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 통산 여덟 번째 준우승을 했다. 전인지는 1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캠브리지 휘슬베어 골프장에서 끝난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7언더파로 연장전을 치른 끝에 준우승했다. 올 시즌에만 뱅크 오브 호프 클래식, 롯데 챔피언십, 킹스밀 챔피언십에 이은 네 번째 준우승이다.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에 진출한 전인지는 꾸준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41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포함해 18번이나 톱 10(43%)에 들었다. 올 시즌만 놓고 본다면 11개 대회에서 6번 톱 10(54%)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두 번의 우승을 하는 동안 준우승은 무려 여덟 번을 차지했다. 2014년 국내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백규정에게 패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세 차례 3위 이내 입상까지 합하면 우승을 하지 못하고 톱 3에 든 확률이 무려 28%(11/39)나 된다. 전인지의 장점은 정확도 높은 플레이다. 올 시즌 전인지의 아이언 샷 그린적중율은 76.4%로 6위, 온그린 시 퍼트 수는 1.745개로 8위다. 그러나 우승컵이 걸린 최종 라운드에서 전인지의 플레이는 2% 부족해 보인다. 최종 라운드 11번 홀까지 톰슨에 4타 차였던 전인지는 12번 홀(파5)에서 거의 투 온을 시키고도 1.5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다. 14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보기를 했다. 전인지는 526야드인 16번 홀(파5)에서 뒷 바람을 이용해 티샷을 290야드 보낸 뒤 가볍게 투 온을 시켰다. 그러나 3m 가량의 이글 퍼트가 홀 왼쪽으로 흐르면서 이글 기회를 놓쳤다. 반면 우승자인 에리야 쭈타누깐은 샷 난조로 후반 9홀에서 세 차례나 벙커에 샷을 빠뜨리고도 모두 파 세이브를 해냈다. JTBC골프 임경빈 해설위원은 "전인지는 평소에 침착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퍼트 성공률만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평했다. 전인지는 이번 주 개막하는 마이어 클래식에 출전해 다시 첫 승에 도전한다.
전인지가 아쉬운 준우승에도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전인지는 12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함께 찍은 셀카를 올리며 "오늘의 최고 선수가 우승했고 세계랭킹 1위가 되었어요. 늘 그랬듯이 오늘도 함께 플레이해서 너무 좋았어. 쭈타누깐, 정말 축하해"라는 글을 적었다. 쭈타누깐은 이날 우승과 동시에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제치고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전인지는 매뉴라이프 최종일 쭈타누깐과 동반 라운드를 했다. 챔피언 조를 기다리는 동안 나란히 셀카를 찍는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둘은 17언더파를 기록하며 렉시 톰슨(미국)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쭈타누깐이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전인지는 또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다. 전인지는 올 시즌 우승 없이 준우승만 4번 차지했다. 속상할 법도 하지만 전인지는 라이벌이자 동료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인지의 훈훈한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톰슨에게 밀려 준우승을 차지한 킹스밀 챔피언십 이후에도 전인지는 인스타그램에 톰슨과 포옹하는 사진을 올리며 "톰슨은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다.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텍사스 슛아웃에서는 컷 탈락을 당했지만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민지(호주) 등과 끝까지 남아 재일 동포 노무라 하루를 응원했다. 노무라는 전인지의 응원에 힘입어 크리스티 커(미국)를 연장 여섯 번째 홀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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