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기도)
주님,
새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제는 총회 예행 연습을 하고, 저녁까지 이모저모를 의논하였습니다.
형식적인 절차들이 얼마나 복잡한지.....
‘이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싶은 마음도 들지만
다듬어진 깨끗한 형식 속에 담긴 내용들이 회중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오직 복음이 잘 전달되는 통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어지러운 마음들을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주님의 보혈로 정결케 하여 주옵소서.
성령님, 말씀을 조명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1. 그 인봉한 자는 하가랴의 아들 총독 느헤미야와 시드기야,
2. 스라야, 아사랴, 예레미야,
3. 바스훌, 아마랴, 말기야,
4. 핫두스, 스바냐, 말룩,
5. 하림, 므레못, 오바댜,
6. 다니엘, 긴느돈, 바룩,
7. 므술람, 아비야, 미야민,
8. 마아시야, 빌개, 스마야이니 이는 제사장들이요
9. 또 레위 사람 곧 아사냐의 아들 예수아, 헤나닷의 자손 중 빈누이, 갓미엘과
10. 그의 형제 스바냐, 호디야, 그리다, 블라야, 하난,
11. 미가, 르홉, 하사뱌,
12. 삭굴, 세레뱌, 스바냐,
13. 호디야, 바니, 브니누요
14. 또 백성의 우두머리들 곧 바로스, 바핫모압, 엘람, 삿두, 바니,
15. 분니, 아스갓, 베배,
16. 아도니야, 비그왜, 아딘,
17. 아델, 히스기야, 앗술,
18. 호디야, 하숨, 베새,
19. 하립, 아나돗, 노배,
20. 막비아스, 므술람, 헤실,
21. 므세사벨, 사독, 얏두아,
22. 블라댜, 하난, 아나야,
23. 호세아, 하나냐, 핫숩,
24. 할르헤스, 빌하, 소벡,
25. 르훔, 하삽나, 마아세야,
26. 아히야, 하난, 아난,
27. 말룩, 하림, 바아나이니라
28. 그 남은 백성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문지기들과 노래하는 자들과 느디님 사람들과 및 이방 사람과 절교하고 하나님의 율법을 준행하는 모든 자와 그들의 아내와 그들의 자녀들 곧 지식과 총명이 있는 자들은
29. 다 그들의 형제 귀족들을 따라 저주로 맹세하기를 우리가 하나님의 종 모세를 통하여 주신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 우리 주 여호와의 모든 계명과 규례와 율례를 지켜 행하여
30. 우리의 딸들을 이 땅 백성에게 주지 아니하고 우리의 아들들을 위하여 그들의 딸들을 데려오지 아니하며
31. 혹시 이 땅 백성이 안식일에 물품이나 온갖 곡물을 가져다가 팔려고 할지라도 우리가 안식일이나 성일에는 그들에게서 사지 않겠고 일곱째 해마다 땅을 쉬게 하고 모든 빚을 탕감하리라 하였고
(본문 주해)
1~27절 :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규약에 서명한 사람의 명단이다.
총독 느헤미야를 비롯한 제사장들(1~8절), 예수아를 비롯한 레위인들(9~13절), 바로스를 비롯한 백성의 지도자들(14~27절)이 그들이다.
이들의 서명은 공동체에 구속적인 효력을 가진다.
28~29절 : 규약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같은 마음을 가진 모든 이들이 동료 이스라엘 백성 및 지도자들과 더불어 저주하며 맹세한다.
저주의 맹세는 만일 그것을 어기면 하나님의 저주를 자청하는 엄중한 맹세이다.
30~31절 : 저주의 맹세로 약속한 규약은 다음과 같다.
이방인들과의 잡혼 금지(30절) 및 안식일의 상거래 금지와 안식년의 준수(30~31절)하는 것과 성전의 유지에 필요한 것들의 충당하는 것(32~39절)에 대한 내용이다.
잡혼은 이스라엘 정체성을 흐리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였다.
당시 포로기 동안 신흥세력으로 부상한 지도자들은 이방인과 혼인관계를 맺고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
이러한 잡혼은 율법에 금하신 것이었기에 에스라나 느헤미야는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처리하였던 것이다.
“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그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신7:3~4)
안식일의 상거래 금지와 안식년의 준수(30~31절)도 율법에서 이미 말씀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언약을 지키지 않았기에 나라가 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70년 동안 땅이 안식년을 누림같이 쉬게 된 것이다.(대하36:21).
이제 백성들은, 설령 안식일 규정을 알지 못하는 이방인이 물건이나 곡식을 팔러 오더라도 그것을 사지 않기로 맹세하였다.
또한 안식년을 철저히 지켜 일곱째 되던 해에는 아무것도 심지 않기로 하고 또 그들에게 빚진 사람들의 빚을 탕감해 주기로 하였다.
