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향군인회(회장 박세직)는 14일 오전 10시 반 서울 송파구 잠실 향군회관에서 원로·정책자문회의를 열고 최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제기된 NLL 문제를 비롯한 4가지 안보 이슈에 대해 위원들로부터 자문을 구했다.
이날 회의 주제로 상정된 4가지 안보현안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조정 협상문제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환수 문제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재방북 문제 등이였으나, 대다수 자문위원들은 이들 문제들은 결코 협상대상이나 용인될 사안이 아니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향군이 막무가내식으로 반대와 거부만을 주장할 경우 오히려 친북·좌파세력들로부터 논리적 공격을 받아 대국민·대정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향군 차원에서 이론적 지침서를 만들어 정부 부처와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 14일 오전 서울 잠실 향군회관에서 열린 향군 원로정책자문위원회의. 이 날 자문회의는 박세직 회장 당선이후 처음 갖는 회의로 향군은 새로이 군 원로, 정계, 학계, 법조계, 종교계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자문위원을 위촉했다. ⓒkonas.net | |
지난 4월 21일 제31대 재향군인회장으로 당선된 후 처음 개최된 이 날 원로 및 정책자문위원 회의에는 백선엽 6·25전쟁기념사업회 위원장과 김계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강영훈 전 국무총리, 채명신 전 주월 사령관등을 비롯한 군 원로와 이연숙 전 국회의원, 남주홍 경기대학원 교수, 송인준 대법관 등 정계와 법조 및 학계인사로 구성된 88명의 자문위원과 향군 회장단 등 100여명이 참석해 토론을 가졌다.
이 날 자문회의에서는 한결같이 4대 이슈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일치를 보고 향군을 중심으로 원로들이 나서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 박세직 회장이 강영훈 전 국무총리에게 자문위원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Konas.net | |
자문회의는 먼저 재향군인회가 준비한 안보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한데 이어 4대 이슈에 대한 배경 설명, 그리고 위원들의 의견 청취와 이에 대한 설문작성 순으로 진행됐다.
안병태(전 해군참모총장) 성우회 해군부회장은 "NLL은 유엔 사령관과 중공, 북한군 사령관 등 3자가 휴전문서에 서명한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한다"며 "그런데도 남북장성급 회담에서 거론하는 것은 잘못이며 자칫 한미관계를 이간질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안 부회장은 또 "북한은 20여 년간 묵시적으로 NLL을 합의하고 73년까지 이를 지켜왔다. 하지만 자기들이 (군사적으로)조금 힘이 생기자 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를 내세워 물고늘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99년과 2002년의 서해 도발을 통한 무력화 책동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상호간의 신뢰이지 결코 NLL이 남북대화석상에서 논의의 대상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남북협상의 의제가 될 수 없음을 꽃게잡이 등을 빗대어 가며 조목조목 북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재춘(전 중앙정보부장) 5·16재단 이사장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언급하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자주국방을 하는 나라는 미국하나밖에 없다고 본다. 그러나 미국도 완전한 자주국방이 안되기에 유엔과 함께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나라는 현재 자주국방력이 없다. 한미동맹관계를 더 강화해야지 무엇 때문에 환수하려고 하는가? 현 상태가 정전 상태인 만큼 작전통제권은 당분간 환수되어서는 안 된다"며 최소 2020년까지는 유보되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남북관계의 권위자이기도 한 남주홍 경기대학원교수는 "NLL이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군사안보 문제이지 정치적 대화의 주제가 아니다"며 "분명히 이는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못박았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군사안보에 문외한들인 통일부 젊은 관료들에 의해서 제기됐는데 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더더욱 안되며, 핵문제가 가라앉은 다음에 전문가들 사이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또 "국가보안법과 DJ의 방북문제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고 서로 맞물려있다"면서 "내가 만난 미 고위관계자는 내년 (대통령)선거결과가 잘못되면 한미군사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정치적인 면과 연계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급변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극도의 사상전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모든 것은 때가 있다. 5.31선거에는 민의가 담겨있다. 지금 시점에서 보안법의 폐지나 DJ의 방북은 때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는 "네가지 이슈는 한결같이 진행되어서는 안 되는, (이 자리에 참석한)모든 사람이 공감을 갖고 있는 내용이지만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면 문제가 있다. 시대가 변하고 정권이 문제다"며 변화된 자세의 필요성을 제기한 뒤 "논리적 합리적 역사적으로 좌파세력에 대응할 수 있는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지침서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 날 자문회의는 전체 회의에 앞서 백선엽 대장 등 원로들이 별도로 가진 환담에서도 향군의 활동방향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양수(전 사우디 대사)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장은 향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회장은 "재향군인회가 정관상으로 정치적 중립이지만 이는 나라가 이념적으로 문제가 없을 때의 얘기지 DJ 정부 출범이후 지금 나라는 좌우로 갈라져있다. 정치와 안보문제를 분리해서 볼 수 없는 것이 오늘의 문제다"며 "정관을 고쳐서라도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는 안보문제에 나서야한다"며 향군의 정치적 중립성의 부당성과 적극적인 대처를 제기하고 나섰다.
강영훈 전 국무총리는 북한이 우리사회 상층부와 하층부를 대상으로 한 대남 심리전과 전략전술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현 정부 들어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과 참여정권을 내세우는데 이는 100여년 전 러시아에서 농민들을 중심으로 나온 정책이다. 그러나 결국 변질되어 공산세력에 흡수되고 변질되었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보안법을 없애야 한다는 등으로 국민을 포퓰리즘으로 속이고 있다"며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채명신 6·25참전유공자회장은 지난 6일 현충원에서의 노무현 대통령의 추념사를 꼬집으면서 "어떻게 지난 날 이 나라의 역사가 치욕의 역사고 부끄러운 역사인가? 영령들마저 적대세력으로 편을 가를 수가 있는가? 여기에 대해서 향군이 앞장서 국방장관 등을 통해 정부입장을 확실하게 밝히도록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은 전 국방장관은 "국방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은 장비를 현대화하고 인원수를 줄인다는 개념인데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는가? 미군이 철수하고 나면 북한 핵을 감당할 수 없다"며 한국적 상황에서의 병력수 감축과 관련한 국방개혁과 북방한계선의 양보 등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세직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지금 6·25전쟁이래 국가 안보적으로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총체적인 난국에 처해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향군은 성우회를 비롯한 여러 친목단체와 더불어 지혜를 모아서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직 회장은 이 날 강영훈 총리를 비롯한 전 자문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이 날 자문위원들로부터 받은 4가지 안보현안에 대한 설문을 기준으로 앞으로 대응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향군안보대학'을 설립하여 안보단체로서의 위상에 맞는 안보논리 개발과 함께 think tank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Konas)
이현오 기자
첫댓글 오늘의 이 행사와 며칠 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있었던 안보정세 세미나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읍니다. 원로님들은 물론 그분들이 몸 담고 있는 단체들이 함께 행동하시겠다는 의미도 담겨 잇읍니다.
많은 선배님들 좋은 것 부탁드립니다.나라를 위해!!!
향군선배님들이 계시는 대한민국은 언제나 든든합니다
향군의 약 20~25%는 친북 좌경화 내지 신뢰할 수 없는 불순세력과 완장에 환장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약 70%를 넘는 건전한 향군들이 이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