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종이 치고,내 짝꿍 윤민영이 자고 있는 날 깨운다.
고개를 들자,수업을 마무리 지으며 나를 쳐다보는 수학 선생.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 타이밍이 알맞게 종이 치고 나가는 수학 선생.
" 뭐.별 말 있었냐 "
" 아니.없었어. "
중학교 입학 후 부터 지금까지,졸업하는 해까지
쭉 같은 반이여서 반에서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상대인 윤민영.
그리고 어느새 벌컥 문이 열리더니 꼴뵈기 싫은 서강희 녀석의 얼굴이 보인다.
" 준아아아아!!!!!!!!!!!!!!!!!!!!!!!!!!!!!!!!!화가 사귀재!!!!!!!!!
나보고 사귀재!!!!!!!!!!꺄아아아아악!!!!!!!!!!!!!!!!준아,사랑해애애!!!!!!!!!!!!! "
오늘따라 녀석의 얼굴에 웃음 꽃이 핀다 싶었더니
드디어 몇개월을 졸졸 쫓아다니던 여자애 '윤 화'랑 사귀는데 성공했나보다.
시내 댄스 시합 하는 곳에서 만나 첫눈에 반했다나 뭐라나.소문이 좋지 않은 애니깐,
그만 만나라고 그렇게 설득해도 자기는 그 여자 아님 안된다는 녀석.
" 그래,나중에 후회나 말어.새꺄. "
" 응,그럴려구.준이 짝꿍.안녕- "
기분이 좋은지 특유의 자랑,움푹 들어가는 보조개 웃음을 지어보이며
윤민영에게 인사하는 준이다.그러자 얼굴이 시뻘개진 채로 휙 고개를 돌리는
윤민영.어울리지 않게 쑥쓰러운 듯 하다.아무래도,이 녀석이 또 한 여자 울리게 생겼다.
" 어울리지 않게 왜 부끄러운 척 하고,지랄.? "
" 잉,나 무시 당했어.준아- "
그래도 웃고 있는 이 녀석이다.
준이 녀석이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를 보았는지,
씨익 웃으며 여유롭게 장난을 건낸다.
" 아잉,내가 아무리 잘생겨도 그렇게 빤히 보면 곤란해.
난 이제 임자가 있는 몸이야.그러니깐 5분 쳐다보는데 만원!! "
" 미친- "
시간을 힐끗 확인하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아무리 뒤져도 라이터가 없다.그러자 강희 녀석이
주머니에서 은색 라이터를 꺼내어 담배 끝에 붙여준다.
" 오늘 데이트 한다구 니네랑 못 갈 것 같아.알았지? "
" 그래,좋을 때 실컷 데이트해라. "
" 으히히,으히히. "
뭐가 좋은지 어울리지도 않은 웃음 소리를 내며
넋 나간 사람처럼 천장만 멍하니 보는 녀석이다.
여자는 처음 사귀는 놈인데 그런 여자애한테 상처나 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준이 녀석이 가고 나자,조금씩 얼굴이
원래처럼 하얗게 변해가는 윤민영을 보며 아무 뜻 없이 장난처럼 말을 던졌다.
" 너 강희 좋아하냐 "
" ..어..어떻게,표가 나??.. "
정말인가보네.
내가 빤히 쳐다보자,평소에 볼 수 없는 표정을 짓는 윤민영.
아무래도 1학년 때 부터 매일 우리반을 들락거린 서강희한테 반했나보다.
" 그래.엄청 표난다. "
괜히 심술 나서 짓궃게 한 마디 던지고
담배 불을 껐다.
..
............
.....
내 걱정과는 달리 서강희의 연애는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서강희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덕분에,얼굴 몇 번 본 것 밖에
없는 그 여자에 대해서는 왠만한 사람보다 훨씬 많이 알게 되었다.
혈액형이 O형이란거,키는 168cm에 몸무게는 40kg.
