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과학자들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강한 확산력을 갖춘‘H9N2’라는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인류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H9N2 바이러스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 내 가금류와 돼지를 비롯한 일부 동물들에게서 발견됐으며 홍콩에서 최소 4명의 어린이들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은 미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보고서를 발표, “H9N2 AI 바이러스는 그동안 서서히 발전하고 변형돼 왔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 내 가금류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어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표면에서 검출된 Leu226로 알려진 아미노산이 질병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H9N2 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독감을 일으키는 H3N2 바이러스와 접촉할 경우 전염성이 더욱 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H9N2 AI 바이러스 전염 확산의 위험성을 규명하기 위해 흰족제비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연구팀은 H9N2 바이러스는 아주 미세한 변이만으로도 그 독성과 전염력이 더욱 높아져 흰족제비들 사이에서 쉽게 전염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H9N2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는 증거는 발견해 내지 못했지만 이 같은 바이러스는 여러 호흡기 조직에 복제될 수 있으며 'H3N2'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H9N2 바이러스의 확산이 인류에 치명적인 결과를 자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3년 말 이후 가금류와 접촉 후 치명적인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인 H5N1에 감염돼 사망한 이는 230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