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모델 핏의 티셔츠가 시크함의 대명사라면,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손가락으로 쓱쓱 문질러 바른 듯 무심하게 번진 붉은 입술이다. 공들인 티가 나는 순간 시크함은 사라진다. 거울 앞에서는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듯 계산된 메이크업의 단계들을 수행했지만, 거리로 나오면 마치 스마트폰을 귓불에 걸치고 바른 것처럼 ‘대충’인 척하는 게 스머지 메이크업의 묘미. “물든 듯 번진 입술은 가장 먼저 입술색을 다운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하나는 피부 메이크업을 하고 나서 파운데이션이 묻어 있는 퍼프를 입술 부위에 톡톡 두드려 스킨톤에 가까운 입술을 연출한다. 그 위에 연한 핑크색 틴트로 입술 전체를 물들이고, 매트한 립 펜슬로 입술 중앙 부위에 색을 입힌 뒤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립밤을 중앙 부위에만 발라 촉촉하게 마무리해요.”
눈가는 얇고 납작한 브러시를 사용할 것. “좌우가 아닌 아래위로 일정한 간격을 주어 툭툭 찍어 눈두덩 부위에 색감을 주고, 손가락으로 좌우로 문지르세요. 브러시를 이용해도 되지만, 특유의 질감을 살리는 데에는 손가락만한 도구가 없죠.” 쌩끄 드 보떼 황방훈 원장의 기막힌 스머지 메이크업 트릭은 그 다음이 진짜다. “납작하고 얇은 브러시로 눈앞머리와 꼬리 부위에 한 번 더 아래위로 툭툭 찍어 포인트를 주면 런웨이에서 걸어 나온 듯 에지 있는 눈매를 완성할 수 있어요.” 단, 눈두덩에 살이 많거나 너무 작은 눈은 부어 보일 수 있으니 마지막 터치는 피할 것. 여기에 크림 타입 블러셔를 광대뼈 부위에 톡톡톡 세 번만 찍어 발라보길. 속부터 밝은 혈색으로 차오르는 생기발랄 뷰티풀 걸이 탄생할지니!
1, 5 디올 5 꿀뢰르 트랜젯 에디션 344 아틀랑티크 6g 8만1000원.
2 맥 플레이랜드 캐주얼 컬러 13ml 3만원.
3 로라 메르시에 겟 잇 글로우 립글라세 와일드 플라워 4.5g 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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