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소비자가 감동하는 쌀 브랜드를 관리하자
김덕현 <전남도농업기술원 융합농업담당관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자단체와 공동으로 2003년부터 1천800여개가 넘는 쌀 브랜드를 대상으로 고품질 쌀 브랜드 12개를 선정, 홍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에게는 우리 쌀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으로 신뢰를 향상하고 생산자들에게는 철저한 품질관리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2013년 전남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6개나 선정돼 ‘친환경농업의 중심’이라는 명성을 입증했다. 전국 1천870여개 쌀 브랜드 가운데 선정된 6개의 브랜드는 담양 ‘대숲맑은쌀’, 고흥 ‘수호천사건강미’, 보성 ‘녹차미인보성쌀’, 장흥 ‘아르미쌀’, 영암 ‘달마지쌀골드’, 무안 ‘황토랑’이다. 강진의 ‘프리미엄호평’ 쌀은 12대 브랜드와는 별도로 ‘지역을 빛낸 쌀’로 선정됐다. 하지만, 고품질 쌀의 일부 브랜드는 판매가격 향상으로 연계하는 전략미흡으로 브랜드 명성의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고품질 쌀로 선정된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에서부터 소비자 식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략들이 필요하고 이를 평가하는 브랜드 관리 지표가 필요하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융합농업담당관실은 ‘브랜드 쌀 자가 진단표’를 개발하기 위해 소비자가 쌀 구입시 선호하는 외형적 속성들을 계층적분석 의사결정방법(AHP)으로 분석했다.
분석결과, 소비자들은 쌀을 구입할 때 안전성, 도정일자, 품종, 디자인, 광택, 생산연도, 브랜드, 포장크기 순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쌀 자가 진단표’는 농업경영체들이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브랜드 수준을 스스로 측정,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도록 구성되어졌다. 또한, 쌀 브랜드 진단표는 농업경영체 내부적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내적역량 466점, 외적 요인을 강화하는 외적역량 534점으로 구성됐다. 내적역량 부분의 하위지표는 쌀 품질관리 214점, 브랜드의 차별적 가치 등의 명확성 105점, 경영체 구성원들의 브랜드 전략에 대한 이해도 84점, 브랜드를 관리하는 조직운영 63점이다. 외적역량 부분의 하위지표는 고객 발굴, 관리, 유지를 위한 고객관리 251점,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한 판촉활동 등의 소통성 150점, 마케팅 전략(4P)에 대한 적절한 대응력 133점이다.
이번에 개발된 쌀 브랜드 자가 진단표가 전남 쌀에 대한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의 구매확대로 연계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되기를 바라며, 전남 쌀 브랜드 향상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남쌀 하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전남에서 농업의 이미지는 친환경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시점에서 전남쌀 브랜드 하면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인지되는 브랜드를 개발해야한다. 예를 들면 친환경 1번지니까 브랜드명은 일미(一味)로 하고 콘셉트는 최고로 안전하고 우수한 맛을 가진 쌀로 정의한다.
둘째, 시장에서 이름이 있고 잘 팔리려면 브랜드 쌀을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주는 채널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남 쌀 브랜드의 규모화·조직화가 필요하다. 현재 기초자치단체별로 개발된 브랜드 명이 난립하고 있는 브랜드 네임을 체계적으로 재(再) 정립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브랜드 자가 진단표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고객을 발굴하고 유지하는 고객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쌀을 제일 많이 구매하는 대형유통업체에서 판촉행사를 실시하고 고객과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서 대도시의 소비자 초청행사 등을 실시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초청 행사에서는 전남쌀을 사야 하는 이유와 전남 쌀이 다른 쌀과 다르다는 차별성을 부각하는 판매포인트(selling point)를 강조해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또한, 유통 현장에 나가서 소비자들이 어떤 쌀을 선호하고 사랑 받는지를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제는 생산의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에서 소비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분석, 전남쌀 브랜드가 성장하길 바란다.
남도일보 | webmaster@namdonews.com 201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