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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몽
많이 피곤하다. 눈까지 침침해지면서 13척에 달아놓은 찌가 아른거린다.
찌에 나타나는 미세한 오르내림. 물살에 의한 것인지 붕어쉐이들의 건드림에 의한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가끔 잔잔히 밀려오는 파문이 마치 최면을 거는 것 같다.
세월의 흐름이 상념의 피부를 거칠게 훑고 지나가는 요즈음이다. 시간은 마치 눈 앞의 강물처럼 인정사정 없이 흘러간다. 그 흐름이 현실의 강물처럼 눈에 보이는 것 같다.
나에겐 회한만 남겨 놓은 채, 무자비하게.
우울함이 밤낮처럼 왔다 갔다 한다.
“연못가 봄풀의 꿈을 채 느끼기도 전에
계단 앞 오동나무 잎에는 이미 가을 소리가 들린다.“
어느 선인이 노래한 경계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아 귀벌레 현상처럼 자꾸 읊조리게 된다.
온갖 잡념에, 잡념이라고 해 봤자 세월의 빠름, 그로 인한 이제까지 살아온 내 삶의 허망함, 앞으로 펼쳐질 혹은 주어질 내 남은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걱정, 근심, 동경 같은 것들이지만.......
무겁다. 내가 이루어야 할 삶의 무게가 많이 무겁다.
오랜만에 “천원빵”의 탐욕과 그로 인한 긴장에서 벗어나 순수한 입질만 기다리는 이 순간이 몸의 노곤함과 함께 감미롭기조차 하다.
요즘 너무 무리하는 것 같다. 마치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앞뒤 재지 않고 달려왔던 지난 며칠.
연속 8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렇게 찌만 보고 몇 시간씩 앉아 있으니 어찌 힘들지 않을 수가 있을까. 오늘은 이벤트만 끝나면 보따리를 싸야겠다.
피곤하다.
눈은 찌를 보고 있고 손으로는 낚싯대는 잡고 있지만 몽롱한 상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수면을 스치는 안개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졸린다.
순간, 기다릴 때는 오지 않다가도 잠시 딴 짓 하려고 낚싯대에서 손을 놓으면 ‘꿈벅’하고 들어오는 입질처럼 전화벨이 울린다.
“따라라라라 따라라” 언제 들어도 푸근한 느낌의 음악 소리. 미뉴엣.
내 전화기에 입력되어 있지 않은 전화번호다. 지역 번호 051이면 부산인데, 모르는 번호,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예! 오동나뭅니다.”
“헬로우? 이즈디스 오동? 하우 아 유! 마이 네임이즈 안졸리나 졸리나! 아유 프리 투나잇?”
나의 청력이 의심스러워진다. 이게 무슨 ‘귀신 머리 풀고 스타크래프트 하는 소리’여? 목소리에 참기름을 바른 듯, 마치 지렁이를 만질 때처럼 미끌미끌한 느낌의 목소리가 전화기 속에서 흘러나온다.
이게 무슨 소리지? 안녕하세요? 나의 이름은 안졸리나 졸리나입니다. 오늘 밤 자유로우십니까? 뭐여? 미국 여자 배우, 그 안졸리나 졸리나? 그 아이가 나한테 무슨 일로 전화여? 그리고 ‘오늘밤 한가하십니까?’ 도통 알 수 없는 소리에 혼란스럽다.
“반야님! 전화기에서 어떤 여자가 영어로 뭐시라 뭐시라 하는데 영어 좀 들을 수 있지요? 이거 한 번 받아보이소. 뭐라카능가 함 들어보소.”
옆에 앉아있는 반모님께 전화기를 건네준다.
