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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2024 시민모임]
2024년 우리의 열정과 가슴이 머물게 했던 몇 가지 일들을 돌아봅니다. 연극 ‘봉선화’ 공연(2월)은 광주에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2019년, 2020년 제기된 집단 소송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된 재판 끝에 드디어 승소 소식이 잇따라 들려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양금덕 할머니의 제3자 변제 수용 소식(10월)에 안타까움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11일 만에 윤석열 탄핵(12월)으로 심판한 시민들의 놀라운 저력은 우리가 여전히 꿈꾸고 가야 할 또 다른 희망의 근거였습니다. "늘 응원해주시고 함께 손 잡아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집단 소송 1심 선고 잇따라(연중)
2019년, 2020년 2회에 걸쳐 원고 87명이 일본기업 11곳을 상대로 15건의 집단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늦었지만 승소 소식이 잇따랐다.
2024.1.18. 미쓰비시중공업 1심 승소로부터 2024년 한 해 광주지방법원에서 모두 8건의 선고가 이뤄졌다. 제이엑스(JX)금속 건은 패소했지만, 나머지 사건은 부분 승소했다. 특히 11월 7일 광주지법 민사13부(정영호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유족 19명이 미쓰비시 마테리아루(옛 미쓰비시광업)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14명에 대해 승소 판결함면서 원고 측이 사망 피해자 1인 기준 1억원을 위자료로 청구했지만, 민사13부는 직권으로 산정액을 피해자 1인당 4억원으로 늘려 책정해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불법 행위의 경위·정도, 피해 수준 등과 함께 오랜 기간 피고가 보상이나 배상을 완강히 거부해 온 사정도 고려해 1인당 위자료를 4억 원으로 정한다"며 "일제 강제동원 불법 행위 발생으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났고, 별도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지 않기로 한 사정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앞서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한 스미세키홀딩스 사건은 소를 취하해 최종 패소 확정됐다. 1심에 계류 중인 6건의 소송은 국제송달 문제로 진척이 없는 상태다.
소송이 길어지면서 소송 대리인, 시민모임, 원고들의 소통문제는 또 다른 과제다. 애초의 취지는 사라지고 무상으로 돈 받아주는 역할로 전락한 모양새도 아쉬움이다.
▲1.18 미쓰비시중공업(2020가합50305, 정신영 외 3명) 일부 승소,
▲2.15 미쓰비시중공업(2019가합53599 최주환 외 11인) 일부 승소
▲5.22 가와사키중공업(2020가단501004 원고 김승익)
▲6.25 제이엑스(JX)금속 주식회사(2019가단514783 이자한 외 1명, 기각 패소),
▲7.9 니혼코크스공업(2019가합53636 망 김방규의 수계인 김일수외 11인) 일부승소
▲8.27 미쓰비시머트리얼(2020가합50312 조술 외 9, 이상업) 일부 승소
▲8.29 훗카이도 탄광기선(2020가합50299 이광래 외 14) 일부 승소
▲11.7 미쓰비시머트리얼(2019가합53582 강대영 외 18명/원고 19명 중 14명 일부 승소, 5명 기각)
■연극 ‘봉선화Ⅲ’ 광주공연(2월)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연극 ‘봉선화Ⅲ’가 2024년 2월 24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500여명의 관중이 들어찬 채 막이 올랐다.
<나고야 소송을 지원회>와 <아이치 현민의 손에 의한 평화를 바라는 연극모임>이 합작해 열연을 펼친 연극 ‘봉선화Ⅲ’는 일본의 전쟁범죄를 일본인의 양심으로 고발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연극은 38년 동안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싸움을 펼치고 있는 일본 시민들의 활동뿐 아니라, 광주에서 펼쳐 온 시민들의 노력과 의지도 여과 없이 투영했다.
공연의 울림은 작지 않았다. 교류회에서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뜨거운 연대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공연의 감동을 담아 28명이 후기를 나고야에 전했고, 나고야에서 33명이 다시 감상문으로 화답화 자료집으로 묶어지기도 했다.
한일 간 현안이 많지만, 양국 시민들의 인권회복 투쟁 노력이 연극을 통해 문화예술로 승화된 예는 흔치 않다는 점에서 연극 ‘봉선화Ⅲ’는 한일 민간교류의 새로운 모델로 기록될만한 일이다. 광주문화재단, 광주시,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협력을 묶어 낸 것도 보이지 않는 시민모임의 저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한편, 봉선화 공연이 계기가 되어 광주 용두중학교 학생들은 7월 3박 4일 일정으로 나고야 역사현장 답사로 이어졌으며, 10월에는 광주전남 음악인들로 구성된 ‘라르브르앙상블’ 도쿄 540회 금요행동 자선공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일본 방문 투쟁 나서 (3월)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판결금’ 수령을 거부해 온 원고 이춘식(일본제철), 고 정창희(미쓰비시중공업)), 양금덕(미쓰비시중공업)의 유자녀 3명이 3월 25일 오전 한국과 일본 지원단체 관계자 등과 함께 각각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을 찾아가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소송 유자녀가 일본 피고 기업을 직접 찾아 배상을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러나 일본 피고 기업들은 차갑게 문전박대해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후에는 일본 중의원 제2 의원회관 다목적회의실에서 <강제동원 문제 해결! 한국 원고의 가족·유족의 목소리를 듣는 모임>에 참석해 유족들의 바람을 호소했다.
