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천)에서 마지막 콘크리트 작업을 해놓고 4일정도 휴가를 가졌습니다.
"거창~ 그래 거창가자~ 가서 제대로 잠이나 한번 푸~욱 자자..... "
거창가게 되면 뻔하게 함께 술 먹게 될 형님들이 생각이 나서...... 북으로 북으로 한참을 달려 포천 막걸리 공장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전화통화로 물어 물어~~~ ㅎㅎㅎ 막걸리 공장(도가라고 시골에서는 그렇게 부릅니다)에 아저씨께서~ 슈퍼에 가도 많은데
뭐하러 여기까지 오냐더군요~~ 쩝~!
흔히 슈퍼에서 파는 막걸리들이 살균 처리된 막걸리들이라 "살균처리 하지 않은 살아있는 균을 먹고싶다" 라고 했더니...
"허허허~~ 젊은 사람이 막걸리를 좋아하나 보네~ " 하시며 막걸리 한박스를 내어 주셨습니다.
봉고차 뒷자리에 조심조심 모시고~ 거창으로 달리는 길은 소풍가는 초등학생만큼이나 신나는 운전입니다......
매번 미리 연락 않고 꼭~ 지나칠때만 "나 가요~ " 하고 전화 한다고 쿠사릴 주던 사람이 생각나 의정부에서 전화 한통
날렸습니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어~ 어디야? 또 거창가?"
"예~ 거창가요~"
"수원쯤 갔어? "
"ㅋㅋㅋ 오늘은 대전까지 벌써 왔어요~ "
"에효~ 그럼 그렇지~ 그래 잘 갔다 와~~~"
이런식에 전화통화만 하던 그 처자에게 이번에도 똑같이 장난 치다가 한소리 했습니다.
"지금 집까지 갈려면 1시간 정도 걸리니깐 이쁘게 하고, 보따리 싸놔요~~~"
"어? 진짜? 보따리는 왜? "
"아~띠~ 머리 아프다매~ 머리 아프고 맘 싱숭생숭할때는 콧구멍에 신선한 바람 쐬야져~ 같이 가요~"
".......... 어... 잠깐만......... 음........... 나 데려갈 수 있어? "
뭐~ 대충 황당해 하는 그 처자를 상상하며 혼자 좀 키득키득 거리다가 서울에 젤루 끝에쯤 되는 '거여동'으로 향했습니다.
뭐~ 지난번 거여동에서 오카리나 박물관 개관식때 불밥이 왠 처자를 데리고 왔었던 일이 있었다던 그 처자지요~
서울시내 처음 가보는 길이라도 머릿속에 네비게이션이 있는건지 대충 잘 찾아 가지더라구요~
5시쯤 만났습니다.....
어리버리 황당함 속에 정신 못차리는 그 처자를 보조석에 앉히고 거창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그 처자가 준비하는 영화 이야기, 불밥이 하는 일에 얘기, 어수선한 청치얘기......
휴게소 한번 들리지 않아도 어느새 거창까지 단숨에 와버렸더라구요~ 대략 9시쯤.......... ㅎㅎㅎㅎ
거창에서 유도하는 형님이랑, 스킨 스쿠버하는 형님이 운영하는 포장마차로 냄따 달려 밤새 술 퍼먹고.... 찜질방에서
다섯명이서 밤새 이얘기 저얘기 하고 또하고....... 5시쯔음.... 찜질방 아저씨께서 참다 참다 오셔서는....
시원한 살얼음 동동 떠있는 식혜 두병을 수시며
"입도 안아프나? 이거 묵고 쫌 자라~ " 하시더군요~ (찜질방 사장님이 유도하는 형님과 잘 아시는 사이라.... )
한숨 잤습니다.
수요일 아침...... 눈떠보니 다들 출근하고 아무도 없더군요~ ㅡㅡ
그 처자와 단 둘이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마음이 싱숭생숭할때 머리만큼은 상큼(?)하게 해주던 곳이 있어 그 곳을 향했습니다.
뭐여~~ 스님이 이런 글까지???
"허허~ 사람들이 찾아 오긴 오나보네~~~"
워낙 오지에 사시는 스님이라 가고싶어도 한번 가는 일이 보통 힘든 거리가 아닌 '덕동'에
이런 글들이 올라 올 줄이야......
스님이 생활하시는 3칸 짜리 집입니다....
왼쪽 앞부분은 작은 방이고, 뒷부분은 부엌(정지), 가운데에는거실이라 얘기하면 이해하기 쉬울듯 싶고, 오른쪽 이 주로 스님
스님께서 생활하시며 글공부 하시는 공간이지요~
마당앞 목단이 어찌나 붉고 요염하던지..... 스님께 물었습니다.
"스님 마당앞에 목단 넘 요염한거 같은데요~ "
허허허 웃으시며 "내 낙이라~ "
" ............. "
스님에 재산입니다...... ㅎㅎㅎ
앤진톱 하나 없이~ 손으로 톱질하시고, 도끼로 장작 만들어 저렇게 쌓아 두시고 볼때마다
겨울이 든든하다 하시는 잘 마른 장작......
또 하나에 재산이라면 작은 텃밭들....
상추, 무, 배추, 가지, 호박............ 앞에 보이는 작은 집이 화장실인데 저기에서 퇴비로 만들어 집접 정성들여 키우시는
유기농 야채들..... 여름날 해질무렵 야채에 쌈싸먹는 식은밥에 꽁보리밥.....
여기 시비를 세우고 나서는 찾는 이들에 발길이 좀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맨위에 사진에 글이 붙었구나 싶었습니다.....
'임길택' 샘~ 아~ 제 기억에도 그 선생님에 기억은 아직도 뚜렷합니다.... 직접 저와 사제지간은 아니였었지만....
그 분을 알기전부터 저와는 나름 깊은 인연이 있었는데~ 뭐 이런거 다 쓸라면 한도 끝도 없고~~~
시비 아래에 방명록을 하나 준비해주는 스님에 센스~
함석을 말아 비에 젖지 않도록 나름 신경을 꽤 많이 쓰셨습니다.... 그 방명록을 펼쳐 보니....
시비 앞에 배깔고 누워 한참을 처자와 많은 얘기들을 했습니다.
종교를 넘어 정치를 넘어 이성고민도 나오고, 궁시렁 궁시렁~~~
"자~ 발한번 올려 보소~ 하늘한번 딛어 보이소~ "
어찌 두발이 하늘에 닿겠습니까만......... 그날만큼은 내 마음부터 몸까지 세상시름 잠시 잊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것
같습니다....
잔듸밭에 누워 보이는 하늘을 그대로 찍어봤습니다....ㅎㅎㅎ
느낌이 오시나요?
시비 앞에는 생강나무 한그루도 있고.....
잔듸에 그대로 누워 고개만 젖히고 찍은 사진입니다.....
스님 방에 한쪽 벽면을 타고 오르는.... 능쿨인데... 이름을 모르겠네요~
ㅡㅡ;
보이시나요? 뭐가 뿌시럭 거려 봤더니 도마뱀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잡으면 꼬릴 띠어놓고도 도망치는 녀석이라 차마 잡지는 못했습니다.
햐~ 사진 잘~ 찍었다..
한참 웃었습니다....
불이 안들면 부채질 해~ ㅋㅋ 맞는 말이긴 하지만......
첫댓글 사진을 올리며 적는데 왜 한글이 안적히고 계속 영어만 될까요? 그래서 걍 중간이후로 냉무...
정말 느낌이 팍팍 옵니다. 한 번 가보고 싶은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