“뭔데요? 함 보입시다. 으흠! 헬로우!...... 예스! 으흠! 노우! 야! 마이네임 이즈 반야! 예스! 히즈 프렌드....... 코리안 에어라인! 예스! 티처 오동나무! 야아.......! 모바일 폰? 예스! 으흠! 하! 하버드? 오, 굿! 롱 타임 리스펙트? 롸잇트!...... 오케이.......! 아하! 투데이? 코리아? 해운대? 하하하하하하하하! 무비? 헌팅? 예스 아이 씨.......! 땡큐! 투나잇? 흐흐흐...... 올 라잇! 아하! 아하하하하하하! 투모로 모닝! 노노노! 으흠!”
통화 내용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반야님께 묻는다.
“누구랍니까? 뭐라카능교?”
“아, 잠깐만요! 투나잇? 일레븐 어클락, 오케이! 조선 비치....., 룸 넘버, 나인 헌드레드 써티 투! 로비...... 안졸리나 졸리나! 샤워......? 오우, 프레젠트! 워크 얼론? 아하! 씨리즈 독보! 에잇? 투에니원 풀셑 엔드 클램프......! 재팬 시마노! 퍼 미? 피싱롯드! 퍼 미? 텐 엔 피프틴? 오우 탱큐 베리 마치......! 오우! 핫 나잇? 으흐흐흐! 굿! 오우 노! 아엠 쏘리! 아엠 비지 투나잇! 예스! 아하! 오케이! 아이 완 투씨유 어게인! 굿 나잇!”
“누구라카는데요? 뭐라카능교? 안졸리나 졸리나가 맞다캅니까?”
“송쎔! 무슨 이런 일이 있능교? 송쎔 오늘 땡 잡은 것 같은데요? 가만히 들어보니까, 지는 미국 영화배우 안졸리나 졸리나인데 한국에 영화 촬영지 헌팅 겸 관광을 왔는데 예전에 하바드에서 몇 달 동안 함께 하면서 느꼈던 송셈의 덕망과 인품과 외모와 정력을 오매불망 잊지 못하고 흠모하던 중, 일생에 한 번만이라도 송셈을 다시 한 번만 더 직접 만나 뵙고 인사도 드리고, 몸도 드리고 송셈 좋아하시는 선물도 드리고 싶어서 지금 해운대에 와 있다 캅니다. 촬영지 헌팅이니 관광이니 하는 것은 다 핑계고 오로지 송셈 뵈오러 오늘 오후에 한국에 왔는데 두류 베리모어하고 둘이서만 스텝들 몰래 왔다카네요. 송셈 핸드폰 번호 수배하느라 몇 시간이 걸렸다고, 그래서 전화가 늦었다고. 그라고 중요한 것은 오늘밤 11시에 해운대 조선 비치 932호실에서 깨끗이 샤워하고 가슴 두근거리며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겠답니다. 로비에서 부르시면 득달같이 모시러 내려오겠답니다. 부디 꼭 오셔서 성은을 베풀어 주신다면 지 일생에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면서 간곡히 부탁하네요. 부끄럽지만 미국에서 오던 중 일본에 잠시 들러 쎔 드리려고 쎔 좋아하는 시마노 낚싯대 독보 8척부터 21척까지 하고 보천원 클램프, 받침대 풀셑으로 사왔답니다. 약소하지만 받아주셨으면 정말 고맙겠답니다. 그라고 대한 항공에 있다던 쎔 친구가 본인이냐 묻더니, 요즘, 감사니 혁신이니 정상근무니 하면서 ×뺑이치고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다면서 내꺼도 독보 중고로 10척하고 15척 두 대 사왔다네요. 그라고 내 보고도 오늘밤 함께 오랍니다. 지가 쎔하고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을 때 두류 베리모어가 혼자 심심할테니 위로나 좀 해 주랍니다. 같이 술이나 마시든지 아니면 옛날 화려한 경력을 되살려 그 가시나 홍콩이나 몇 번 보내주든지 그건 마음대로 하라카네요! 흐흐흐흐! 근데 나는 안 갈랍니다. 오늘 밤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리. 오해 마시고 셈 혼자 가보이소! 얼릉 철수 준비 하이소!”