■'인육사건' 밀리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 재조명 (6월)
6월 7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강제동원 연구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内康人)씨가 조사해 온 ‘밀리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을 고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자치단체와 언론의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밀리환초 사건은 태평양전쟁 말기 남태평양 마셜제도 밀리환초에서 발생한 조선인 인육사건으로부터 시작돼 저항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학살 사건으로, 최소 55명이 사망(총살 32명, 자결 23명)했는데, 담양 출신 25명을 비롯해 학살 피해자들은 모두 전남이 본적지다.
밀리환초 조선인 학살 사건은 2010년 정부 조사를 통해 피해자 55명의 성(姓)과 출신 군(郡)만 일부 밝혀져, 그동안에는 광주전남지역과 직결된 사건이라는 인식이 없었다.
간담회에서는 체르본 섬에서 발생한 밀리환초 학살사건 피해자 55명을 포함해, 밀리환초에 동원됐다가 사망한 218명(1942~1945)의 이름과 보다 상세한 본적지 주소를 공개해, 진상규명을 위해 더 많은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간담회 이틀 뒤 6월 8일 수소문 끝에 밀리환초에서 숨진 강제동원 피해자 김기만(1923년생)씨의 조카 김귀남씨(86. 1938.4. 담양읍)씨를 찾는 성과로 이어졌다.
유족 김씨는 “총각 때 끌려가 생사도 모르다 보니 제사를 지낼 수도 없었고, 아직 사망 신고도 못했다”고 말했다. 영암 금정 현지를 수소문한 끝에 추가로 영암 금정과 담양에서 동원된 피해자의 유족 2명을 확인했지만, 이후 접촉에 이르진 못했다.
■‘역사정의시민모금’ 마감(6억5천) / 6월)
일본 피고 기업 대신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식으로 지급하는 ‘판결금’을 거부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약칭 역사정의 시민모금) 운동이 1년여 모금 끝에 6월 중순 6억5500여만원으로 마감되었다. 참여 건수는 8666건, 총 모금액은 6억5530만6758원.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고통을 나누고”, “인권과 역사정의를 지키고”, “일본이 사죄‧배상할 때까지 싸우자”는 취지의 모금운동은 시민운동의 새로운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싸움을 응원하기 위해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대표 단체로 광주광역시에 모금 창구를 개설하고, 모금액 10억원을 목표로 2023년 6월 말부터 시작됐다.
특히, 생존 피해자 2명이 거주하는 광주는 지역사회가 모금운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감동 사연이 이어졌다. 정부가 법원에 기습적으로 공탁을 시도했다가 ‘불수리’ 처분되고 이의신청마저 연거푸 ‘기각’됨으로써, 제3자 변제에 사실상 파산선고를 내리는 정치적 승리도 얻어냈으나 예기치 않게 2024.10 양금덕, 이춘식 두 분이 판결금을 수령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및 친일역사쿠데타 규탄(7~8월)
2015년 군함도에 이어 또 다른 인권유린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윤석열 정부의 동의하에 유네스코 산업유산으로 등재됐다.(2024.7.27.)
정부는 전시물 설치와 추모식을 개최하는 것을 외교적 성과로 내세웠지만, 전시물에는 막상 ‘강제동원’과 ‘강제노동’에 대한 언급이 빠졌고, 뒤늦게 치러진 추도제(11.24)는 정작 추도의 대상이 누구인지조차 제시되지 않으면서 파행을 빚었다.
정부의 저자세 외교, 친일역사쿠데타는 곳곳에서 터졌다. 뉴라이트 김형석을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해 광복회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79주년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에서 ‘자유’만 침을 튀기며 50회 강조한 반면, ‘일본’의 반성과 책임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없어 비난을 샀다. 특히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KBS(8.16)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사과할)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서 억지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게 과연 진정한가”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시민모임은 윤석열에 의한 ‘친일 역사쿠데타’로 규정하고, 사안 사안마다 성명과 기자회견으로 강력히 규탄했다.
