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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있으면 한가위 명절이다. 시절이 좋다면야 기다려지는게 명절일테지만 名節도 예스럽지가 않다.
그나저나 명절에는 차례도 지내야하고,평소에는 자주하지않던 큰절을 할
일도 많다.
오늘의 이야기는 알아두어 나쁠것 없는 <좌우간>의 이야기를 하려한다.
글 읽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질문부터 해보자.
1) 큰절을 할 때 두 손을 포갭니까? 벌려서 절을 합니까?
포갠다면 어느쪽 손을 위로하고 절을 합니까?
2) 결혼식때 주례를 마주보고 선 신랑은 왼쪽에 섭니까? 그렇지않습니까?
3) 남자들의 옷깃은 여자들의것과는 달리 왼쪽옷깃이 위로 덮입니다.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4) 왼쪽과 오른쪽 둘 중, 어느쪽이 우선되는 쪽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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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같은 수평적 개념의 낱말을 접할때면 둘 중의 어느것이 우선인지 갑자기 어리둥절해지기도하지만, 그럴땐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言語의
용례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上下,승패,多少,선후(先後)따위의 낱말에서 그러한 예를 볼 수 있다.
왼쪽과 오른쪽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좌우간"(또는 左右之間)이지
"우좌간"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재미나는것은, 이러한 낱말의 조합이 점잖고 품격있는 때에만
그렇고,반대로 저속하고 비하하는 경우에는 다르게 쓰인다.
예를 들어보자.
男女 또는 夫婦라는 말을,욕설이나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 할때에는
"년놈" 또는 "계집사내"라고하지 않던가.
성별분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암,수(컷)"라하지 "수,암"이라고는 하지않는다. 한자로된 단어도
자웅(雌雄)이다.
위에서 질문한 답이 여기에 있다.
왼쪽,오른쪽에는 왼쪽이 우선되는 쪽이다.
따라서 男左女右이므로 신랑이 왼쪽에 선다. (잠잘때도 그렇게하여
주무시도록하세요.남자의 오른쪽 팔이 힘이있어 팔베개로는 좋습니다)
큰절을 하는 경우의 답ㅡ
큰절은 손을 포개어 하는것과 손을 벌려서 하는것의 두가지가 있다.
먼저, 손을 벌려서 큰절을 하는것을 일러 고두배(叩頭拜)라 한다.
이마를 땅에 찧듯이 하는 절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임금님께와 자기를
낳아주신 부모님께만>하는 절이다. 받은 은혜가 너무나 커서 머리를
땅에 두드리듯하여 절 한다는 ㅡ 최고 예우의 절이다.
큰절을 할 때 두 손을 포개는것은ㅡ
<당신께 정중한 인사를 드리기는 하겠으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나랏님,
父母님의 은혜만은 아니라서, 미안하지만 이마를 땅에 찧을수는 없소>..
이기에 이마와 땅 사이를 두손으로 가로막은것이다.
이러한 절의 의미를 알면 아무에게나 넙죽 엎드려서 "두 손 벌리고"
<체신머리 없는> 절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경우에도 남자는 왼손을 위로하여 포개어 절을 한다. 반대로 女子는
오른손을...
왼쪽과 오른쪽의 방위설정은 죽은뒤에는 자리가 바뀐다.
男右女左이다. 부부를 쌍분으로 모신 무덤을 보면 우리가 바라보는
왼쪽(묻힌 사람으로서는 오른쪽)이 남자의 자리이다.
제삿상을 차릴때의 경우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여기까지가 질문의 세가지를 말하였고, 나머지 한가지.
남자와 여자들이 입는 옷깃의 답.
건전한 카페에 싣는 글로서 좀 "젊잖치못"한 말을 하게됨을 이해하세요.
<남자가 밤에 똑바른 자세로 잠을 잡니다. 그때 고추는 한가운데에
정위치해 있겠습니까, 왼쪽으로, 또는 오른쪽으로 돌아누워 있겠습니까>
누워있던 서 있던 十中八九 왼쪽으로 자리를 잡고 있지요.
서서 소변을 보려합니다. 손은 오른손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바지의
지퍼채운 부분을 어느쪽이 덮이게 해야 할까요?
여자들은 남자들이 어쩌다 오른손이 다쳐 왼손으로 소변볼때의 불편함을 모르실것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남자들의 옷깃이 왼쪽이 위로덮이게 되었
는데 다만 여자들의 옷은 남자의 옷과 구분짓기 위해서 되었지요.
그렇기도하고 ㅡ
남자와 여자가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을때 옷깃이 덮힌 상태를 보면
남자의 왼쪽으로 덮힌 옷으로하여, 여자들의 오른쪽으로 덮힌 옷까지는
한 묶음으로 되어있음을 보게됩니다. 二性一合의 복식형태가 된거지요.
좌우의 개념은 우리가 사는 생활에서도 적용되고 있는것을 볼수가 있는데
제식훈련에서 첫걸음을 왼발이 먼저나가게 한다던지, 길을 걸을때
좌측통행을 하게 한다던지,영의정 밑에 좌의정,우의정의 품계로한다던지등등이 그렇다 할것이다.
어찌보면 하잘것 없는 <좌우간의 타령> 쯤으로 생각되었을지 몰라도
오늘의 이야기는 알아두면 좋고, 워낙에 사람들이 예사로 보아넘기는
것이기에 모른다한들 어찌할까만,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올바로 알기
위해서라도 오늘 읽은 글은 헛됨만은 아니었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生活漢字 뿐 만 아니라 생활예절까지 배우게됬네요..좋은 글 자주 자주 올려 주세요..
~우~와~풀닢님께서 한문방에 오시니 방이 새롭네요...글씨가 크고 이해도 쉽게해주셔서 고맙구요 자주오셔서 좋은한문 갈켜주세요 이러시다 우리 수호천사님 한문방에서 쫓겨나는건 아니신지~~~~? 수호천사님!!! 긴장하셔야 되겠어요...홧팅!!! ㅋㅋㅋ
세배 할때 무심코했는데 그렇게 큰뜻이 담겨진줄 몰랐습니다. ....참고하겠습니다. 풀닢님 좋은하루되세요.^^
신세대 풀닢님께서 언제 이런 걸 연구하셨나요? 풀닢님이 오시니 한문방이 젊어 지는 것 같네요.
풀닢님 희망은 이제 한문방 얼씬도 안할래요..기죽었어요.
희망님~~~~무스그 말씀을 그리하시나요...풀닢은 어쩌다 소풍나온기분으로 한번씩 들리겠습니다. 전 음악방 관리하는것도 심들어요.
깊은 뜻이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