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은 사실 부활의 기쁨 속에 갔던 피정의 길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이 두 제자는 예수님의 직제자들도 아닌, 어떻게 보면 열두 사도 안에는 감히 들지도 못했지만, 먼발치에서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그래도 그분 가르침을 깊이 따르고 싶어 했던 순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귀향길, 엠마오로 가는 길에는 낙담과 걱정, 많은 아쉬움이 묻어나옵니다. 아마, 그들의 뒷모습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보아도 쓸쓸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일어난 일들, 자신들이 사랑하던 스승의 죽음, 그로부터 오는 커다란 상실감, 부활하셨는지는 믿을 수 없고, 앞으로 어디로 갈지 모를 걱정 등을 동반한 채, 고향으로 내려가던 길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이 동반자가 되어주십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십니다. 그리고 그들의 절망과 불신을 일깨워 진정한 기적을 보여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기적입니다. 성경을 설명해주시며 낙담한 이들을 다시 살려내십니다. 진정한 믿음을 다시 불태울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러고 나서 사라지십니다. 그들은 부활한 예수님을 보았고 완전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무엇보다 ‘그분이 성경을 설명해주실 때, 우리 마음이 얼마나 불타올랐던가’라는 이 두 제자의 고백을 읽을 때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당신 삶의 의미와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을 전했을지 강하게 다가옵니다. 절망 속에 있던 사람을 일으켜 다시 성령의 불을 놓으시고 위대한 선교사로 바꾸시는 주님의 이 열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거룩한 열정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 오늘 우리를 살리기 위해 열정을 다해 당신 말씀을 전해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해보시면 어떨까요?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