“ 송쎔! 송쎔! 낚싯대! 낚싯대! 고기가 물고가삣다! 쎔 찌 안 보고 뭐하능교? 잤습니까? 깜빡 졸았능교? 아까 보니까 고개 푹 숙이고 앉아 있는 것 같더니만 낚시는 안 하고 졸았는가베! 그나저나 찌가 안보이는데? 낚싯대도 안보이고! 고기가 아직 물고 있는 갑따! 쫌 있으면 떠오르겠지! 근데 낚싯대까지 끌려 갔으니 안 떠오르면 큰 일인데! 독보 열세 척 아잉교!”
“ 어어 내 낚싯대! 독보! 독보! 아! 이기 뭐꼬? 존다고 입질도 못보고 낚싯대도 뺐기고. 우우 재수야!”
“가만 있어 보이소. 고기가 물고 있으면 찌가 떠오르겠지요! 지가 어디 가겠습니까? 가봐야 사송 물속이지! 안 떠오르면 사송 1호지 물 다 빼삐면 되지 뭐! 쫌만 기다려 보이소! 어! 저쭉에! 수상 끝에 찌가 쑥 올라왔다가 내려가네! 아직 물고 있는 갑따! 힘이 좋은 것 보이 쫌 큰 놈 같네요. 잡으면 등위권 안에 들겠는데!”
“어어! 쎔 받침대 주걱 앞에 찌 하나 왔네! 송쎔 찌 맞네! 빨리 건지이소! 자! 요기 뜰채 있슴다! 빨리 건지 내이소!”
아득바득 우찌우찌 힘들여 뜰채 프레임으로 줄을 걸고, 당기고, 낚싯대를 잡고 겨우겨우 손잡이를 잡는다. 아직 붕어쉐이 달려 있다. 지긋이 당겨보니 요놈 당찬 힘으로 째고 나가려한다. 흐흐 요놈아 이 낚싯대가 보통 낚싯댄 줄 알아? 독보여! 하면서 서서히 여인네 가슴 주무르듯이 조심스럽게...... 그리고 드디어 뜰채에 담는다.
그런데 안졸리나 졸리나는 어디 간 것인가? 정녕 그것이 꿈이었단 말인가?
독보 세트니 보천원 클램프니 다 한 바탕 꿈속의 옹알이었단 말인가?
딸려간 낚싯대에 신경 쓰느라, 뜰채 속 붕어쉐이 중량 가늠하느라, 또한 속 보이는 꿈의 허망함에서 벗어나느라 온통 정신이 없는데 부러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반야님 외친다.
“ 오우! 대박! 싸이즈 좋고, 배 빵빵하고 350 충분하겠는데요!”
“ 빨리 계측하러 가이소! 챔질해서 잡았든, 낚싯대 끌고 간 놈 뜰채로 건져내서 잡았든 잡은 건 잡은 깅께, 빨리 들고 가보이소! 이벤트 끝날 시간 오 분밖에 안 남았습니다. 고쉐이 봉께네 예감이 좋은데요?”
낚싯대 차고 나간 놈으로 계측을 한다는 것이 조금은 석연찮고 무안한 느낌이지만 옆에 앉은 반야님 폼푸질로, 아니 솔직히 말해서 순전히 상품에 눈멀어, 일등상품 낚시가방과 보조가방 셑트에 대한 탐욕으로, 진정 쪽팔리지만 본부석으로 붕어쉐이 들고 나간다.
조금이라도 무게가 더 나가도록 심판석으로 가기 전에 뜰채와 붕어놈을 물에 한 번 깊숙이 담갔다가 빼내는 동작도 잊지 않고.
