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 글을 지울지도 모르니 양해 부탁합니다.
아래 모든 내용은 어쨌든 근본적으로 주인인 제가 100% 잘못한 것입니다. 손가락으로 모래흙을 긁어서 아주 세게 움켜지고 싶은 괴롭지만 그 괴로움이 주인 잃은 왕관이만 하겠습니까? 위로보다 정말 욕 들어 먹고 싶어(이게 더 속시원할 듯합니다) 이 글 고민하다 올립니다.
한 십일 전쯤 제 자만심으로 왕관이를 밖에서 잃어버렸습니다. 왕관이가 느꼈을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사전에 100%는 이해하지 못하고 늘 제 곁에 있을꺼라(저 혼자 만의 착각이거죠) 생각했었습니다. 왕관이가 놀라 비명을 지르며 하늘 높이 떠오른 후 고층 아파트 주변을 몇 번 맴돌다가 저 멀리 날아갔습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날아간 방향의 주변을 며칠동안 돌아다니며 찾았습니다. 제가 어떤 노력을 한 지는 변명밖에 안 되니 적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죄인이고, 그날따라 먹이도 적게 먹었는데 배고픔과 목마름, 그리고 추위, 천적으로부터의 위험, 추위 등을 생각하니 미안해서미안해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생각조차 사치인 것 같아 찾아 헤맸습니다.
이 녀석은 제가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어할 때(가족의 죽음) 1년뒤 제게 온 선물입니다. 가족이나 친척에게조차 위로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매일매일 눈물을 흘리고 있던 어느날 왕관이가 뺨에 흐르는 눈물을 마치 닦아주듯 부리로 콕 찍고 저를 쳐다보는 겁니다. 정말 눈 녹듯이 힘듦이 걷히는 걸 느꼈습니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왕관이에게 늘 말했습니다. "00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나랑 살자~"라고요. 그런 제가 이 왕관이를 배신하고, 위험에 빠뜨리고, 그리고 어디선가 갑작스레 당한 두려움에서 건져내주질 못했습니다.
제가 열심히 찾아다니고, 전단지 붙이면 그래도 연락이 오리라 믿고 계속 찾아다녔습니다. 살짝 포기하고 싶은 맘이 들 때 드디어 첫 목격 제보 전화를 받았습니다. 생김새 설명이 저희 왕관이 같았습니다. 그래서 얼른 말씀하신 위치에서 이렇게저렇게 찾아봤지만 ... 어려웠습니다.
그 와중에 2번째 다른 제보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진을 확인해 보니 특이한 발 모양이 맞았습니다.ㅠ잃어버린 그 다음날 그 분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붙어 날지도 않고, 사람에게 안기는 녀석을 집 안으로 들이셨는데 키울 수는 없어 그 아파트 관리실에 맡겼다는 겁니다. 전기실에서 3~4일 간단한 먹이와 물을 먹이며 데리고 있다가 주인이 안 나타나니 직원 중에 한 사람이 제가 사는 동네와 멀리 떨어진 자기 집(주택)으로 데려갔다는 겁니다.
그런데..... 데려간 그 직원 말에 의하면 사람에게 계속 붙어 다니고 안 떨어지길래 안심하고 있다가 현관문의 자동 방충망(?)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에 집으로 데려온 지 하루도 안 된 시점에 또 날라가버렸다는 겁니다. ㅠㅠ
어쨌든 다음날 처음 가본 그 동네를 택시타고 갔습니다만 어디서 제 왕관이를 찾아야 할 지 막막할 그런 곳이었습니다.
혹시 원치 않게 키우시던 새를 잃어버리신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찾는 과정에서 저처럼 용기 없이 소극적으로, 그리고 무작정 찾지 마시고 좀 더 용기내셔서 이런 방법을 행해 보심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저한테는 이 방법을 빨리 선택했더라면 왕관이를 만날 수 있었던 방법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ㅠㅠ 무식하고, 소심했던 나..
고층 아파트 베란다로 날아갔을 경우 보안이 철저한 아파트라도 통과해 들어가 관리사무실에 연락처 남겨놓고, 허락이 되면 저녁시간에 2회 정도 안내 방송과 아파트 출입구 안 게시판에 전단지 부착 등도 용기내서 부탁하세요. 생각보다 허락이 잘 되지 않아 서럽습디다.