안식일과 안식년과 희년을 지키라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참된 안식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그 참된 안식을 주시기 위하여 예수님은 안식일의 주인으로 오셔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고 하신 것이다.
구약의 모든 절기들은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것이다.
(나의 묵상)
포로 된 땅에서 돌아온 자들이 성전을 짓고 성벽을 쌓고 말씀에 은혜를 받아 초막절을 지키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겠다고 회개기도 한 것을 기록하고 그에 서명을 하고 인봉하였다.
오늘 본문은 그 서명자 명단과 서명하지 않았지만 저주로 맹세한 백성들과 그들이 지키기로 작정한 규약-잡혼 금지와 안식일과 안식년 준수-에 대한 그들의 마음가짐을 드러낸다.
참 가슴 벅찬 모습이다.
그런데 이들의 이런 결단과 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얼마 후에 안식일에 재개된 상거래의 내용이 나오고(느13:15~22), 아스돗, 암몬, 모압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유다인들을 저주하며 책망하는 내용(느13:23~29)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결단, 결심, 맹세, 서명, 인봉.....이러한 것들이 그 당장에는 진심이고, 매우 거룩하게 여겨져 박수받을 만한 것이지만.....
결국 죄인들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다.
나는 이것이 참 슬프고도, 기쁘다.
슬픈 것은, 의인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인간 실존의 비참함 때문이고, 기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소망의 빛줄기를 예수님께서 비추어 주심 때문이다.
복음을 몰랐던 그때에는 참으로 주먹을 불끈 쥐는 일이 많았었다.
나의 능력을 보이고자, 그래서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고자 무지 애쓰고 노력하였다. 때때로 흡족한 결과로 기뻐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잠시, 이내 알 수 없는 허망함에 빠지기도 하고, 관계된 사람들에 대해 판단하고 분노했던 것이다.
일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더욱 심각한 증세를 보인다. 좌절감, 실망, 낙심......
나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싸인-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것은 복음을 몰랐으니 당연한 일이다.
이제 복음을 알게 되고, 특히 십자가의 세 방면의 은혜를 알게 되니, 내 신앙이 왜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하면서 참된 평안은 없고, 내내 교만과 낙심만을 되풀이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십자가 은혜는 나를 구원할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그에 연합됨으로 죄의 세력을 무력하게 하는 능력의 십자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죄를 부추기는 그 세력에게, 나는 죄를 짓는 손발이 잘리고, 죄를 짓는 눈이 뽑힌 장애인이 되었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주장의지를 십자가에 못 박고, 모든 것은 주님께서 하셨음을 선포하며 항상 옳으신 주님만을 찬양하게 된다.
과거에 ‘내 공로’에 눈을 번뜩이던 자가, 주님의 공로만을 찬양하게 되니, 곁에 있는 수많은 지체들에게 ‘너는 왜 이렇게 하지 못하느냐?’ 소리없이 판단하던 눈빛이 사라지는 것이다. 판단과 정죄가 사라지고, 주님의 공의에 대한 기쁨만이 가득하게 된다.
나를 부단히 계발함으로 더 능력 있는 자, 더 실력 있는 자, 더 고상한 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위해 이를 악물고 현실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참고.....
이런 것이 아니라, 주님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한 달을, 일 년을, 남은 미래를 위해 결심하고, 인봉하고, 맹세할 것이 아니라, 그저 매일 주님을 만나야 한다.
하루살이처럼.
오늘 하나님 말씀대로 잡혼하지 않고, 안식일 등을 잘 지키겠다고 서명하고 맹세한 사람들이 얼마 후에 슬슬 금이 가고, 구멍이 생기듯이, 나도 내일의 내 신앙을 장담하지 못한다.
내가 얼마나 변덕스럽고, 자기중심적이고, 위선적인 존재인지, 이미 살아온 세월 속에서 충분히 봐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래를 위해 어떤 위대한 결심을 하는 것보다, 오직 오늘 하루를 주님께 꼭 붙어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게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고....하다가 주님 품에 안기기를 소원한다.
(묵상 기도)
주님,
굳게 결심하고 맹세한 일도 미처 상상하지 않았던 상황 앞에서 허물어집니다.
이런저런 변명을 대며 타협하기도 하고,
때로는 화까지 내며 자기 입장을 변호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연약한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이제는 잡혼하지 않으리라.... 안식일을 지키리라....결심하지 말고,
비록 세상에 오염된 상태일지라도 그 모습 그대로 낯 두껍게 주님 앞에 달려가게 하옵소서.
주님의 보혈로 정결케 되는 기쁨을 누리며 감사하게 하옵소서.
이것을 매일 하게 하옵소서.
내일을 모르는 하루살이처럼 살기를 원합니다.
성령님,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