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에게> 김소연, 아침달
영리한 시집이다. 표지와 제목 선정이 좋다.
i는 김소연의 소외된 자신일 것이다.
양들 사이의 늑대 한 마리가 그려진 표지 그림은 반복과 불안을 드러낸다.
아마도 i는 내 안의 늑대일 것이다.
김소연의 단어들은 그 자체로 멈추지 않고 미끄러지고 말려들어가며 서성인다.
그럭저럭 밀폐된 도시성 속에 성장하고 길들어버린 현대도시인의 자아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런 연민에 대해 별로 호감을 갖고 있지 않지만 부정할 순 없겠다.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결국 i를 만들어낸 작가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 차례 =
1부 | 그 좋았던 시간에 대하여
다른 이야기
코핀 베이
경배
손아귀
바깥
누군가
꿈에서처럼
편향나무
출구
냉장고의 나날들
사갈시
기나긴 복도
i에게
쉐프렐라
2부 | 동그란 보풀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노는 동안
동그란 흙
우산
너머의 여름
있다
뭇국
유쾌한 얼굴
남은 시간
새장
돌이 말할 때까지
지금은 없는 피아노 위에
스웨터의 나날
3부 | Mean Time Between Failures 평균 고장 간격
가방 같은 방
제로
너의 포인세티아
관족
밀고
과수원
우리 바깥의 우리
내 방에서 하는 연설
MTBF
방법들
대개
유월 오후의 우유
발문 | 잠잠이 이야기―유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