뜰채에 담은 붕어쉐이를 들고 나가는데 현재 349.95g으로 일등을 달리고 있는 노란빨강머리 멋쟁이 양사장님과 349.74g으로 2등에 올라 있는 쌍디 선수가 흘끔흘끔 뒤돌아본다. 걱정 근심 불안 시기심 섞인 시선으로......
흐흐흐! 양사장님 하고, 쌍디 오늘 죽었어! 요놈은 분명 쟈스트 350이여! 이때까지 옆에 앉기만 하면, 아니 멀찍이 떨어져 앉아서도 이러쿵 저러쿵 점잖은 사람 간 뒤집어지는 소리만 하더니 오늘은 이 붕어쉐이 한 마리로 진정 오동나무의 매운맛을 혀가 얼얼하도록 맛볼 수 있을거여 하는 마음으로 의기양양 본부석으로 붕어쉐이를 모신다.
“아! 좋아요! 느낌 좋은데요. 빵 좋고. 어서 올려보세요!”
심판관 김만만 선수, 처음엔 ‘흐흐 송선생니임 들고 오는 고기야 뭐 다 거기서 거기지 중량 달아 보면 뭐혀? 280 아니면 300정도?’ 하는 조롱 숨긴 다소 미심쩍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허나, 아뿔싸! 들고 온 붕어쉐이를 보더니 내심 놀라는 표정이다.
수많은 계측 경험으로 이제 붕어쉐이놈들 딱 보기만 하면 거의 정확한 g수가 통밥이 가는데, 이건 심상치 않다는 표정이다. 그래 좋은 징조다.
이제 낚시가방과 보조 가방은 내거다 하는 생각으로 저울에 올리는데, 액정에 나타나는 숫자 349, 350, 349, 351, 350 왔다 갔다 꿈벅꿈벅한다.
오! ♬바람아 멈추어라! 촛불을 지켜다오♬! 떨리는 마음으로 조용필 노래 한 자락 웅얼거리는데 순간 350! 숫자가 멈춘다.
“와우! 350! 350! 정확히 350g! 드디어 해 내셨습니다. 송선생님 에누리 없이 350g 맞추셨습니다. 송선생님 127등에서 1등으로 올라가십니다. 축하합니다아!”
“잠깐 잠깐! 송선생님은 졸다가, 대도 놓치고 물고 들어간 놈을 잡아서 계측했는데. 그래도 되는 겁니까? 이거 주최측의 농간 아니야?”
멀리서 노란빨강머리 스타일리스트 양사장님, 천막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큰 소리로 불만 섞인 고함소리 내지르시는데 그래도 얼굴에는 웃음기 가득, 그려 이 세상은 아주 아주 재미있는 곳이여......
그에 장단 맞추시는 심판 대장 엄띨짱님의 맞장구.
“낚싯대 물고 들어간 놈을 가지고 오셔서 굳이 계측까지 하시고 일등까지 탐내시는 송선생님의 인격이 약간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옆 조사님께 피해 입히지 않으시고, 떠 있는 고기 잡은 것도 아니고, 자신의 낚싯대로 정당하게 잡아오셨으니 인정합니다.
송선생님 350으로 일등 인정! 불만 있으신 분 있으세요? 그런 분은 헌법 재판소에 헌법소원하세요오. 인정! 인정! 축하합니다아! 송선생니임!”
이어 김만만 선수 자신만만하게 다시 크게 외친다.
그 외침 속에 약간의 비아냥거림이 느껴짐은 나의 자격지심인가, 탐욕에 휩싸인 나의 양심의 메아리인가 알 수 없다. 그러나 부끄러운 것은 잠시, 영광은 영원한 것, 이럴 때는 모르는 채 가만히 입 닫고 있는 게 상책이다.
“양사장님, 쌍디 선수님, 아깝습니다. 두 분 2등 3등으로 밀리셨어요! 분발하세요오! 자, 시간 3분 남았습니다. 다른 분들 빨리 잡으시고, 달러 오세요오. 시간이 없어요오! ........자 카운트 다운 들어갑니다. 십...... 구...... 팔...... 칠...... 육...... 오......”
