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엘리리 퀸
예전에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다 보면,
X의 비극이니 Y의 비극이니… 가끔
이런 책을 보곤 했었어.
제목이 독특하네, 이러면서 책 소개를 대충 보니,
책제목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이 추리
소설이었단다.
나중에 기회 되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어.
아빠가 위에서 이야기한 2권의 책을 예전에 사두었거든.
아무래도 X가 알파벳 순서상 먼저니까 <X의 비극>을 먼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
소설을 읽기 전에 이번에는
책에 대한 소개와 이 책을 쓴 지은이에
대해 자세히 읽어봤어.
아빠는 엘러리 퀸이라는 분의 소설은
처음이거든.
그런데, 놀랍게도 엘러리 퀸은 두 사람이더구나.
그러니까, 엘러리 퀸은 필명인데,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라는 두
사촌 형제가 공동 집필한 소설의 필명이야.
오,
놀랍구나.
그들 둘이 쓴 첫 번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엘러리 퀸이었는데,
그 주인공을 필명으로 해서 소설을 출간했다고
하는구나.
독특하면서 기발하신 분들이구나.
이번에 아빠가 읽은 <X의 비극>은 드루리 레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4부작 중에 첫 번째 소설이란다.
X의 비극, Y의 비극 말고 Z의
비극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마지막 4부는 <드루리 레인 최후의 사건>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4부작이 처음 출간될 당시에는
엘러리 퀸이 아닌 바너비 로스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대.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는 또
다른 필명으로 출간한 것이야.
엘리리 퀸이라는 필명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는데,
그 필명을 숨기고 새로운 필명으로 소설을
내다니..
X의 비극이 출간(1932년)이
된 지 8년 뒤 재출간할 때
지은이는 엘러리 퀸이라고 정체를 밝혔다고
하는구나.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들이구나.
그런데 한 소설을 두 사람이 같이 집필하면
어떤 식으로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사촌 지간이더라도 사이가 좋지 않으면
같이 한 소설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말이야.
정말 놀라운 분들이구나.
자,
그럼 이제 X의 비극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1. 드루리 레인
이 소설의 주인공은 60살의 원로 연극 배우 드루리 레인이라는 사람이란다.
추리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니, 이 사람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탐정 같은 사람이야.
단지 직업이 은퇴한 원로배우라는 것이지.
이 사람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나이 먹은 셜록 홈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드루리 레인이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이제 한 권 읽었지만,
이 소설에 드루리 레인이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
셜록 홈즈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소설 속 셜록 홈즈가 나이 먹게 되면
드루리 레인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
브루노라고 하는 지방 검사와 섬 경감은
햄릿 저택에 살고 있는 드루리 레인을
찾아왔어.
예전에도 드루리 레인이 사건에 도움을
준 적이 있었거든.
최근에 발생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도움을 청하려고 왔어.
아참,
드루리 레인은 나이를 먹으면서 귀머거리가 되어서
사람들의 입술 모양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완벽하게 알 수 있다고 하는구나.
아무래도 오랫동안 연극을 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
입 모양을 보지 못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멀리서 이야기하는 것이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입 모양만 보인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단다.
…
그럼 다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게.
할리 롱스트리트라는 주식 중개인이자
사업가가
체리 브라운이라고 하는 젊은 여배우와
약혼 발표를 위한 파티를 열었어.
동업자인 존 드위트를 비롯하여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였는데,
호텔에서 파티를 열던 그들은 롱스트리트의
집에 가서 만찬을 하자면서
집으로 이동을 했단다.
오늘날 같으면 고급승용차를 타고 이동을
했겠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 초반이란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 전차를 타고 이동했어.
그런데 전차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지.
할리 롱스크리트는 무심 결에 자켓의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무엇인가에 찔린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고 2~3분만에 죽고 말았어.
이 전차에 경위 한 명이 타고 있어서
단순한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빨리 수습하였고, 승객들을 내리지 못하게 하고 차고로 이동했어.
섬 경감에게 연락을 해서 섬 경감이
이 사건을 맡게 된 거야.
섬 경감과 경찰들은 전차 내부를 조사하고,
손님들을 일대일 조사를 했어.
특히 롱 스트리트의 일행들은 별도 조사를
했단다.
하지만 특이점이나 단서를 찾지 못했단다.
롱스트리트의 주머니에는 누가 넣었는지
모른 밤송이 같이 생긴 물건이 있었는데,
그 물건에 독이 묻어 있었고 그 독에
찔려 죽은 것은 보였어.
2. 용의자의 죽음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섬 경감은 조사를
하기 시작했어.
롱스트리트의 동업자인 존 드위트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존 드위트가 용의자 선상에 오르게 되었지.
사건 당시 같은 전차 안에 있었고, 접근하기도 가장 쉬웠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사이가 좋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거액의 돈을 빌려주기도 했어.
그리고 롱스트리트가 존 드위트의 부인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어.
여러모로 존 드위트가 의심스러웠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단다.
며칠 뒤 익명의 투서가 날아왔어.
전차 안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에 대해
알고 있고,
그가 한 짓도 봤다는 내용이야.
며칠 뒤 선착장에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어.
이런 일련의 내용을 섬 경감은 드루리
레인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어.
…
그리고 며칠 뒤 선착장에서 경찰들은
몰래 대기를 했어.
드루리 레인도 그곳에 있었단다.
약속 시간이 살짝 지난 즈음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배가 하나 있었는데,
갑자기 그 배의 상판에서 한 사람이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어.
