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喜壽) 의생일
홍 재 석
어릴 적에는 소꿉친구가 있어야만 하고 젊을 때는 짝을 찾아야만 되며 늙어서는 말벗이 있어야만 한다.
짝과 친구 벗들과의 오랜 세월 어울리고 살아가는 것은 서로의 사랑과 믿음 신의를 소중히 여기고 꾸준히 가꾸어 나가야만 삶의 찬미를 가지는 것이다.
누구나 태어남의 소중함과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나의 경우는 애화가 싸이고 싸여서 어머님의 마음이 까만 숯 검정이가 되도록 애를 태우고 나서 태어난 운명을 가지고 있다.
어머님은 18살에 첩첩 산골 마을에서 평범하게 사시다가 들 역마을 백석군의 부자 집이고 서당 선생까지 있는 층층시하의 대가족으로 16명의 식구와 7대 종부이며 칠남매의 큰며느리로 시집을 오신 것이다.
맡 며느리로 시집을 오신지 10년이 되도록 자식의 포태(胞胎)를 가지지 못하여 삼신에게 소원의 기원도 드리고 쓴 보약도 많이 먹어 보았지만 소식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었다.
그간 오랜 세월 자식을 못 가진 칠거지악의 죄의식에 숨도 크게 못 쉬고 있는고생, 없는고생, 일고생, 마음고생, 의 10년 시집살이를 다 참아가며 삭이고 내가 태어났으니 어머님 에게는 그동안의 피말 이는 소원을 이루었기에 천하에 둘도 없는 귀한 금지옥엽의 아들 이였다.
그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속이 탄 것은 양자와 새장가의 말이 나올 때 이고 그때마다 할아버지께서 대소 집안의 불화음의 외풍을 모두 막아 주시였다.
할아버님의 엄한 말씀으로 온가족이 지극 정성을 다 하였기에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늦게나마 가정의 행복을 찾은 것이 그 무엇 보다 기쁜 일 이였다고 나에게 일러주시든 어머님의 모습이 오늘따라 새삼 떠오른다.
나의 생시는 음력 계유10월1일 유시로 오곡백과의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므로 어머님께서는 나의 무병장수의 액막이를 비는 마음과 믿음으로 매년 생일음식을 푸짐하게 해주셨다.
넷 꼭지 큰 시루에 생일 떡을 하여 동내 집집마다 나누워 주면서 자식이 건강하게 자람을 빌어 주셨기에 오늘의 내가 있으므로 어머님의 은덕을 더욱 느끼고 보은의 정은 커 저만 간다.
이틀 전 큰아들의 전화가 내일 모래가 생신인데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따뜻할 때 청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큰자식이 늙은 아비의 생일을 챙겨주니 마음 한편으로는 대견하고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봄에 천상의 무릉도원으로 영원히 아내를 떠나보내고 처음 맞는 이른 일곱 번째 생일이 쓸쓸한 생각이 먼저 나고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집사람이 생전에 나의 생일날에는 친지와 이웃에 벗들을 모시고 함께 조촐한 아침 생일상 이지만 동기간의 만남과 이웃 간의 허물없이 주고받는 마음의 정감을 가지게 해 주었다.
결혼 후 50년간을 한 결 같이 연중행사로 여기고 며칠 전부터 즐거운 표정으로 생일상 차림을 준비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을 사랑으로 감싸 않아주던 아내의 그 마음이 더 없이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죽음을 앞두고 살려 주겠다고 큰 글씨로 쓰서 보여주면서 말 못하는 아내에게 무언으로 한 약속을 못 지켜 아쉬움만 마음 깊숙이 사모 칠 뿐이다.
생일날 아침은 가족끼리 맛있게 끓인 미역국에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한 큰 며느리가 아버님 생신을 축하한다면서 주는 생일선물은 따뜻한 내의와 조끼를 받았다.
선물을 보니 지난날 삶의 인정과 사랑이 내마음속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아 울적해 지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누구나 열 달간 어머니 배속에서 자라고 이 세상으로 태여 나면서부터 이승에서 많은 시련과 고통을 피하려고 애를 쓰며 행복과 즐거움을 가지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던가.
이는 다음 세대들이 보다 더 좋은 삶을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므로 부모들은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는 것으로서 우리들 삶의 본분 이었지요
옛말에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는 격언과 같이 우리들은 누구나 건강하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장수를 누리고저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욕구일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지금 나에게 주어진 바로 이시간이라 하듯이 우리들의 삶의 인생도 오늘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올바른 삶의 정도를 찾아서 살아가야만 한다.
올바른 삶은 보다 낳은 세상과 명랑한 사회가 되고 더 좋은 행복한 웃음의 꿈을 얻을 것이라 믿음을 가지면서 희수의 생일을 지났으므로 다음 산수(傘壽) 의 생일은 먼 훗날에나 있을 것 같이 아득한 생각이 든다.
첫댓글 "오랜 세월 동고동락을 사랑으로 감싸 않아주던 아내의 그 마음이 더 없이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죽음을 앞두고 살려 주겠다고 큰 글씨로 쓰서 보여주면서 말 못하는 아내에게 무언으로 한 약속을 못 지켜 아쉬움만 마음 깊숙이 사모 칠 뿐이다.-----올바른 삶은 보다 낳은 세상과 명랑한 사회가 되고 더 좋은 행복한 웃음의 꿈을 얻을 것이라 믿음을 가지면서 희수의 생일을 지났으므로 다음 산수(傘壽) 의 생일은 먼 훗날에나 있을 것 같이 아득한 생각이 든다."
감사합니다. 용기을 주시고 지도해 주시니 더욱 노력 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