■정기 ‘수요시위’(1662차) 첫 주관 맡아 참가(8월)
“수요시위에 꼭 한번 연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기회가 돼 함께해서 너무 뜻깊었다. 수요시위 방해하는 분들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막상 현장에서 보니까 착잡했다.”(▲이정현 회원)
“어른으로서 아이들한테 이런 모습 보여줘 부끄러웠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1662회까지 이렇게 이끌어오신 그분들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진영 회원)
“바다의 해류가 세서 배가 좌로 밀리고 우로 밀리고 하지만 끝내 항구를 찾아가듯이 우리 역사는 바른길로 나아가고 말 것이다. 희망을 갖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박동기 자문위원)
8월 21일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진행되는 166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처음으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주관했다. 회원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은 2015년 8월 21일 친일 정권을 통탄하며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하셨던 최현열 열사 9주기였다. 강제동원 문제를 넘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처음으로 실천적으로 연대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 많은 세월 말로 다 못해요" ... 일제피해자 고발대회 개최(9월)
9월 28일 오후 2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고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고발대회에는 아시아‧태평양전쟁 시기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피해자의 유족 5명이 나와 일제에 의해 동원된 경위와 피해 사례를 각각 발표할
이번 고발대회는 정부의 관심에서조차 멀어지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 유족들에게 하소연이라도 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한편, 일본의 역사 왜곡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고발대회에서는 피해자의 ▲서태석(84.광주) ▲한문수(82.화순) ▲박진주(76.광주) ▲천양기(72.전북고창) ▲박철희(67.해남) 등 유족 5명 나와 강제동원으로 인한 아픈 사연을 각각 발표했다. 기구하고 아픈 사연이 전해질때마다 탄식이 흘러나왔다.
생존자가 속수무책 사라지고 유족들도 팔순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유족이지만 증언과 영상자료를 채록하고, 직접 시민들에게 호소할 기회를 마련한 것은 기록적 측면에서도 신선한 기획으로 평가됐다.
■"도쿄를 울렸다" ...라르브르앙상블, 도쿄 금요행동 자선 공연(10월)
“음악 자체가 사람의 마음에 직접 호소하는 것인데, 금요행동에 참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붙들었다. 금요행동을 계속해야 된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되었다.”
광주전남 전문 음악인들로 구성된 ‘라르브르 앙상블’(대표 김수연) 소속 7명의 연주자들이 10.11일(금) 미쓰비시상사 및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진행되는 제540회 ‘금요행동’에 참가해 30분간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모든 비용은 자비 부담했다. 2월 연극 ‘봉선화’ 광주공연이 계기였다.
‘아리랑’, ‘가브리엘 오보에’, ‘내 영혼 바람되어’, ‘쉰들러 리스트’, ‘올드랭 사인’, ‘마이웨이’, ‘화이팅 힘을 내고’.
첫 곡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춰섰다. 기이한 풍경을 놓칠새라 핸드폰을 꺼내 담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집회는 도쿄는 물론 히로시마, 오사카, 나고야, 시즈오카, 도야마 등에서 약 40여 명이 참여했다.
앞서 ‘라르브르앙상블’은 9월 11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극장에서 양금덕 할머니를 고단한 삶을 주제로 한 음악극 '엄마의 인생 고맙습니다’ 공연을 올린데 이어, 11월 16일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도 공연을 올렸다.
■양금덕‧이춘식, 제3자 변제금 수용(10월)
10월 23일 조선일보는 양금덕 할머니가 제3자 변제 방식의 판결금을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굶어 죽었으면 굶어 죽었지 그런 더러운 돈은 안 받는다”던 할머니였다. 양 할머니는 강제동원 투쟁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1992년 광주천인소송 원고로 일본과 본격적인 싸움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장장 32년째.
충격이 작지 않았다. 특히 2023년 피해자의 투쟁을 응원하며 ‘역사정의시민모금’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응원 기금을 전달한 것도 있어 시민사회에 남긴 허탈감도 적지 않았다.
양금덕 할머니는 치매로 1년째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였다. 국민적 염원과 응원을 차갑게 외면한 가족들의 선택은 아픈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과정에 이른 데는 일본과 공조해 피해자의 목소리를 압살해 온 윤석열 정권에 그 책임이 있다.
양 할머니에 이어 10월 30일에는 일본제철 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도 제3자 변제를 수용했다. 12월 11일에는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7명(후지코시 6명, 미쓰비시 1명)도 제3자 변제를 수용함으로써, 제3자 변제 투쟁은 한풀 기운이 꺾이고 말았다. 시민사회에도 적지 않은 상처와 후유증을 남겼다.
■이금주 회장 3주기 추모제...‘역사정의 위해 다시 나설 것“ 결의
”오욕의 시대... 다시 나를 밟고 넘어라“.
12월 8일 오후 2시 5·18교육관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회복을 위해 한 길을 걸어온 故 이금주 회장 3주기 추모제를 가졌다.