2. 동물 보호 관리시스템 www.animal.go.kr : 만약 SBS방송 동물농장에서 구조하는 여러 유기동물처럼 119를 통해 -> 구청을 거쳐 이 곳에서 관리된다고 합니다. 잃어버린 사람이 글을 올릴 수도 있고, 구조된 동물이 안내되고 있습니다
3. 수십번 떼이더라도 전단지 부착 (개인적으로는 좀 이해하긴 어렵지만 사례금도 두둑히 적어야 하나봐요. 발견했더라도 주인에게 돌려주기 보다는 키우거나 팔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뒤늦게 듭니다.)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동물 병원 현관문에 부착토록 부탁하세요.
아침에 눈 떠 밤에 잘 때까지 낮잠 잘 때 빼고는 좋아서인지, 불안해서인지 몰라도 내내 사람 몸에 붙어 지내는 녀석입니다. 강약이 섞인 지방 사투리로 알 수 없는 말을 조잘조잘 잘 하고, 저랑 듀엣으로 휘파람으로 짧은 노래를 정확하게 불러줄 수 있는 녀석입니다. 잠시 외출했다가 현관문을 열면 반갑다고 바로 "어!"하고 맞이인사를 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녀석입니다.(잃어버리고 2~3일은 이 환청이 들리기도 했지요) 다칠까봐 엎드려서 제가 선잠을 잘 때면 단 한 번도 떠들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거나 제 몸을 왔다갔다 돌아다니는 녀석입니다. 그런 아주아주 잘 생긴 녀석입니다. 저희 아빠가 농담으로 질투심을 느낄 만큼...
할 말이 없습니다.
첫댓글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큰 자책 하지 마세요. 아가가 또 다른 누군갈 만나 따듯하게 살고 있다고 믿어보자구요 ㅜㅜ ...
사람 잘못이라서 맘이 안 좋습니다.
초반에는 '다른 사람 만나 잘 살꺼라'는 친구들의 말도 싫고, 1순위가 무조건 제 곁에 돌아오기를 바랬습니다. 시간이 점점 흐르니 얼른 좋은 새 주인집에 날아올라 만나라고 중얼거리며 돌아다녔습니다.
이리 애타는 마음에다 대고 어떻게 욕을 하라십니까.. 그만큼 절박한 마음이신거라 알지만서도 그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될것 같습니다.. 가족을 잃은슬픔을 함께 나눈 정말 가족인 아이를 잃어버리셨다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위로 대신 함께 마음아파 해드리겠습니다..
마음 아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저의 자만심이 이 사태를 불러 일으켰겠지요. 친구들이 위로만 해 주었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고, 손가락질 하며 욕 얻어 먹는게 차라리 속 시원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또한 제 면피를 위한 행위인 것 같아요. ㅠ
왕관이들은 성격이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야외로 나가면 날아갈 확율이 높아서 야외나들이가 불가합니다. 저도 예전에 아침운동하러가면서 이동장에 넣어 나갔다가 잠깐 나무가지 위에 올렸는데 까치가 자기네 영역이라고 공격에 날아서 아침부터 종일 찾은경험이 있습니다. 다행이 해질녘에 찾았는데 잃어버린 심정 구구절절이 이해가 됩니다.
그러게요. ;;
이동장을 답답해 해서 안 하고 나가도(그게 최종적으로는 왕관이를 위했던 일이 아닌데..) 아무일 없었던 경험이 계속되면서 점점 자만심이 커졌나 봅니다.
오래 함께하고싶다면 윙컷은 꼭 필요합니다.
윙컷이 사실 많이 고민되었던 부분이긴 합니다. 윙컷이 좀 그랬다면 몇 십분간의 아파트 단지내 외출이었으니 이동장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 제가 자만심으로 미쳤었나 봅니다. 이렇게 일이 터지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저희 동네 곳곳에 붙어있는 저 전단지를 보고 저희 딸이 또 울더군요. 그래도 보리는 살아있다는 희망이 있으니 좋겠다구요. 3년을 함께한 우리집 코뉴어는 개천절에 사고사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믿기지가 않아서 또 너무 분해서 온가족이 참 많이도 힘들어 하네요. 저희집은 님과는 반대로 바로 며칠전의 윙컷이 없었더라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겁니다. 남편 사택 1층에 두고 잠시 놀러다녀오니 동네 고양이가 방충망을 열고 애플이를 잡아갔더라구요. 애플이 집까지 장만해두고 3년을 드나들던 곳인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조차 못했어요. 님도 저희도 아이들에게 나름 최선을 다해 사랑했던 마음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좋을것 같아요
우리가 너무 힘들어만 하면 보리도 애플이도 괴로울 겁니다. 저희 여행길에 함께 나섰던 우리 애플이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함께하지못해 오는 내내 딸이랑 저랑 손수건이 푹 젖도록 울었네요.바로 집으로도 못가도 저녁무렵마다 산책다니던 범어성당 마당으로 가서 애플이 위한 촛불켜놓고 또 많이 울었어요. 이제는 천국에서 신나게 날아다닐 애플이 생각하며 평생 마음에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님의 보리는 살아서 어디선가 꼭 행복하길 빌어요. 다시 님에게 돌아오길 더욱 바라며 동네 지나다닐때마다 잘 살펴볼게요. 우리집 베란다로 오면 제가 잘 보살펴서 연락드릴게요ㅠㅠ 힘내세요.
