서 잘 알려지지 않은 아야진 해수욕장이다. 멀리 빨간 등대가 보이고 어민들은 그물 손질에 여념이 없다. 아주 작은 포구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여기저기 오징어들이 가을 햇빛을 받으며 건조되고 있었다. 이곳 아야진에는 물회가 유명하다. 노란가자미, 아나고와 놀래미 등 뼈까지 씹어먹는 세꼬시와 산문어 등 동해안 푸른청정 자연산 생선회가 발길을 잡는다. 해양활어 자연산전문점(033-631-7620)과 제일 활어(033-631-6700)
고성쪽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보자. 송지호가 있다. 전설속의 송지호(松池湖)는 강원도 고성군 오봉리, 인정리, 오호리에 약20만평(호수둘레 4km) 만수시 수심 : 5m. 수면적 49.5ha, 갈수시 수심 : 4.5m, 수면적 44.5ha, 담수량 : 270만톤, 수소이온 농도 : 7.2 (비중 1.007) 염담호로 바다 어종과 민물어종이 함께 서식하는 겨울철 철새의 도래지이다. 조류는 독수리, 고니, 원앙 새, 청둥오리가 있고 어류는 붕어, 잉어, 숭어, 돔, 빙어, 장어 등이 서식하고 있고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초기인 1500여년 전에는 비옥한 땅이었으며, 정거재(鄭巨載)라는 고약한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봄 날 떠돌이 장님이 동냥을 구하여 정부자집 문을 두드렸다가 포악한 정부자의 지시를 받은 종들에게 몰매를 맞고 쫓겨 났으며, 때마침 지나가던 고승이 길가에서 울고 있는 맹인부녀들로부터 기막힌 사연을 듣고, 정부자집을 찾아가 목탁을 두드리며 시주를 청하였다. 이번에는 종들을 시켜 외양간으로 끌고가 시주걸망에 쇠똥을 가득 담게 하고 밖으로 내쳤다. 고승이 문간에 나와 놓여있던 쇠절구를 금방아가 있는 곳으로 던지자 떨어진 곳에 물줄기가 솟아 올랐고 고승은 두루마리 고름을 찢어 소나무 가지에 걸어놓고 주문을 외며 사라졌다. 삽시간에 정부자의 집과 문전옥답은 물에 잠기기 시작했고, 놀란 종들은 두루마리 고름에 매달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으나 정부자는 물귀신이 되고 말았으며, 지금의 송지호가 되었다. 맑은 날 오봉산에 올라 호수를 내려다보면 금방아가 보였으며, 탐이나서 물속에 뛰어들어간 채 영영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수백명이 된다고 전해지고 있다.”
송지호를 내려다보고 있는 송호정(松湖亭)은 고성군 죽왕면 인정리 산 22-1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1959년 10월 3일 둥근나무기둥 4각지붕 한와로 당시 최창길 면장 이하 지역독지가와 창건 기성회장 김원섭이 170만원을 모금해 건립했다. 울창한 송림과 물빛이 청명하여 절경이며 겨울철 철새 고니가 찾아오고, 최근에는 독수리가 매년 찾아오고 있다.
1005년 퇴락한 정자를 보수하였으나, 1996년 4월 23일 죽왕면 일대 대형 산불로 인하여 울창한 송림이 소실되고, 송호정도 완전히 소실되었다. 1997년 예전 모습으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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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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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왕곡마을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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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곡마을의 평화로운 풍경. |
고성 왕곡(高城 旺谷)마을
송지호에서 조금만 더 가면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1리 소재 중요민속자료 제235호인 고성 왕곡마을이 있다. 고려말에서 조선초기 사이에 고려에 충성하는 ‘강릉(양근)함씨’가 이곳에 들어와 동족마을을 형성하였다. 오음산을 중심으로 다섯 개의 산봉우리가 둘러싸고 송지호와 함께 마을을 보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오봉리’라 이름하였다.