음식 먹는 건 별로 안 좋아하고,과일을 좋아한다.군것질하는 것도 안 좋아하고,
차라리 물만 마시는 걸 더 좋아한다. 액션이나 호러 같이 끔찍한 장면은 절대 못 보고
멜로나 사극을 좋아한다.형제는 없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셨다.집에는 안 들어가고
아르바이트 하면서 모은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다.얼굴은 하얗고 화장하는 걸 좋아한다.
키가 작은 걸 정말 싫어하며,매운 맛을 좋아한다.똑같은 걸 먹어도 시원한 걸 좋아한다.
밝은 색을 좋아하고 신나는 음악보다는 발라드를 좋아한다,힙합도 자주 듣고 팝송도 즐겨
듣는다.그림 그리는 건 취미고,운동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동물들을 좋아하며,
운동 경기 구경가는 것도 좋아한다. 어릴 적 꿈은 선생님이였고,지금은 배드민턴 선수다.
하지만,난 아직도 그 여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솔직히 시내에 나갈 때 가끔 그 여자의 다른 남자를 보곤 한다.
중요한건,만날 때 마다 남자가 바뀐다는 것 이다.차라리 그 여자보다는
일편단심 중학교 일학년 때 부터 현재,고 이학년까지 쭉 나와 같은 반이면서
쭉 일편단심으로 서강희만 바라보는 윤민영이 훨씬 낳다고 생각한다.여자답고,일편단심에,
조강지처스타일인데다가 조숙한 편이다.오히려 서강희에게는 이런 평범한 여자애가 어울려.
함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군것질하고,
같이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고 친구들이랑 몰려서 놀러다닌 이야기 하며 떠들고.
연예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기도 하고 오락실에 다니면서 노래도 같이 부르고
평범하게 연애할 수 있기를 바란다.요즘 그 여자가 이상해졌다고 한다.
" 치,이상해.요즘 맨날 퉁명스러워졌어.잘 웃지도 않고 나한테 말도 안 할려고해.
매일 집에 일찍 들어가려고 하고,나랑 만나려고 하지도 않아. "
입술을 깨물며 초조해하던 서강희의 모습이 낯설었다.
어릴 때 부터 알아왔지만 녀석의 불안한 모습은 처음 봤다.
오히려 싸우기 전 날에도 더 들떠하던 녀석인데.
그렇게 싫어하던 멜로영화도 그 여자의 취향에 맞추어보고.
그 여자와 데이트 한 번 하려고 몇 시간을 뛰고,친구들에게 돈 빌린다고 뛰어다니고.
남의 학교 앞에서 여자친구 기다리는게 꼴불견이라던 놈이 항상 그 여자 학교에 간다.
" 많이 좋아하나봐,강희.그 여자.정말 좋아하나봐. "
서강희와 같은 반이 된 후,영호와 나와 서강희와
부쩍 친해진 윤민영이 영화 이야기를 하며 떠들다가 그 여자의 학교로
뛰어가는 서강희의 뒷모습을 보며 말한다.
" 그래,한심할 정도로. "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대꾸하다 윤민영을 보자
눈물 한 방울이 반짝이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제보니,이 기집애도 진심이였구만.
그냥 좋아하는게 아니다.
정말 목숨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고 있다.
이 애 얼굴 표정만 봐도 그게 바로 느껴질 정도인데,그 바보 같은 놈은 전혀모른다.
" 나 먼저 갈께 "
슬픈 표정으로 옆에 지나가는
친구와 함께 집으로 향하는 윤민영.
영호가 담배를 발로 끄며 말한다.
" 난 차라리,강희가 민영이랑 사귀는게 낳다고 생각한다.
그 여자 조금 있으면 바람나서 그 자식 버릴 것 같아.차라리,민영이가 훨씬 낳아. "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담배를 입술에서 뗐다,다시 물며
말한다.아무래도 그 한심한 서강희 녀석은 여자를 볼 줄 몰라도,
한참을 모르나 보다.
..
........
....................
..............
그리고 예상한 사건이 몇일 후 터졌다.
