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에야 수능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었고..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반짝" 생각을 해보긴 했었는데 한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남들이 하는만큼 공부라는걸 해보니 나름대로 재미는 있더라고요.
그냥 바닥에 있다가 조금 위로 올라온 기분이랄까.. -_-
공부를 "안" 할때는 내가 머리 나쁜 탓만 했는데
조금 하고 나니까 나름대로 공부라는것이 가장 "공평한" 승부인 것 같기도 하고.. (승부??;;)
성적은 뭐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지만 남들이 보기엔 똑같은 바닥이지만요.. -_-;;ㅎㅎ
여하튼 시작할때는 항상 뭐든지 불타오르죠.
3학년 두번째 모의고사를 보고나서 담임과 상담을 했습니다.
그때 점수가 300점대 중후반.. 뭐 늘상 그래왔던 거지만 희망 대학이라던가 희망 학과 같은건
물어보지도 않더군요.. (대신 버스비가 많이 들겠다는 말을.. 음.. )
맨날 바닥에 있어봐서 몰랐는데 공부 잘하는 애들은 참 기분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로 모의고사 점수가 조금 더 잘 나오기 시작했는데.. 온갖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거죠
담임 뿐만이 아니고 교과 선생님들까지.. -_- 사실 고등학교 들어와서 제 이름 외우는
선생님들 모습은 처음이라서 익숙하지 않으면서도 내심 기쁘더군요. (왜일까.. -_-)
그 뒤로 항상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전국에 수능보는 놈들이 한 65만명..
그중에 문과가 44만명이나 되는데 다 나와 똑같이 공부하고 있을꺼라고.
수능때 반짝 점수가 잘 나오길 바라는 주위 녀석들(;;)을 보면서. 정말 저런 것들은 인간 이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ㅋㅋ;;
여름방학 되기 전에.. 담임과 무진장 설전을 벌였습니다.
저 나름대론 학교 수업은 하나도 안 듣고 올린 성적이고.. (사탐과목은 필사적으로 들었지만;;)
학교도 학원도 과외도 아닌 혼자 공부로 성적을 더 올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방학때 학교를 나오냐 안 나오냐 하면서..
진짜 왠만한 선생님들이라면 귀싸대기를 때렸을텐데.. (맞을 각오도 하고 있었지만;;)
끝까지 말로써 저를 설득하려고 하는 담임 모습을 보니까 미안하기도 했지만 -_-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어짜피 학교에선 서울연고대 가는놈들 아니면 신경 쓰지도 않고
난 지방대를 갈망정 전문대는 가기 싫으니 학교 4년제대학 진학률에 포함될껀 뻔하고
재수 안할테니 그냥 신경 안쓰셔도 된다고..
이렇게 불타올랐었는데.
방학 내내 만화책과 친구하고 깸방에 다시 하루하루 출석을 하고 나니..
어느샌가 행운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책하나 달랑 펴놓고.. '아 수능때 외국어 수리 조금만 쉽게 나오면 좋겠다..'
'문법 찍은거 2개 이상 맞았으면 좋겠다..' 등등 말이죠..
이러다가 예수라도 믿게 되는건 아닌지.. 흠..
이제 월요일이면 학교에 나가는데 .. 성적 가지고 얼마나 개 무시 당할까를 생각해보면..
분명 "공교육에 대한 신뢰 부족이 초래한 성적 제자리의 표본 취급" 하겠죠.. ㅎㅎ
게다가 반장까지 해먹었습니다. 혹시 팻말을 목에 걸고 퍼레이드를 시키진 않을까.. ;; ㅋㅋ
참 사람이 때가 되면 비겁해 지는것 같습니다. -_-
수학 선생이 교무실에서 " 넌 왜 국어나 역사 같이 돈벌기 힘든 과목에 관심을 가지냐" 했을때
난 머리가 뜨거운것 보다는 가슴이 뜨거운게 좋다고 말씀드렸을 때도 있었는데.. -_-;;
중학교때가 정말 그립기도 합니다. 그때 선생님들은
그래도 이렇게 못난놈 얼굴이라도 기억해 주셨는데.. 하면서요 ㅎㅎ
이 학교 선생님들은 성적이 안 나오면 화를 내면서도.. 어떻게 그 과목을 공부 하는지 정도도
가르쳐 주질 않습니다. 그런걸 물어보면 도리어 화를 내죠..
작년에 홍대 영어교육과 나온 선생님과 매일 지하철 같이 타면서 조~~ 금 얘기를 나눴는데..
매우 후회 하신다고 하는군요. 돈이 없어서 사립고는 못 들어가지.. 임용고시는 한번 떨어지니
두번 공부하기도 힘들고. 또한 계속 돈은 벌어야 하고.. 1년씩 교단에 서봤자
정이 쪼금 들려고 하면 그만둬야 하고.. 해서 영화사에 취직하신다고 하더라고요.
마지막에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도 고등학교땐 학교에서 잘하는 축에 속했는데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중간도 못하는거 같아서 화가 좀 난다고요.. ㅋㅋ
겉으론 웃어드렸지만 속으론 ' 그럼 거기도 못가는 난 얼마나 비굴해 져야 하는거야.. -0- '
아~~ 푸념할 곳이 없어서 너무나 오랜만에 불쑥 찾아뵈고 이렇게 긴 글이나 남기고 가네요..
컴퓨터 켜고 "작년도 서울에서 가장 낮은 사범대 홍대 역사교육과 점수가 330대니까
이번년도에서 가려면 440은 맞아야 가겠군 글렀다" 하면서 글을 썼습니다..
사실 저 점수 나오면 더 높은대학 낮은 과를 쓰겠지만..
고3때 공부하는거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아직 힘든건 못 느끼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부를 안한다는 생각에.. 더욱 할껀 남은것 같은데..
사실 공부를 "못" 하는 녀석이 어딨습니까. 몸이 알아서 "안" 하는거지...
아이고.
세상이 힘들다고 힘들다고 나이든 사람들이 말하는데
그러면 세상을 어떻게 해보겠습니까.. 그냥 비웃어 주는거죠.
나중에 큰 충격 안 받으려면 지금부터 조금씩 충격을 받아둬야 한다고 담임이 그랬는데..
전 그냥 담담해서 큰일입니다 (엄청난 쇼크가 올지도!!)
글이 두서도 없고 뭐 인사도 없고 되게 보기 나쁘네요!!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니..
이런 글을 자주(?) 올렸으니 선생님께서도 익숙히 읽으실것 같습니다.. (흣흣..)
선생님께선 요즘 어떠신지요??
"제 세상" 얘기를 실컷 떠들었는데.. "선생님 세상" 얘기가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선생님은 별일 없단다.. -_-" 로 시작할지 모르지만 3줄 이상은 될거라 믿습니다.!
** 중랑중학교는 개학한거 같더군요. 아침에 귀여운 얼라분들이 교복을 입고 가는걸 보니..
추신이 많은 글은 정성이 들어간 글이라 믿기에 괜시리 몇글자 적어봤습니다.. ~
** 아참 - 선생님 수업 들은 약효가 아직도 지속되는건지 근현대사는 꾸준히 만점을 맞는
쾌거를 이룩하고 있습니다 ~ 근데 꼭.. 근현대사 수업들은 기억밖에 없네요
나머지 시간엔 잔걸까?? (앞부분은 2학년 과정이었다고 믿고 싶지만) 여하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서울 안에 있는거 못가면 전 100% 잠적하니까
그땐 찾지 말아주세요 ~ 하하하하 -_-;;
카페 게시글
폭주천사
언제부턴가 행운을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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