건립 연대가 50년~180년 된 한옥이 모여 있으며, 마을을 흐르는 개천을 따라서 남동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평면의 형식은 대부분 온돌 중심 겹집 평면에 마루가 도입된 형태이며, 부엌, 안방, 도장, 사랑방, 외양간으로 기본 평면을 갖추고 규모에 따라 옷방, 아랫사랑 등이 증가되고 있다.
그리고 마구간이 본 채 지붕에 이어져 있는 형식과 덧달아 낸 것이 있고, 사랑방의 난방 방식에 따라 북방과 남방 문화의 영향을 함께 받고 있다. 집의 앞마당에는 담 없이 텃밭을 두었으며, 뒤쪽으로는 담이 있다. 마을에는 4대에 걸쳐서 효자가 탄생한 효자각과 1971년 건축된 함희석 효자각이 있어 마을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고 있다.
함희석 효자비(咸熙錫 孝子碑)
이 비각은 함희석(咸熙錫)의 효행을 기리기 위하여 1869년에 건립한 것이다. 효자 함희석은 부모가 병환으로 눕게되자 바다에 헤엄쳐 나가 귀한 고기를 잡아 부모를 봉양하였다. 하루는 천화(天火)로 집안에 큰불이 나 부모가 화상을 입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지성으로 부모를 보살피는 등 효성을 다하였다. 부모의 상을 당하여서도 3년동안 범의 호위아래 시묘를 산 보기드문 효자로 조정으로부터 그 효행을 기리기 위하여 이 정문을 내리셨다고 한다. 왕곡마을에 들렀을때 마을전체가 공사중이었는데 이는 군에서 예산을 들여 예전 모습으로 모두 복원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곳들이 모두 속초를 기점으로 고성 방향으로 가는 코스에서 둘러볼만 한 곳이다. 어느 한곳 소홀함이 없이 우리네 어르신들의 손때가 묻어있는 마을들이다. 이 가을에 단풍 풍경도 좋겠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이 모두 단풍구경 갔을 때 반대로 이러한 마을을 순례하는 것은 어떨까...
아차차...지금은 시기가 조금 지났지만 양양에서 매년 10월 1일에서 10월 5일경 천년의 향 양양 송이축제를 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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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재들과 자연이 어우러져 평혼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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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배의 유래와 역사
청호동과 중앙동을 이어 주고 있는 도선 갯배는 일제말기에 속초항이 개발되면서부터 그 세월을 함께 하고 있다. 예전에 반부평(청호동)으로 불리던 이곳은 속초 부월리2구(청호동)와 속진(영랑동과 중앙동 일부)이 맞닿아 있던 것을 준설, 외항과 내항(청초호)이 통수되고 폭 92M의 수로가 형성되자 속초읍에서 갯배 1척을 만들어 도선에 이용하게 되었는데 크기는 트럭한대와 우마차 한 두대를 같이 실은 크기였다.
한국 전쟁이 발발되면서 폐선 되었다가 수복이 되면서 거룻배(종선)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때 소위 조막손 영감(김영학, 金永學)이라고 불려진 이가 주업으로 하였으나 자기 소유의 거룻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이곳 청호동은 한국전쟁 전에는 정어리 기름공장이 두세 군데가 있었는데 이후 피난민들이 유입되면서 일시적인 움막 형태의 집들이 들어서 신포마을, 앵고치마을, 짜꼬치마을, 신창마을등의 자기고장 마을의 이름을 딴 집단촌이 형성하게 되었고 함경도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까닭으로 “아바이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속초시는 1988년에 다시 청호동 개발위원회에 위탁 운영,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현재의 갯배는 1998년에 4천만원을 들여 35인승 FRP선으로 개조한 것이다. 갯배의 운항 시간은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청호동민들에게는 처음부터 무료 혜택을 주고 있다. 한해동안의 유료 이용객수는 약 15만 ~20만명이며 무료로 이용하는 청호동민의 이용도 연간 20만이 넘으면서 갯배는 피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소중한 기억으로 또한 속초시민과 동고동락하는 삶의 현장으로 그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
2004년 11월호 90~9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