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창녕보 - 도동서원까지(달성군 구지면) 약25km
시외버스를 타고 가야 하나
차량을 직접 운전 해서 가야 하나
버스를 타고 가면 접근성은 불편 하지만 편히 도보를 할수 있고
차량을 직접 운전해 가면 접근성은 좋으나 도착 즉시 차량이 애물단지로 변하고
여전히 갈등의 폭은 점점 커져만 가는 가운데 시각은 자정을 살짝 넘기고
일단 오전 5시로 알람을 맞추어 놓고 잠을 청했습니다
먼길 떠나야 하는 강박관념 때문에 쉽게 잠이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눈을 감고 잠을 청했지요
잠깐 졸다 눈을 떠 보니 새벽 4시
더이상 잠을 잘수 없음을 예감 하고 오늘 답사 할 장소를 검색도 해보고
자료를 챙기고 나서 간단히 라면으로 아침요기를 대신하고
카메라와 베낭을 챙겨메고 애마에 탑승하여 장도의 길에 올랐습니다
아직 출근 시간이 멀었는지 고속도로는 차량 소통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고
상쾌한 아침 공기는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켜 주었습니다
홀로 떠나는 여행의 편안함도 있었지만 허전함도 함께 공존하는 여행길이지만
습관적으로 홀로 떠나는 여행길이라 쉽게 아쉬움으로 정리하고
차분히 계획된 일정을 다소 무리가 따러더라도 답사를 마쳐야 했습니다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합천창녕보
웅장하고 아름다운 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주변 경관도 열심히 살펴 보면서
하루의 일정을 나름대로 정리 해보았습니다
일단 중간 지점으로 차량을 옮기로 마음 먹고 편의점에서 간단한 간식을 구입하고
다시 방향을 돌려 차량 주차가 용이한 8km지점에 차량 주차를 하고 베낭을 챙겨 메고
보무도 당당하게 답사길의 시작을 알리는 콧노래 부르며 힘찬 행보를 하였습니다
아침 햇살에 비친 잔잔한 낙동강 물길은 길 떠나는 나그네의 심신을 편안하게 해 주었고
코 끝을 스치는 시원한 자연 바람의 청량함은 길 떠나는 나그네의 발걸음 가볍게 해 주었습니다
마치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기분이 들 만큼 상쾌하고 햇살 좋은 아침 답사길 이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왔었습니다 17km 지점에 왔을때 환경감시원 아저씨와 가벼운 인사를 하고
도동서원이 얼마쯤 남았습니까?
약 4km 가면 되고요 버스종점이 그곳에 있습니다
배차 시각은 2시간 간격으로 다니고 하루에 4번 다닌다는 자세한 설명을 듣고
다시 힘을 모아 속보로 걷기를 시작 하였습니다
도동서원이 저만치 보입니다
아스팔트 신작로길로 시골버스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며 달려 가면서 목청 터지게 불러 보았습니다
아저씨 !!! 아저씨 !!!
손을 흔들며 좀 태워주세요
목 터지게 애원 하였지만 무심한 버스는 신작로 길을 휭하니 달려 가고 있었습니다
힘이 풀린 다리를 이끌고 아무 생각없이 도동서원길을 터벅 터벅 걸어갔습니다.
도동서원
이 서원은 조선 5현 (김굉필,정여창,조광조,이황,이언적)중
수현인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추모 하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처음에는 1588년에 유림에서 비슬산 산기슭에 세워 쌍계서원 이라 하였는데
임진왜란때 소실되고 1604년에 지금의 자리에 재건하고 당시 동명을 따 보르동서원 이라 부르다가
1610년에 도동서원 이라 사액 되어 지금까지 불려오고 있다
서원의 앞뜰에는 4백여년된 은행나무가 있다
도동서원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인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필요한 사진을 찍어면서도
생각은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야 할 것 인지에 대한 고민 뿐이었습니다
2시간을 기다릴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다시 걸어 내려가 보자
오늘 따라 정오 햇살이 왜 이래 뜨거운지
아스팔트 열기와 함께 땀이 줄줄 흘러 내렸습니다
약 2km 정도 걸어 내려오니 눈에 번쩍 뜨이는 전화번호 " 콜택시 전화번호"
담벼락에 커다랗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저~어 콜 택시죠?
합천보까지 가야 하는데 얼마지요?
25,00원입니다
얼마쯤 걸립니까?
현풍에서 가야 하니까 약 15분정도 걸립니다
나무 그늘아래 큰 대자로 드러 누워 택시 오기만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택시에 승차 하니 기사님이 하는 말
너무 먼거리에서 온 관계로 요금을 3만원을 받아야 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금 이순간은 택시 요금이 문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무사히 합천보에 도착하여 간단한 요기를 하고 합천보에서 차량이 있는 지점 까지 8km를 다시 걸어야만 했습니다
그냥 중간에 내려 애마를 타고 올 수도 있었지만 오늘 답사구간에 포함 되었음으로 눈속임 할 수 없었습니다.
고행의 길은 여기에서 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더위에 지친 이내 심신을 따가운 오후 햇살이 더욱더 힘들게 하였고
얼마 안 가서 산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1 km 정도를 걸어 가야만 했고
더위에 지치고 부실한 점심식사로 인한 허기와 함께 식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렸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해야 한단 말인가 라는 질책을 해 보았지만 모두 부질없는 일
남이 시켜서 한일도 아닌데 라는 위안을 하면서
정상에 도착하니 시원한 소슬바람을 쐬면서
한가롭게 흐르는 낙동강물을 바라보니 피로도 조금 풀리는것 같았습니다.
무심사에서 들려오는 불경소리를 들어며 오늘의 고행에 위안을 삼고
들판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피로도 날려 보내면서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무슨 8 km가 이렇게 멀까
더워에 지친 심신 때문 일거라는 마음의 위안을 삼어면서 터벅 터벅 걸어 갔습니다.
모퉁이를 돌아가니 나의 사랑스러운 애마가 보입니다
차문을 열고 물 한모금 마시고 신발을 벗고 가벼운 맛사지로 하루의 피곤함을 달래었습니다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일정을 되새겨 보면서
화장실에서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햇살에 잘 그을려지고 땀이 말라 붙은 소금끼의 흔적과
끈적한 기름기와 움푹 파진 피곤한 눈동자
깡통만 차면 영락없는 거지꼴 이었습니다
아이구 ! 와 이래사노?
내가 좋아서 한 고생인데
다시 또 할 겁니다.
석포 올림.
작년 초여름 부경방 낙동강 1,300리 도보탐사 코스중 사전답사 한 내용입니다.
첫댓글 그 유명한 인사들의 '순례자의 길'을 연상하게 하는 글이네요.
마음 가짐도 아름답지만 코스도 좋은 모양이지요?
한 번 뒤를 밟아 보고 싶은데요.....*
하지만 저의 체력으로선 마음 뿐일 것 같습니다.
석포님 대단하시네요
좋아서 하신다는 그마음
알것같네요
열정과 끈기에 박수를요
오늘아침 석포님의글에
행복해집니다~~
석포님의 대단하신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Q(^.^Q)
작년같이 더웠던 해에 낙동강 끝에서
발원지까지 종주 하느라 넘 고생 했습니다
구간마다 혼자 미리 답사하고 희망자들 이끌고
마실것 식사준비 거의 다하시고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니 오늘도 열심히 걸어야지요.
참가번호 11번을 드립니다.
카페 회원들 리딩한번 하실려고 답사하셨나 보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다시 도보길 시작하시면 대환영 또한번추억
만들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