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젊음의 패기가 왕성했을땐 서울에서 작은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으로서 열심히 살다보니 지금은 아내와 사별하고 두남매를 결혼 시키고 나니 정작 자신은 건강을 돌볼틈도 없이 소홀 했던것 같다 간염이 오래되어 간경변이 왔다는 의사의 진단에 피폐된 몸도 마음도 이젠 좀 쉬고 싶어서
친구의 친구를 통해서 퇴직하고 고향에 와서 살겠다는 주인이 옛 고향집을 현대식으로 개조해 테라스에서 바라보면 자연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볼수있는 전라북도 이리에서 좀 떨어진 이곳 산골 마을로 왔는지가 벌써 몇개월이 지난것 같다
인적도 드문 적막한 시골에 산으로 들로 집옆길로 어떤 여인이 가끔 지나 다녔고 어느날엔 연세 지긋한 할머니와 모자를 쓰고 들로 나가는 여인에게 차한잔하고 가시라고 그는 선뜻 인사차 말을 건냈고 할머니와 그 여인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김인애라는 이름과 부산에서 딸둘을 키우고 살다 남편과 이혼하고 고향집 엄마에게 당분간 내려와 있다는 말과 그일을 계기로 인애씨는 맛있는 국을 끓이거나 나물무침 특별한 메뉴가 있게되면 가져와 가끔 함께 나눠 먹었고 나는 딸아이가 한번씩 택배로 부쳐온 과일이나 마른생선을 함께 나눠먹곤 했었다
바지락을 넣고 끓인 쑥국을 가져오는 날에 엄지 손가락을 세워서 맛이 최고라고 엄지척 웃으며 표정짓는 나에게 담에 더 시원하고 맛있게 끓여 오겠다고 인애씨는 상큼하게 미소짓곤 했었다
우린 마음을 나눠가는 횟수가 점점 많아졌다 사회와 격리 된듯한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인 작은 시골마을 이순의 나이 중반쯤 되는 내 나이에 비해서 인애씨는 4살이나 아래였다
인애씨는 차을 마시거나 무거운 침묵속에서 눈을 위로 한번씩 올려 뜰때는 문득문득 쓸쓸한 아픔같은 상처의 상흔들이 눈빛을 스쳐 지나가는듯 했고 먼산을 바라보며 아련한 눈빛이 될때는 쌍꺼풀진 한쪽눈과 쌍꺼풀이 약간 풀린듯한 짝눈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날은 밖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장님의 말이 들려왔다 상기네 밭옆 도로에서 인석이 동생 인애가 타고다닌 검은색 오토바이와 마주오던 승용차가 충돌을 했다고 격양된 어조로 말을했다 이장님과 함께 동네 사람 몇몇이 그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사람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 오른편 상기네 밭에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곤두박질 치듯 쳐박혀 있었고 저멀리 119 구급차가 사고난 사람들을 싣고 사라져 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머리속이 하얗게 빈것같은 충격속에 멍해 있었고 오토바이 옆으로 일회용 비닐봉지가 터진채로 바지락이 터져나와 백설표 쇠고기 다시다와 함께 널브러져 있었다 쑥국을 끓이려고 했는지 읍내 장에 갔다오는 길이었나 보다 그는 심장이 떨려와 멎은듯 했고 어떻게 집을 찾아 왔는지 인애씨 이름만 허공에 대고 부르고 있었다
인애씨 살아만 있어다오 제발 목숨만 살아 있어다오
세상에서 소외된듯한 느낌과 문득 생의 마지막 순간이 곧 찾아 올것만 같은 하루하루 헐벗은 내마음을 덮어 줄수있는 따뜻한 이불이 인애씨 당신에게 있었다는걸 이제야 알았소 세상에 아름다운 꽃이 피는 이유를 이제야 난 알았소
그는 불도저로 가슴을 파헤쳐 놓은듯 가슴이 쓰리고 아프고 허망하고 허전했다
인애씨 당신과 나눴던 눈빛과 당신과 주고 받았던 대화들도 이제와 생각해보면 모두가 사랑이었소 당신과 마셨던 커피잔속에 우리들의 뜨거운 마음과 우리들의 달콤한 사랑이 가득차 있었소
당신이 어떠한 삶을 살아 왔든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든 난 당신을 목숨이 끝나는 날까지 사랑하겠소 제발 제발
당신을 보내고 나에게 남아있는 그리움으로 살아갈 자신이 나에겐 없소
짧은 세월이었지만 세상엔 이런 사랑도 있었구나 캄캄한 방안에서 그는 오열하고 있었고 밤은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
첫댓글 애절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고운글 감사 드리며
연휴 마지막날 이자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
건강관리 잘 하시며
좋은하루 되시길
바람니다.
사랑의 고통속에서
울부짖는 남자
사랑 앞에서는 어쩔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내일 모레면 오월도
끝나는군요
소망 이루시는 6월
축복의 달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 드립니다
가슴아픈 사랑에 글을 읽어보니 나도모르게 가슴이 아파오네요 인애씨는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겠죠♡아름답고 사랑스런 멋찐 찐한이야기 고맙습니다. 세영님 행복하고 아름다운 유월맞이해요 💚💙💜
한국의 남자님 ~
오랫만에 뵙습니다
글을 쓰면서
사랑앞에서 부르짖는
그분의 안타까운 마음이 되어
저도 아팠습니다
사랑이란
그 사랑을 잃었을때
더 절실해지고 절절해
지는것 같습니다
함께 마음나눠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행복한 6윌
활기차고 보람된
6월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 드립니다
참으로 감슴 미어지는
잔한 마음이 들어 나도 모르게
기도 를 하게 됩니다
제발 무탈하시길 아무일 없듯이
제 자리로 돌아 오시길
빌어 봅니다
세영님 그 찐힌 사랑이
꼭 이뤄 졌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도 귀한 시간
소줄하고 보람있는
행복한 시간 되었으면 합니다
청춘의 사랑도 아니고
저도 안타깝습니다
해피 엔딩으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인애씨가 무사히 돌아온다면
행복한 사랑이 될것 같습니다
가슴 찐하게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고운밤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