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모시는 백제시대 한 노인의 현몽으로 건지산 기슭에서 모시풀을 발견한 이래 1,000여 년 동안 나라의 진상품으로 이어져 온 서천군의 명물이다.
한산모시는 백옥같이 희고 우아하며 잠자리 날개처럼 섬세하고 가늘어 여름철 옷감으로는 으뜸으로 치고 있으며 고려시대에는 명나라 공물로,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그 명성을 떨쳤다.
이와같이 한산모시는 과거 삼국시대부터 최고의 명성을 누려온 대한민국 전통 직조기술로 생산하는 자연섬유이며 한산면 일대에는 질좋은 모시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서천군의 특산품인 한산모시 생산소득이 미곡 생산소득의 17%에 해당할 만큼 서천지역 경제에 기여도가 매우 높다.
한산모시는 대한민국의 미를 상징하는 여름 전통옷감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아 제작기술을 보호하고자 국가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였다. 또 현재 한산 모시짜기 기능보유자로는 문정옥(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 나상덕(충남무형문화재 제1호)등 전통직조기능 보유자를 지정하여 전통의 맥을 잇게 하였다.
이 지역출신의 전수생들이 전통의 맥을 잇는 장을 마련하고 서천군을 찿는 관광객들에게 우수한 한산모시를 알리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함산모시 박물관을 1993년 8월 개관했다. 이 모시관은 한산모시를 처음 생산했던 건지산 기슭에 모시각, 전통공방, 전수교육관, 한산소곡주 제조장, 토속관 등의 시설을 갖춘 8만 5,000㎡ 규모이다.
전수교육관내 전시실에는 모시의 역사를 전해 주는 고증 서적과 베틀, 모시길쌈 도구, 모시 제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통공방에서는 모시풀 재배에서 태모시 만들기, 모시째기, 모시삼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의 공정을 재연한다. 또 250여 점의 향토문화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조상들의 옛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모시박물관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겨울철 5시)이고 연중무휴이며 전수관 1층 전시실에는 한산모시를 소재로 한 패션디자인을 통해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모시 옷을 매년 선보이는 모시옷 패션쇼가 열린다. 또 모시를 소재로한 작품을 상설전시(판매도 함)하는 곳으로 한산모시관은 가히 대한민국 천연섬유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다.
모시를 생산하는 과정은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같이 앉아 집안에서 삼고 짜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부락마다 한 장소에 여럿이 모여 서로 협력하여 공동 작업을 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지금도 한산에는 협동심을 기르고 단조로운 노동을 흥겹게 하기 위하여 모시생산을 위한 놀이문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서천군에 예로부터 전승되어온 민속놀이 중 저산팔읍(舒川苧山八邑)길쌈놀이가 그것이다.
저산팔읍(舒川苧山八邑)은 서천군 한산읍(한산면의 옛날지명)을 중심으로 한 인근 8읍(八邑), 즉 한산(韓山), 서천(舒川), 비인(庇仁), 홍산(鴻山), 임천(林川), 남포(藍浦), 정산(定山), 보령(保寧)을 일컽는 말이며 예로부터 모시길쌈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충남무형문화재 제13호로 1991년 7월 9일 지정된 이 놀이는 모시길쌈 5단계를 시연하고 저산팔읍 예찬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농악도 이어진다. 이 놀이는 1982년 제23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1986년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우수한 민속놀이로 매년 모시문화제 행사 때 시연한다. 현재 한산모시관 내에 저산팔읍길쌈놀이 전수관을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저산팔읍길쌈놀이를 소개함은 물론 놀이 전수자로 하여금 전통의 맥을 잇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