안 그래도 시험의 스트레스로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안고
도서관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는데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 뭐야 "
-" 준아!!지금 소울로 와라!!!이 자식 계속 술만 쳐마시잖아!!!니가 말려봐!!! "
" 민영이없냐- "
-" 민영이도 못 말려!!!!!이 자식 걔한테 차였나봐!!!!!!!!! "
" 미치겠군,결국 일이 터졌군.그래 간다. "
핸드폰을 탁 소리 나게 닫았다.
어쩌겠냐.어차피 차일 것 같은 예감이 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몸은 미친듯이 녀석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문을 열자,민영이가 진땀을 흘리며 나를 본다.민영이도 울고 있다.
..
그래,민영이도 아플테지.
저벅저벅 테이블로 다가가자 테이블에 얼굴을 푹 박고
술잔만 아슬아슬하게 든 채 몽롱한 눈으로 나를 보는 서강희.
서영호가 녀석을 일으키려다 제발 어떻게 해 보라는 눈으로 나를 본다.
" 이 자식,한시간 째 이래.그냥 끝나려니 하고 너 안 불렀는데 계속 이래. "
" 헤헤,준아.화가..화가..있지이..다른애가생겼대...
나보다 돈도 많대.....그..애가 자길 되게 좋아해준대.어떻게...??..난...난..있지이이이...
윤화아님 안되는데..우리..화....화..아님....죽을 것 같은데...
난 그 남자가 어떤지 몰라도,누구보다 화 사랑해 줄 수 있는데..화....아님...
나..정말..화....아님.......죽는데........씨..화....보고싶어..지금도,보고싶어.. "
" 그럼 잡아,병신아!!!!!!!!!!!!!!!그러면 잡으라고!!!!!!!!!!!!!!!!!!!!!!!!!
왜 너답지 않게 뒤에서 울고 있는데.병신아!!!!!!!!!!!!!!!!!!!!!!!!!!!!!!!!!!!!! "
" ...화.....화..귀찮게 안 할꺼야............
화가 행복하면,난 그걸로 되.....화..앞에 안 나타날꺼야...다른..사람,찾을래....
화를 꽁꽁 가슴 속에 묻어줄꺼야........히...근데......할...수..있을까...????... "
잔뜩 꼬인 목소리로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고
다시 술잔을 비우는 서강희.그리고 미친듯이 알 수 없는
말들만 중얼거리며 술만 마신다.그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자신이 더 슬퍼하는 윤민영.
한참을 펑펑 눈물만 쏟아놓는다.바보같은 자식,대체 그 여자가 너한테 뭔데.
...
.........
....
몇일 간 녀석은 집에서 꼼짝도 안 했다.
집 안에 틀어박혀 끙끙 앓기만 했다.세상이 다 끝난 것 같았다.
적어도 서강희한테는 말이다.여자 때문에 끙끙 앓는 꼴 보기 싫어서
몇일 씩 간격을 두고 녀석을 찾아갔다.하지만,민영이는 거의 매일 수업이 끝남을
알리자마자 녀석의 집에 찾아가 어두워질 때 까지 집에 있었다고 한다.
" 강희가.다른 여자 찾아서,그 여자 잊을꺼래.
그 여자 행복하면,자기도 행복하대.그래서 자기도 행복할꺼래.
그 여자도 그러기를 원할거라구. "
어느날,피곤한 목소리로 내가 주는 캔 커피를 마시며
민영이가 속상한 듯 몽땅 털어놓았다.
" ..나도....나도..그 여자보다 더 강희한테 잘 해 줄 수 있는데...
치.......나..이제까지,쭉 강희만 봤는데...내가 그 여자 잊게 해 줄꺼야.
우리 강희,더 안 아프게 해 줄꺼야...그럴 수 있으면.. "
민영이의 말에 빤히 민영이를 봤다.
민영이는 이렇게 자길 사랑하는데 왜 강희 녀석은 그걸 모르는지.
완전 바보멍청이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리고,
정확히 2달 만에 그 녀석은 학교를 나왔다.
" 준아. "
날 보며 씨익 웃는 녀석의 모습이 ,그 미소가 평소와 달랐다.