“선생님! 그만 주무시고 일어나세요오! 낚시하셔야지요! 토요이벤트 곧 시작합니다!‘
눈을 뜨니 복사마 내 어깨를 흔들고 있다. 으!
점심 먹으면서 반주로 걸친 소주 몇 잔에 알딸딸해서 사무실 소파에 앉았더니 그냥 잠이 든 모양이다. 시계를 보니 벌써 5시. 담요 홑껍데기 하나 덮지 않고 족히 두 시간은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으스스 한기가 든다. 아! 모든 게 꿈이였어? 안졸리나 졸리나 같은 소리하고 있네. 니가 연속 며칠 동안 낚시를 하니 졸리겠나 안졸리겠나? 이 한심한 사람아! 독보 풀셑 같은 소리하고 있네!
복사마 한 마디 더 덧붙인다.
“점심 때 소주 몇 잔 벌컥벌컥 들이키시더니 참 잘 주무시네요. 잠꼬대까지 머시라머시라 해 감시롱! 흐흐, 안졸리나 졸리나가 어떻고 독보 풀셑이 어떻고 이벤트 일등 낚시가방이 날아다니고...... 아무튼 낮잠 주무시면서 잠꼬대 그리 많이 하시는 분은 처음 봤심더. 자 찐한 커피나 한 잔 하시고 정신 채리고 낚시하러 가입시다. 쎔! 요 며칠 동안 한 번도 등수에 못들었지예!”
이어서 사람 속 뒤집는 소리까지.
“아니, 그 가냘픈 몸매의 왕의 아들도 1등 먹고 쌀 타고, 낚싯대 몇 번 만져보지도 못한 그 제발 워리의 늘씬한 여자 친구도 쌀 타는 데 선생님은 뭐하시는 겁니까? 오늘은 컵라면이라도, 하다못해 치약 뚜껑이라도 하나 타야 할 것 아닙니까! 맨날 290, 310g! 오늘은 대박 한 번 터트려 보이소!”
인생만사 일장춘몽이다.
그리고 간절히 원하는 것은 꿈에도 나타나는 법.
사송 이벤트에 중독, 혹은 원한 아닌 원한이라도 맺힌 듯,
그러나
그것은 물질에 대한 욕심 때문만은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확언할 수 있는 것은 운(運)이 8, 9할을 차지하는 이벤트라 할지라도 그 행위에서, 그 상황에서 나라는 존재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비록 작은 상품이지만, 멋진 찌 움직임과 함께 내 노력과 시도와 기술의 결과물로 낚아내는 붕어에게서 느끼는 희열, 쾌감에 덤으로 주어지는 기쁨이다.
치약 하나, 세제 하나, 혹은 1년에 어쩌다가 한 번 받는 쌀 한 가마니에, 마치 나의 낚시 실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유아적 환상에 빠짐으로서 잠깐 동안이나마 삶의 고달픔을 이겨내는 좋은 치료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사송에 "쌀 타러" 간다.
끝으로 한 마디만 더.
거의 낚시에 미친 내게, 정말 좋은 놀이터를 만들어 주신 엄띨짱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집에서 가까워서 좋고
붕어쉐이 나올 듯, 안 나올 듯 감질나게 하는 그 감미로움도 좋고
특히, 운영하시는 분이 좋은 분이기에 사송을 찾으시는 분들도 모두 배려와 베풂과 겸양의 미덕을 갖춘 좋은 분들 뿐인 것 같아 더욱 좋은 그런 놀이터!
옛날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어느 교수님의 짧은 시 구절이 생각난다.
“꽃은 주면서도 웃고 있지만
벌은 받으면서도 운다.“
대충 이런 의미의 시였던 것 같은데, 꽃은 벌에게 꿀을 주면서도 항상 아름답게 피어 활짝 웃는 모습이지만 벌은 꿀을 받아먹으면서도 항상 앵앵거린다는 뜻이렸다.