故 이금주 회장은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를 결성한 이후 1992년 ‘광주천인소송’을 시작으로 일본 정부와 일본기업을 상대로 일본에서만 7건의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왔으며, 2021년 12월 12일 10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이금주 평전 낭독, 추모 영상에 이어, 양금덕 할머니 제3자 변제 수용 건과 관련해 회원들로부터 얘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양금덕 할머니의 제3자 변제 수용이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부여된 역사적 책무를 향해 다시 새로운 각오로 일어서자고 결의했다.
■친일 외교, 윤석열 탄핵(12월)
노골적인 친일 굴욕외교를 폈던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손에 의해 탄핵, 직무 정지됐다. 2022년 5월 취임 직후부터 노골적인 일본 편들기에 나섰다. 악화된 한일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 구실이었다. “100년 일로 일본에 더이상 무릎을 꿇으라 할수 없다”고 했다.
강제동원 배상 해법 마련을 위한 ‘민관협의회’ 가동(22.7), 대법원에 계류 중인 강제집행 사건에 대한 판결 보류률 주문한 외교부 의견서 제출(22.7), 양금덕 할머니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 방해(22.7)에 이어,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발표(22.3.6)로 친일 정권의 본색을 드러냈다.
국민은 차갑게 등을 돌렸다.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각계 시국 선언이 잇따랐다. 최봉태변호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탄핵’ 필요성을 촉구했다.(23.3.23) 윤 정권은 비판 여론을 돌리기 위해 엉뚱한데 시선을 돌렸다. 조선일보, 관변단체를 사주한 검찰 고발, 국민의힘을 동원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대한 탄압에 나선 것.(22.5) 윤 정권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출 허용에 이어,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24.7)에도 일본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 탄핵 여론이 본격화 됐다. 탄핵 소추 국민청원(24.7)에는 130만 명이 넘은 시민들이 동참했다. 사유 중 하나는 ‘친일 외교’였다. 민심 이반,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 압박 등 위기에 몰린 윤석열은 급기야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자멸을 재촉했다. 집권 2년 7개월만인 12월 14일 끝내 탄핵 소추로 직무를 정지당했다. 민심 이반을 불러온 중요한 고리 중의 하나는 굴욕외교였고, 투쟁의 한 복판에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의 땀이 있었다.
■피해자 없는 역사운동... 새로운 과제
“양금덕 할머니도 떨어져 나가고, 시민모임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이냐”
‘피해자 없는 시대’는 더욱 현실이 되었다. 김정주 할머니에 이어 양금덕 할머니마저 투쟁에서 떨어져 나갔다. 대법원 승소 확정 3건과 진행 중인 14개의 사건이 있지만, 피해 당사자가 싸움에서 가진 상징성은 매우 크다. 소중 중인 생존자는 이제 정신영할머니 뿐.
‘이 싸움의 근본적 목적은 무엇이냐’는 고민도 다시 하게 됐다. ‘역사 정의운동’이냐, ‘어떻게든 피해자들이 만족하면 되는 것이냐’는 것.
당사자와 가족들의 선택을 견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고, 중요한 선택의 국면에 시민모임의 판단도 일치되지 못하면서 개입력을 가지지 못했다.
‘피해자 없는 시민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무거운 과제 앞에 다시 서게 됐다.
<기타>
■변호사법 위반 검찰 고발 건 마무리 (2월)
2023.6. 자유대한호국단에 의해 ‘변호사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된 2개 사건이 검찰 재수사를 거쳐 2월 ‘불송치’로 최종 마무리 됐다.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 시민사회 ‘아카이브’ 참여 (10월)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가 진행한 시민사회 ‘아카이브’ 작업에 참여했다. 시민사회 활동자료를 한 곳에 모아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자는 취지. 2023 ‘역사정의시민모금’ 건 자료를 공유했으며, 향후 역사관 건립 방향을 두고 있는 시민모임으로서도 아이디어를 얻는 좋은 기회가 됐다.
<문화 예술, 전시>
▲3.9~3.10 YTN 탐사보고서 기록 [나카가와와 다카하시] 방송
▲라르브르앙상블, ‘엄마의 일생’ 2차례(9.11/11.16) 공연, 도쿄 금요행동(10.11) 참가
▲8.2~8.1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물화 전시회(전일빌딩245) 이인혜작가
▲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 (연출 박수남 박마의) - 관람 독려
▲12.16~12.24 강제동원 기록물 전시회(광주광역시청 1층 시민홀)
▲동북아역사재단 발간 연구도서 입고
<별세>
3.17 후지코시 주금용 할머니 별세
10.5 김성주 할머니 별세(95세)
<상근자 충원>
유종천 대외협력국장(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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