그런데 그 사고는 사고가 아니고 살인
사건이었단다.
떨어진 사람을 건져 올렸더니,
얼굴에 흉측하게 공격을 당하여 죽은
이였어.
그리고 그는 다름 아닌 롱스트리트가
죽었을 당시
전차를 몰았던 운전사 찰스 우드라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배에 존
드위트도 타고 있었단다.
강력한 용의자 존 드위트 말이야.
자,
이제 그럼이 그려지니?
찰스 우드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다고
편지를 익명으로 보냈고,
찰스 우드는 경찰을 만나러 가는 배
안에서 살해를 당했어.
그리고 그 배에는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의
용의자 존 드위트가 타고 있었고 말이야.
찰스 우드의 주머니에서는 존 드위트의
담배 종이였나? (아빠의 기억 가물가물)
아무튼 존 드위트의 것이 있었어.
이런 정황으로 존 드위트는 범인으로
기소했어.
물론 드루리 레인은 성급한 판단을 하지
말라고 섬 경감에게 조언을 했지..
존 드위트는 범인이 아니고,
자신이 조사하고 있는데, 확신이 설 때 이야기해준다고…
그런데도 존 드위트는 그대로 기소가
되었단다.
…
존 드위트의 변호사 라이먼이 레인을
찾아왔어.
아무래도 존 드위트는 불리한 상황이었어.
레인은 그 불리한 상황을 한방에 뒤집어
엎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단다.
존 드위트가 범인이 아닌 명백한 증거.
그 도움은 재판장에서 변호사 라이먼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었고,
검사 측에서 시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그렇게 존 드위트는 무죄로 풀려 나게
되었어.
그냥 조용히 집에서 지내고 있지.
그렇게 무죄로 풀려난 것을 기념한다고
존 드위트는 축하파티를 했어.
레인도 초대되어 갔는데…
일행이 다 같이 집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그만 존 드위트가 또 죽고 만 거야.
이번에 가슴에 총을 받고 죽었단다.
마지막으로 존 드위트와 일대일로 대면한
사람이 마이클 콜린스라는 사람이었어.
마이클 콜린스는 롱스트리트와 사업을
하고 손해를 본 사람인데,
롱스트리트가 죽자 동업자인 존 드위트에게
손해 배상을 요청했건 거야.
마이클 콜린스와 마지막 만남을 갖고
죽었으니
이번에는 마이클 롤린스가 용의자로 몰리는
것은 당연했단다.
3. 범인이 될 수 없는 이가 범인
다음날 집에 머물고 있다가 마이클 콜린스는
경찰에 잡히게 된다.
마이클 콜린스는 당연히 무죄를 주장했단다.
읽은 이들도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을 거야.
추리 소설에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은 범인이 아니거든.
(그걸 역이용해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결국 범인으로
결론 짓는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단다.)
자,
그럼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일
텐데..
그 범인을 찾으려면, 먼 과거를 뒤져야 한단다.
롱스트리트와 존 드위트가 사업을 하기
전부터 캐야 하는 거야.
그들이 우루과이에 있었을 때부터 말이야.
이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면 완전 스포일러가
되는데…
나중에 아빠의 기억력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서
스포일러지만 짧게 이야기해볼게.
…
스토프스라는 사람이 있었어.
그가 망간 광산을 발견되어, 크로켓, 롱스트리트, 드위드와
동업을 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동업자 중에 크로켓이라는 사람이
스토프스의 아내를 죽이고
스토프스에게 누명을 씌웠어.
그래서 스토프스라는 감옥에 가게 되었지.
후에 감옥을 탈옥한 스토프스는 복수를
위해 미국에 오게 되었단다.
롱스트리트와 드위트의 죽음은 이런 스토프스의
복수극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거야.
스토프스가 미국에서 본명으로 돌아다니지
않았겠지..
얼굴도 변장하고 이름도 가짜 이름으로
다녔겠지.
그렇겠지?
아빠가 오늘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 속
등장 인물은 많이 소개하지 않았지만,
오늘 소개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 바로
범인이란다.
오늘 이야기한 사람들 중에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
좀더 큰 힌트를 주면 범인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바로 범인이란다..^^
….
X의 비극… 생각보다 괜찮았단다.
아참,
왜 제목이 X의 비극이냐?
존 드위크가 죽으면서 손가락을 x모양으로 하고 죽었기 때문이야.
그것은 죽으면서도 범인을 가리키는 단서를
남기고 싶었던 거지..
나중에 Y의 비극을 비롯하여 드루리 레인 4부작을 모두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이만…
올해도 한 달밖에 안남았는데,
아빠가 목표가 책읽기 권수를 채우기가
버거울 것 같구나.
치사하게 얇은 책들만 읽어볼까? ^^
PS:
책의 첫 문장: 눈 아래 저 멀리서 우울한 안개에 싸인 허드슨 강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섬 경감과 본인이 내일 아침 10시 30분 심심한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비공식적으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관한 귀하의 의견을 묻고자 방문할 것임.
책제목 : X의 비극 [원제:The
Tragedy of X(1932년)]
지은이 : 엘러리 퀸
옮긴이 : 서계인
펴낸곳 : 검은숲
페이지 : 484 page
책무게 : 252 g
펴낸날 : 2013년 05월 14일
책정가 : 13,000 원
읽은날 : 2019.11.09~2019.11.12
글쓴날 : 2019.11.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