욕심 많고, 불평 불만 많은 인간들을 풍자하는 그래서 스스로 반성하게 하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비록 이익을 위한 영업장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항상 손님들을 먼저 생각하고, 낚시꾼의 생각을 읽으려고 애쓰며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감소되도록, 나아가 꾼들로 하여금 항상 즐거운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애쓰는 엄띨짱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의 말씀을 전한다
엄띨짱님!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겪게 마련,
힘 내시고, 우리 낚시꾼들을 위해 더욱 애써주시길 바라며
생각하시는 계획대로 사업 더욱 번창하고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4. 5.14. 오동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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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쇠, 두드리다 보니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읽으시는 분들, 눈 아프고 머리 아프게 해서 미안스럽습니다.
대충 읽어 보시고 한 번이라도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하지만 김만만 선수께서는 2번 정독 하시고 A4 용지로 한 장, 댓글 잊지 마시도록!
역쉬나 잼있는 글로 씩~웃게 만드시는군요...ㅎ
ㅎㅎㅎㅎ~
세월호 사고 이후 강도높은 운송업에 대한 감사가 진행중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고 화장실도 참았다가 다니는데
쏭쌤의 글 읽고 시원하게 한번 웃어주고 또 회의하러 갑니다. 후다다닥~~
확실히 해요..
확인서 쓰지말고 ㅎㅎㅎ
살다보면 꿈인지 생시인지........이렿게 깨고깨다보면 어느새 한세월...........
입구에선 그리길어보이더니 출구가 다가오니 이리 짧은가봅니다.
꽃피는 봄날도 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로 달려갑니다.참 빠릅니다.^*^
지루하지않는 책한권을 마스터한 기분입니다^^~
눈을 부릅뜸...(카리스마작렬ㅎ)
씨~익 웃으심...(천진난만 소년같은ㅎ)
왕의아들의 느낌은 항상 ^방긋^입니다...
2탄을 기대해볼께요ㅎ
안녕 !!!!
언제나 밝은 부부금실 최고 !!!!!!!
행복 하세요..
독립 안하요??
아침 조회시간 지루하지않게 보냈네요^^
엊그저게 졸리 나한데 왔다갔는디...ㅎㅎ
졸리가 와그라는지 모르것네요 ㅎㅎ 제가 따끔하게 얘기했는디
한번씩 생가해봅니다 오동나무님을보면 미래에 내모습이아닐런지,,,
한결같은 오동나무님모습 그것이 인생인것 같습니다^^
지금처럼만하셔요 더도말고 덜도말고,,, 행복은가까이있습니다 꾸벅^^
오동선생 뽄 받으모 안된다.
내 뽄 받아야지 ㅎㅎㅎ
ㅎㅎㅎ
오랜만에 차분히 졸면서 상상하며 잘 보았소,,,
해운대까지 잘나가더만 뭐야~~~~~~~~
뿡낚 중독증이야 사송다니는 꾼 모두의 중병일테고,
그래도 나보다 났지 ..일주일에 건 50씩 꼬는데 본전 생각에 으으으
누구없소 웬수갚아 줄분 ㅎㅎㅎ
송선생님을 뵐때면 ,(쉼표)가 생각날때가 많습니다..송선생님 사랑합니다...
오동나무 송선생님, 낚시터에서 공식적으로 인사를 못드렸지만 사진으로 늘 뵈웠습니다. 노벨문학상이 왜 한국에서 안나오는지 ....너무도 현실감 있게 읽었습니다. 낚시 춘추에 연재 하셔도 아주 훌륭한 글 솜씨 이군요. 저는 영어선생님 출신 학원장 입니다. 언제 한번 공식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송선생님 곁에 있던 조 선생님은 수학 전공이며 고등부를 주로 하고 계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