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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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먼저 차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사고난 차로 가득한 글을 쓰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1년 넘게 불합리한 일을 당하고 있어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는데, 공론화가 아니면 답이 없다고 해 보배드림을 찾게 되었습니다. 처음 글을 쓰는 거라 혹시 규칙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겠습니다.
아래 글은 커뮤니티에 쓴 글을 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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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자영업자 입니다. 2021년 11월 오픈, 신랑과 둘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여행 쪽일을 했으나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부모님의 노후 자금을 빌려 또 다른 꿈이었던 카페를 오픈하였습니다.
기차역과 중심가까지는 차로 5~10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창밖으로는 논이 보이는 풍경에 마음을 뺏겨 현재 카페 자리를 임대 계약했습니다. 그때만해도 이 논과 세상 원수지간이 될지도 몰랐지만요.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야금야금 입소문과 지역 인스타그램에 계속 노출되면서 찾아오는 카페로 서서히 자리 잡아갔습니다.
카페 운영한 지 3개월 쯤 지났을 때 바로 앞 논 주인이 등장해 길에다 돌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불편해 돌을 치워버리자 드럼통을 갖다 놓더니 이제는 대형 중장비의 궤도에 흙을 채워 쌓아두었습니다. 두 군데나요!
보시다시피 집입로가 일차선인데 회전 구간에 저렇게 구조물을 두니 차량이 긁히는 사고가 끈임없이 발생합니다. 대다수가 저희 손님차입니다 ㅠㅠ 운전 잘하는 택배, 택시도 수두룩하게 나고요...
손님이 없을 땐 신랑이 나가서 봐주고, 그렇지 못할 때는 T자 코스 하듯이 빠져나가라고 알려드리는데도 계속 사고가 발생합니다. 특히 주말엔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가는 차량이 뒤엉켜 헬이 됩니다. 주말이면 정신없어서 밖도 못보고 일하는데, 지난 주말 이웃 분 말로는 족히 10대는 긁었을거라 합니다 ㅜㅜ
지난 주 손님은 차량 수리비가 500만원이 나왔다며, 이거 어떻하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위 사진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제 핸드폰에는 부서진 사고 차량 사진만 몇 백장이 있습니다.
망가진 차를 볼 때마다... 정말이지 마음이 찢어지다 못해 산채로 먹히는 듯한 기분까지 듭니다. 기분 좋게 카페 나들이 나왔다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요... 당사자 분들은 얼마나 속이 쓰라리실까요. 찾아주신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 분들께 제가 커다란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 한 노인의 아집으로 저희를 포함, 무고한 일면식도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
지도 상 초록색으로 된 부분이 논주인 땅입니다. 지목이 답으로 되어 있는 구간에 도로가 포함된 것입니다.
논 주인분은 지역 유지로 심지어 마을에 살지도 않습니다. 한 때 대학에서 부교수도 하고, 국회의원선거에도 나갈 만큼 배울만큼 배운 분이라는데 어찌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도 길을 막았다가 체포 된 적이 있기에, 이번에는 도로법상 걸리지 않는 폭 2m, 3m를 딱 재서 그만큼만 남겨두었습니다. 자기 땅에 자기가 구조물을 둔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들은 말로는 원주 경찰서장에게 인증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자 저희와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마을 분들과 오래 전부터 쌓인게 많다고 합니다. 저희에게 따로 요구하는 건 없습니다.
*추가*
커뮤니티에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도로사용료 지급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 개인이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마을 회의에서 그러지 않기로 결정이 난 부분입니다. 위 지도에서 보시면 도매촌길 전체가 여러 사람들의 땅이 합쳐져있습니다. 논주인분 역시 논으로 가기 위해 남의 땅을 밟아야만 가능합니다. 선례를 만들지 말자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얼굴을 보고 커피도 드리며 부탁을 드렸습니다.
"교수님, 여기 설치해 놓으신 것 때문에 사고가 많이 나고 있어요.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불편해 하고 피해를 입고 있어요. 제발 어떻게 좀 안될까요?"
그러자 저를 쓰윽 보며 하신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불편하라고 그런 거예요."
자신과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피해를 보는데 어떻게 눈하나 깜빡 안 할 수 있나요. 어떻게 그렇게 사람이 악할 수 있나요... 저 말을 듣는데 마음 속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경찰서에 항의도 해보고, 이장님과 면담도 해보고, 면사무소에 가서 항의도 하고, 부면장님도 울 카페까지 오셔서 상황 다보시고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음 취하겠다 한 뒤 감감무소식입니다.
저렇게 막아두면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어 소방법 위반 아니냐고 주민 분이 신고했더니 사유지라 어쩔 수 자기네가 할 수 있는게 없답니다. 불 나면 어떻하냐니 그땐 밀고 들어가겠답니다. 그러는 동안 피해를 입음 어떻하냐고 하니 그땐 논주인에게 소송을 하랍니다.... 이게 무슨.....
실제로 소방차가 들어오지 못해 무더운 날에도 걸어 출동하는 대원들의 모습입니다.
저희 카페 옆이 바로 강원도 아동복지센터인데, 통학차량이 들어올 수 없어 걸어다니는 실정입니다.
카페 오픈 1년 만에 공황장애와 불면증이 생겼습니다. 올해 1월 갑작스런 암진단까지 받고 (2년 전 건강검진에선 멀쩡했습니다,,) 정말... 아프니까 사장이다가 되었네요.
3번의 큰 수술을 하느라 5개월을 쉬다가 최근 6월 다시 열었습니다. 모아놓은 돈도 없어 그동안 가게 월세와 생활비는 암진단비로 냈구요.
새로 오픈 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재오픈을 했습니다. 긴 휴무 끝에 다시 오픈한 가게를 어찌어찌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면서도 마음이 너무나 무겁습니다.
암 선고를 받았을 때 정말이지 다 때려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저희 부부는 이 카페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첫 가게이니 만큼 모든 정성과 진심을 쏟았고, 카페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할 만큼 즐겁고 잘 맞습니다. 리뷰 읽으면 아시겠지만 정말 진심을 다해 대하고 있습니다.
간신히 항암을 피하고 3개월마다 재발 검진을 받는 몸인지라, 스트레스를 최대한 피하고 싶지만 - 손님들을 위해 더이상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 3주전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궁금한 이야기 작가님과 통화도 했습니다. 논주인과 통화 후 좀더 취재해보신다 하셨는데 안되는건지... 아직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기다리다가 또 사고가 났습니다.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가던 20대 연인. 뒷범퍼를 테이프로 감고 자리를 떴습니다. 연신 사과하는 제게 사장님이 뭐가 죄송하냐고 합니다. 화는 커녕 저보고 힘내라고 합니다. 마음이 무너져내립니다...
저희도 살려면 손님이 있어야 하는데, 와달라고 하기도 죄송하면 어찌해야 하나요...
이렇게 올리면 저희 카페가 어디인지 밝혀질 수 있음을 알지만, 그것이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 두렵지만 -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마음에 오늘도 잠을 못이루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내일은 주말입니다. 손님이 많이 왔으면 하는 마음과 사고나면 어쩌지 걱정이 교차됩니다.
저희는 이 동네 주민도 아니고 원주에 연고도 없는 외지인입니다. 변호사 선임과 같은 긴 싸움은 엄두도 안나는 형편입니다. 사회 경험이 많지도 않고, 법률 지식도 없습니다. 이곳엔 법잘알 분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가요?
무겁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