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실 병실
미움이 지나간 적막 속으로
봄비는 내리고
더는 흘릴 아픔도 없는데 시간은 더뎠다
모진 시집살이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앞섶 적신 날들 잊고
링거에 염치없이 매달린 숨에 졸음 맡긴
큰며느리 코고는 소리가 가슴 저몄다
수액으로도 허물지 못한 둔덕
너무 멀리 와버린 용서가
수천 번도 더 접질린 마음을 이제야 보았다
묽어진 피에 지친 심장이
산 사람의 인내를 실험하는 6인실 병실
산다는 것은 어차피 혼자가 되는
예행연습을 하는 것인데
앙금 거르지 못한 가슴 두고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은 차마 못 하였구나
큰며느리야 문 앞에 걸린 내 이름 치워지면
우리도 봄꽃처럼 맨발 감추고
나들이 한번 가자구나
네 가슴속 눈물 추슬러 용서받기 좋은날에
카페 게시글
시 (아~하)
6인실 병실
윤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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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
25.03.07 05:2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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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 나들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꼭 서로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며느리를 사랑하는 시부의 마음이 곱습니다.
가족의 훈훈한 사랑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