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11신 - 가족에 대하여

[최가온]

 신년을 맞아 아들에게 아기편지에 올릴 글 한편을 부탁했다. 고민하는 엄마를 위해 기꺼이 귀중한 시간을 들여 글을 보내준 동훈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제게 ‘성장’과 맞닿아 있는 단어입니다. 태어나서 가족을 통해 사람을 배우고, 가족을 통해 세상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배움을 바탕으로 저는 가족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제게 가족이라는 단어는 가장 큰 배움터이자 배움을 실천하는 장소입니다.

 어렸을 적의 가족에 대한 기억 중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주말마다 집 앞 주차장에 갔던 것입니다. 지금도 뚜렷하게 기억하는 그 장소에서 아빠와 공을 가지고 놀았던 시간들이 가장 크게 기억납니다. 아빠와 함께 혹은 누나와 함께 나가서 공놀이를 하고, 돌아와서 식탁에 모여 오늘 했던 일들을 기억하며 함께 밥을 먹는 순간이 생각납니다. 아빠가 잠을 왜 오래 주무시는지도 이해하지 못할 시절이었지만 아빠가 침대에서마저 놀아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것보다 조금 커서 학생이 되었을 무렵의 저는 확신에 차있었습니다.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확신, 그 무렵의 학생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제게는 저만의 확신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판단에 대해 종종 의문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의 저는 불만이 가득했고 조금 더 크기 전까지 그 생각들은 항상 제게 남아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바꾸어놓은 사람은 다름 아닌 누나였습니다. ‘부모님도 한 명의 사람이다.’ 그 말을 듣고 이해할 즈음, 저는 가족을 달리 보게 되었습니다. 나와 함께하는 부모님과 누나가 ‘나를 위한 가족’이 아닌 ‘나와 함께하는 가족’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은 저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시고, 무조건 괜찮은 사람도 무조건 나를 위해야하는 사람도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어린 저를 배려해주시는 분들이라는 사실을 20살이 넘어갈 즈음에 되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이해가 저와 부모님의 관계를 크게 뒤바꾼 것은 아닙니다. 이해는 제가 조금 더 행동해야하는 이유를 만들어주었고 부모님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엄마의 취미나 친한 이모들 그리고 엄마가 기억하는 꿈까지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생각을 건네기도 하고 그저 같이 웃기도 합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투성이인 아들이지만 그래도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꿈 많은 엄마, 예전의 꿈을 항상 아쉬워하면서도 아들과 딸이 잘 되는 것을 가장 뿌듯해 하는 우리 엄마. 아직도 어리디 어리고 철없는 아들이지만 아들로서. 또한 함께하는 가족으로서 언제나 엄마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늦었다고 생각 마시고 언제든 바라는 게 있다면 도전해보세요. 항상 저희가 응원하고 있을게요. 사랑합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부모님을 위한 글을 적는다는 작은 행복과 함께 글을 마칩니다.

-최가온 씨 아들 올림-   

[날아(捏娥)]

아우! 감동의 물결에 휩쓸려 헤어나오지 못할만치 +감동입니다.성장과정과 함께 가족의 의미를 깨달으며 한층 더 다가가는 우리 최가온 님의 이쁘고 대견하고 멋진 아들.자랑스럽습니다.

[날아(捏娥)]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해되며 최선이고 오로지 사랑인 가족..부럽습니다.

[한아]

아란 언니~~ 정말 아들 잘 키우셨네요. 아들이자 친구이자 삶의 동반자로서 든든하고 믿음직하고 사랑스런 동훈이가 있어서 언니가 더 행복하실 것 같아요. 언니 가정에 따뜻하고 행복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훈훈함을 느낍니다.

[이계양]

가족에 대한 동훈 군의 글을 일고 행복합니다. 가족에 대한 이해가 바로 배움이요, 실천의 무대임을 설파하는 마음이 참 소중합니다. 또 엄마의 고민을 가족의 일원으로서 함께 해결에 나선 동훈 군과 아들에게 고민을 말할 수 있는 가온 님의 관계가 참 애틋하고 아름답네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자 부러운 마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네요. 그 엄마에 그 아들이라고해야겠지요. 작고 보잘 것 없는 듯한 일이지만 내 일처럼 크고 대단한 일로 여기고 함께 해 줄 때 진정한 가족이요, 이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이 생각나는 소중한 글입니다. 동훈 군, 사랑합니다.

[금세담]

언니의 늘 기운 넘치는 에너지들이 가족사랑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입니다^^
잘 읽었어요~동훈이 말을 많이 들어선지 반갑네요~~

[leehan202]

듣던대로 참 잘 자라서 대견한 아들이 되었군요.
바라만봐도 흐믓할 아들이겠어요.
부모를 진정 이해하며 사랑하는 마음과 부모의 올곧은 사랑과 반듯한 가르침이 있어 훌륭한 청년이 되었을것이예요.
가온의 가정에 희망과 행복이 샘솟듯 함께할거예요.
자랑스럽네요.

[취원]

'나를 위한 가족이 아닌,나와 함께 하는 가족' 말이 계속 머리 속에 머무르네요.
참 생각이 깊은 딸,아들이예요.평소 가온씨의 성정을 보는듯, 자녀들의 조리있는 사고가 어른을 깨우치게 합니다.
소중한 글 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

[egg 3151]

참 속깊고 사려심많은 아들인것 같습니다
가온씨가 행복해 보인것이 이해됩니다
많이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