헉! 정말 고양이가 잡아갔어요? 이번 3일에요? 윙컷 여부를 떠나 코뉴어 입장에서는 정신이 없을 것 같아 맘이 괴로울 것 같고,어른인 저희도 큰 충격일 것 같아요. 따님도 충격이 클까봐 그 현장을 안 보거나 잘 몰랐으면(모를 수는 없겠지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혹시 기회되시면 차라도 같이 한 잔 마시고 싶네요.
저희 왕관이는 뒤늦게 제보 전화가 조금씩 들어오는데 주인이 안 나타나서(ㅠㅠ 제가 방향을 좀 더 정확하게 짚었더라면 진작에 만날 수도 있었을텐데라는 큰 아쉬움이 있는 상황) 자꾸 여러 사람 손을 거쳤다네요. .
범어동을 벗어나 북구 칠성시장 근처(오페라 하우스 근처 홈플러스 정도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높게 되었습니다. 내일 길도 복잡하고, 낯선 그 곳을 또 전단지 붙이러 나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주인인 내가 왕관이 너 어렵사리라, 기어코 찾아낸다 ! 라는 맘이 옅어지지 않았으면...
꼭 포기하지 마세요..저도 5층에서 날아간 우리아이 두번이나 찾았어요~전 윙컷도 되있는데 녀석이 힘이 좋아서요ㅠ 포기하지 않으신다면 꼭 찾을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ㅠㅠ 페이스북이나 타 카페에도 계속 도움을 요청하세요~
타 까페나 유조 신고글을 몇 개 올리고, 공공기관에 제가 아는 한 신고는 했는데 사실 왕관이가 제 손 안에 아직 안 들어오니 자신감도 없고... 그렇습니다. 못 만날까 두렵기도 하고요.
지역과 왕관아이 생김이어떠한지요
다음,네이버카페등에올려도 혹 도움되지않을까요
이 까페 및 타 까페에 유조 신고글을 몇 개 올리고, 공공기관에 제가 아는 한 신고는 했는데 사실 왕관이가 제 손 안에 아직 안 들어오니 자신감도 없고... 그렇습니다. 못 만날까 두렵기도 하고요.
넘 자책마시고,,, 어케든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을 올리거나 괴로워 할 시간도 사실 제겐 배부른 시간이 맞습니다. 내일 전단지 좀 더 붙이러 다녀야 겠습니다.
에고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최선을 다하셨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꼭 돌아오길 바래봅니다..
사람이 노력해야지만 제 자리에 올텐데 제가 아직 덜 노력했나 봅니다. 시간이 점점 흐르네요.
마음이 아리네요.
포기하지 마시고 꼭 돌아오리라 믿어요
힘내세요.
좀 지치려 하는데 그래도 제 정성이 부족해서 아직 제 손 안에 없는게지요? 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타카페에올라와있던데..
지역이랑정보가 전혀없어혹시나해 올립니다
전에는 저 싸이트 글을 그냥 하는 마음으로 봤었는데 이제는 저렇게 대신 올려주시는 노력이 너무 고맙더라고요. 저 싸이트에 제 글도 올리긴 했는데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은 쉽게 알 수 없는 싸이트라 참...발만 동동 거리게 아쉽습니다.
아주 오래전 정모 나갔다가 아름다운 흰색 왕관이가 날아버렸는데.. 다행히 모임장소 창문이 닫혀있어서 금세 주인품으로
올 수 있었죠.. 그때 주인분 표정 지금도 생생합니다. 힘내세요~
어떤 분들은 2주만에 새와 만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반대로 주우신 분이 까페글 보고 연락해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참 어렵네요. 제가 날린 지 한 20여일만에 6~7명의 사람 손들을 거쳐 제가 사는 집 주변-> 1시간 거리 동네 -> 전혀 다른 지역까지 사람 손에 의해 이동된 것 같아요. 항상 한 발짝씩 늦게 소식을 접하게 되지만 정작 제 새는 다른 사람 손을 계속 거치면서 고생하며 제 손 안에 올 수가 없네요. 이젠 제가 사는 지역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ㅠ 제가 잘못 했는데 고생은 제 새가 오롯이 겪고 있어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