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주변으로 심은 돼지감자가 무성하게 자랐고,
때 이른 해바라기가 환한 웃음을 선사한다.
자연상태서 발아된 해바라기인데도 올해는 개화가
좀 빠른 것 같다. 매년 7월 중순경에 피었는데....
지난주부터 시작된 장마비가 격일로 내리고 있다.
앞으로 20여 일은 더 있어야 긴 장마가 끝날 것 같다.
오랜 숙원이던 최신방식의 고성능 CCTV 를 농장에 설치했다.
지난해에 벌통 도난사건 후 좀 더 과학적이고 현대화 된 보안이 필요했고
안방에서 농장의 모든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고성능 카메라와
최신 방식의 녹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감지거리 80m로 농장 전체를 카바할 수 있고, 3대의 적외선 카메라가
주.야간 24시간 촬영 및 전송해서 주 장비에 2년간 보존토록 된 장치다.
그제 2차 개량종봉 왕대분양을 했는데, 구입하시는 분들,
지원(?)온 분들 등등... 40여명이 농장에 오셨고, 차량도
농장 마당에 가득하다. 떼돈 버는 듯 ㅎㅎㅎ.....
어느 분이 분봉 났다고 소리쳐 울타리 가에 큰 감나무를
올려다보니 바가지만 한 벌 뭉치가 매달려있다.
크기가 작은 게 처녀왕 분봉인 듯 하다.
주인은 바빠서 정신없고, 오신 분 몇몇이 긴 장대에
매미채를 달아서 분봉군을 받는다고 야단이다.
몇 번을 떼어서 벌통에 담았는데 다시 나무가지 끝에
매달려 결국 분봉군 받기에 실패하고 모두 돌아갔다.
다음날인 어제아침 종일 흐린 가운데 비가 내렸고
불쌍한 분봉군은 아직도 감나무 끝에 매달려 있다.
이 장마 비에 분봉을 나가서 어쩌자는 것인가?
왕대분양을 하면서 겪는 고통 중에 하나가 자연분봉이다.
벌통에서 왕대가 익을 무렵인 분양하루 전에 대부분 통에서
분봉이 나고, 날개 잘린 여왕벌이 분봉에 참여치 못하면 결국
일벌들이 죽여서 벌통 앞에 버려지곤 한다.
자연왕대에 의해서 신왕으로 교체된 통의 날개 안 잘린
여왕벌은 왕대분양 이틀 전쯤에 분봉을 떠난다.
벌통에 바글바글, 개포에 출렁출렁하던 벌이 분양하는 날
뚜껑을 열어보면 썰렁하고 빈 벌통처럼 된 것이 자주 보인다.
주인의 바쁜 日常(일상)과 부주의로 장마에 분봉은 계속되고
불쌍한 저 벌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
- 2008/06/30 양봉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