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9 (목) 이동관 강행하는 尹정부… '야당 동의 필요없다'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이 유력해 보인다. 여기에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후임 통일부 장관으로는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산업부 장관 후임에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번 개각의 핵심 쟁점은 이동관 특보다. 야당이 이동관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 소식에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이번 개각을 두고 인사청문회에서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6월 28일 정치권에선 이동관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6월 29일 내각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큰데, 각종 부정여론과 공식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행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동관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설에 대해 “이동관 특보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동관 특보의 경우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정서가 예민한 자녀의 학폭문제가 불거진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대안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순신 변호사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하루 만에 낙마한 이유도 자녀의 학폭문제였다. 이동관 특보를 대체할 만한 후보인사들도 충분했다.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과 최근 국민권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도 방통위원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여기에 이동관 특보의 경우 MB정부 당시 언론탄압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 6월 20일 한국기자협회가 현직 기자 14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0%가 이동관 특보의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탄압에 앞장선 인물’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문건엔 이동관 특보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일할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방송사 공정보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좌편향 기기자들의 건전보도를 유도해야 한다는 요청사항이 담겨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관 특보의 임명은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이동관 특보 자녀의 학폭문제가 불거진 이후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동관 특보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야당 대표까지 나서 무차별한 카더라식 폭로를 지속하고 있다”며 “정치권부터 정쟁을 위한 무책임한 폭로와 가짜뉴스 생산을 멈춰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힌바 있다.
대통령이 새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하기도 전에 내정자로 거론되는 인사가 자신을 둘러싼 세간의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정면 반박하면서 청문회 정국이 연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이동관 특보가 대통령실 소속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동관 후보 개인이 아닌 대통령실이 반박 입장문을 기자단에 배포한 것은,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그의 후보자 지명을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 정순신 사태 때와 달리 이동관 특보의 자녀 학교폭력 문제의 경우 피해자와 화해를 했다는 점 등 때문에 대통령과 여당은 향후 논란이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특보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년여 만에 지금까지 14명이나 되는 장관급 인사의 임명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강행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많았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이상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대였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문재인 정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야당의 반대에도 34명의 장관급 인사의 임명을 강행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도 만만찮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년간 34명이지만, 현 정부는 2022년 5월부터 1년여 만에 총 14명의 장관급 인사의 임명을 인사청문 보고서 없이 강행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야당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바 있다.
고 주석중 교수 책상엔 ‘라면 스프’… “식사 시간도 아까워”
최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주석중 서울 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장남 주현영 씨가 추모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주석중 교수가 평소 연구와 환자를 보는 일에만 전념해온 일을 회고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6월 26일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주현영 씨가 추모객들에게 전한 감사 메시지를 공개했다.
주현영 씨는 “여러분께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저희와 함께해 주신 덕분에 아버지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별이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비통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께서 오셔서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셨는지 얘기해 주시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장례를 마치고 며칠 후 유품을 정리하러 연구실에 갔었다. 책상 아래 박스에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며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그렇게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환자 보는 일과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하시고 당신 몸은 돌보지 않던 평소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가슴 아팠다”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평소 주석중 교수가 환자를 생각했던 마음도 유품을 정리하며 그대로 드러났다. 아들 주현영 씨는 아버지의 유품 서류 속 평소 사용하던 만년필로 직접 쓴 몇 개의 기도문도 있었다며 ‘제가 환자의 치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위험한 수술이라도 ‘내가 저 환자를 수술하지 않으면 저 환자는 죽는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감당해야지 어떡하겠냐’고,‘확률이나 데이터 같은 것이 무슨 대수냐’고 그러셨던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현영 씨는 “여러분이 기억해 주신 아버지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가슴에 새기고, 부족하지만 절반만이라도 아버지처럼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애도했다.
한편 주석중 교수는 지난 6월 16일 오후 1시 20분께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주석중 교수는 평소 응급 상황에 대비해 병원 인근에 살며 응급 수술 등을 도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석중 교수는 지난 2020년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수술 난도가 어려운 대동맥 박리 치료 및 수술의 국내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서로 살고싶다고 난리”… 수변공원에 초고층 스카이라인
한강변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내용의 재개발을 추진 중인 성수전략정비구역 사업이 12년 만에 재개된다. 최고 50층 높이의 층수 규제를 풀고, 한강과 직접 연결하는 보행데크와 공원을 품은 수변친화 주거단지를 만들 예정이다. 갤러리아포레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트리마제를 비롯한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와 다양한 전시·공연장, 카페가 어우러지며 서울에서도 ‘힙(Hip)’한 지역으로 떠오르는 성수동 일대가 다시 한번 변신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고 6월 27일 밝혔다. 성수동은 과거 구로·영등포와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준공업지대였다. 하지만 계속된 노후화 탓에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다가 2007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사업 일환으로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사업은 이후에도 순항해 2011년 최고 50층 높이로 건물을 짓는 개발안이 결정 고시됐다.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이 시정을 잡으면서 사업 진행은 큰 암초를 만난다. 구역 내 4개 지구에서 정비사업을 동시에 시행해야 조성 가능한 대규모 기반시설이 많았던 데다 지역 내 이해관계, 정책·제도 변경 등이 복잡하게 맞물려 사업 진행이 사실상 멈춰있었다. 서울시는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주민협의체를 통해 지역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최근 바뀐 정책·제도를 반영해 4개 지구가 각각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
이번 계획안은 2011년 만들어진 원래 정비계획 이상의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했다. 우선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될 것을 가정해 기존에 최고 50층 이하(높이 150미터)였던 층수 규제를 풀었다. 서울시와 성수전략정비구역 조합 등에 따르면 이번 계획안에 따라 최고 높이 300미터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전략정비구역 한 조합 관계자는 “기존 50층보다 최고층을 높인 사업계획을 두고 조합원들과 의견을 모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예전 정비계획보다 땅 면적은 5만㎡ 늘리고, 가구수도 약 9% 이상 늘렸다.
강변북로로 가로막혀 있었던 대지 여건을 개선해 한강까지 걸어서 접근할 수 있게 만든 점도 특징이다. 자연스럽게 한강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단지 안에 입체데크를 조성하고, 단지를 중앙집중형으로 배치해 개방감과 한강 조망 가구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했다. 단지 내부에 입체데크를 조성하는 경우 건축법에 따라 데크 면적이 건폐율·용적률에 포함돼 개발 가능 공간이 크게 제한되지만,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 건폐율·용적률에서 데크, 하부개방형 커뮤니티시설을 제외할 수 있어 사업성이 올라간다.
서울시는 또 ‘성수역~한강 연결축’에 상업·업무·여가 기능, ‘서울숲~한강~뚝섬 연계 축’에 선형공원과 수변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기존 시가지 연계 축인 뚝섬로 변으로는 주요 공공서비스 기능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강 수변공원은 강변북로보다 높게 입체적으로 조성하고 단지와 연결된 새로운 석양 명소로 만들어낸다는 구상이다.
성수동 일대 재개발 계획 밑그림이 나오면서 개발업계에선 성수전략정비구역의 또다른 핵심 개발 계획인 강변북로 지하화가 가능할지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이 내놓은 종전 계획에는 강변북로를 지하화해 대규모 문화공원을 만들고, 성수동에서 한강으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보행로를 만든다는 구상이 포함됐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먼저 강변북로를 지하화한 480m 구간 상부와 기부채납한 토지 등을 이어 서울숲과 뚝섬유원지를 연결하는 1㎞ 띠 모양의 대형공원을 만들도록 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강변북로 지하화 문제는 향후 국토부 등과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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