아니.그 여자와 헤어지기 전과 달랐다.뭔가 하나 비어버린 미소.
" 이제 왔냐 "
" ..응,^-^. "
녀석의 미소가 이상하다.
어울리지 않는 미소.그 여자가 이 미소를 본다면 무어라 생각할까.
아니,아마 미소가 바뀌었단 것 조차 모를 거다 그 여자 눈엔 그 미소가 그 미소일테니.
" 오다가 화네 학교에 갔는데 행복해 보이더라.
정말로 난 놔 줘야 하나봐.조금이라도 매달려 보려고 했는데 화 행복 깨트리고 싶지 않아.
화는 나 아니라도 많이 힘든데,내가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2년 이랑 화랑 있었으니깐.나 그걸로 행복해.나,소개팅 좀 시켜줘. "
내 눈에는 빤히 보였다.
녀석의 발버둥이.
그 여자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녀석의 마음이.
하지만,그럼에도 그 녀석은
여전히 그 여자에게 꽁꽁 묶여있다.
내 눈에는 빤히 보였다.
..병신..서강희..
그냥,민영이한테 가버려,똘추야.
민영이는 5년이나 널 봤다고.그 애가 너한테 훨씬 잘 어울린다고.
툭..
그 순간 녀석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쓱,아무렇지도 않게 눈물을 닦는 녀석.
" ...바보같이 또 화가 생각났어...치..눈물이 먼저 나와.짜증나.
나 원래 이렇게 약한 놈 아닌데.이미지 다 망가지네. "
" ..민영이는 어떠냐,서강희.. "
..
..........
....
그렇게 녀석은 내 의견 대로 민영이와
사귀기 시작했다.하지만,나와 민영이와 영호는 느낄 수 있었다.
매일 웃고 있어도 그 녀석의 심장은 여전히 굳었단 걸.
민영이 앞에서는 조금도 뛰지를 않는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언뜻 보기에 이 녀석은
보통 때와 다름 없이 돌아온 것 같아도 우리가 보기에 녀석은,
억지로 평소처럼 돌아왔다고.
..
.........
그 여자가,
이 녀석의 표정을 제대로 알아챌 수 있을 때.
아마 녀석도 다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
......
...................
...........
-
으으.
번외가조금이상하네요.
죄송해요.시험에쫓기다보니깐다듬을시간도없어요.ㅠ^ㅠ.
이런이런.이렇게형편없이써버리다니정말죄송해서몸둘바를모르겠네요.
대충,번외의 뜻은 아직도 화는 강희의 진정한 모습을 모른다.뭐.이런거네요.ㅠ^ㅠ.
시험이끝나면,더멋진단편과더멋진번외로좀더멋진소설을들고찾아뵐께요.
이런형편없는글로시간을뺏어서죄송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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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김거울.] 난 나쁜 여자,넌 착한 남자.(번외)
김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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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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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악~~!!! 남주 번외편인줄 알았는데..친구 번외편였군요..ㅠㅠ으엉엉!! 님아 님아 ㅠ0ㅠ 제발 남주 번외편 써주셔서.. 둘이 잘되게 해주세요 ㅠㅠ!!!! 사랑하지 않은 여자랑 사귀다니..ㅠㅠ안돼요!!!! 안써주시면 미워하실꺼예요 ㅠ.ㅠ 엉엉...
너무잘쓰셨네용 ㅜㅜ 근데 남주 너무 불쌍해-_ ㅠ
아악..........님아 ㅠ_ㅠ 제가원하던번외는이럴게아니엇어요........둘이잘되게해주셔야죠ㅠ_ㅠ!!!!!!! 화 시점이나 강희 시점으로 둘이이어주세요 ㅠㅠ 아아~~제발 .. 저 이런데집착이강해서..< 안돼~~!! 둘이이어주세요!!!!!!번외2번째써주세요 ...ㅠ_ㅠ
또다른변외없을꺄요 ㅠㅠ
번외 또 다른거 있나요? 이대론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다른 번외 써주세요!!! 잘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