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진하는 밤> 김소연, 문학과지성사
많이 알려진 시집인데, 왜 나는 고통스러울까?
한국 현대 독자들이 놀랍니다. 이런 취향과 기교와 철학에 매력을 느끼다니... 신기하다.
내가 보기에는 현대시가 지나치게 기교적 자기연민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도시의 미로에 갇혀 그냥 안주해버리고 몽상과 같은 악몽과 같은 꿈 속을 부유하는 것 같은데,
그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디는 내기를 하는 것 같다.
이 문법과 어조를 따라 읽는 것이 고통스럽다.
그런데 이 문법과 어조를 미적으로 음미해야 한다면 나는 피로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
언어가 왜 이렇게 어려워졌을까? 무엇을 소통하기 위해서 일까?
분명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것은 알겠다. 각자 자기만의 성을 짓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피로를 느낀다.
30여년의 시력을 일관되게 걸어온 시인에게 경의를 표한다.
연민과 위안을 발견하긴 하지만, 전망과 시야가 아쉽다.
그래도 시인의 다른 시집과 수필집을 더 읽어봐야겠다.
시인이 만들어낸 'i'는 흥미롭다.
분명 시인은 우울하고 그로테스크한 우화에 재능이 있다. 내면의 인공무대에 어지런 각도로 교차되어 있다.
= 차례 =
시인의 말
1부
흩어져 있던 사람들
며칠 후
들어오세요
촉진하는 밤
이 느린 물
접시에 누운 사람
그렇습니다
2층 관객 라운지
우리의 활동
분멸
누가
에필로그
월몰
가장자리
동굴
처음 시작하는 호신술
문워크
필로티 주차장
내가 존경했던 이들의 생몰 기록을 들추어 본다
영원
건강미 넘치는 얼굴
얼굴이라도 보고 와야겠어
해단식
칠월
푸른얼음
토마토소바
2부
천사의 날개도 가까이에서 보면 우악스러운 뼈가 강인하게 골격을 만들고
더 잘 지운 날
꽃을 두고 오기
올가미
2층 관객 라운지 같은 일인칭시점
공연
식량을 거래하기에 앞서
머리말
내리는 비 숨겨주기
저작
외출이란 무엇인가
우연히 나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남은 물
비좁은 밤
소모임
점심을 먹자
디버깅
백만분의 1그램
다녀온 후
립맨
내가 시인이라면
무한 학습
해설
끝에서 끝을 내다보는 밤・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