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큰 섬이고 희귀 동식물이 가장 많이 분포하면서도 잘 보존되어 있는
이사벨라 섬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배를 타고 갔다. 산타크루즈 섬에서 이사벨라 섬까지
20인 승 쾌속선으로 약 2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파도가 높아 배가 너무 흔들려 사람들이 난리다.
특히 여름철에는 파도가 너무 높아 결항을 자주하여 일정에 차질을 빗기기도 한단다.
그러나 나는 이보다 훨씬 더한 남극해 드레이크해협의 파도를 만 48시간이나 견뎌낸 전력이 있으니
이 정도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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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섬 백사장에서 바다사자를 만났는데 사람이 바로 옆에 가도 전혀 신경을 안쓴다.
오히려 바다사자가 사람을 구경거리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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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가장 보고싶은 것은 이구아나. 이구아나는 큰도마뱀의 일종으로
선인장을 주식으로 하는 육지 이구아나와 해조류를 먹는 바다 이구아나가 있다.
바다 이구아나 2마리가 물개들과 사이좋게 놀고 있다. 얼마나 다정한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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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의 식물 중 가장 특이한 것은 선인장, 그런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선인장과 달리
나무 기둥에 높이 달려 있다. 바다거북, 이구아나 등 많은 동물들이 선인장 잎을 먹이로 탐하니까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키큰 나무선인장으로 진화한 것이다.
남극에서도 색소폰 불었는데, 여기 갈라파고스에서도 색소폰 연주를 빼놓을 수 없지 않은가?
낮에는 포구에서 숙소 근처의 아담한 포구에서 나발을 불고, 저녁 땅거미가 지고 나서는 항구가 있는
광장의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색소폰 공연을 하였다. Titanic 주제가부터 시작하여 Amazing Grace까지
올드 팝송 10여곡을 부른 후 조용필의 “친구여”를 불렀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사람 대여섯 명이 무대에 오더니 악수를 청한다. 미국 한인교포들인데 조용필의 노래
소리가 멀리서 까지 멋지게 들려 바로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들을 위하여 아예 나훈아, 배호, 이미자,
그리고 최진희 노래까지 연주하였다.
바로 이 재미로 세계여행에 나설 때마다 무거운 색소폰을 마다하고 들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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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크루즈 섬 포구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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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벤치에 버젓이 자리잡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바다사자.
바로 옆에서 노래를 불러도 꿈쩍도 않고 바다사자는 오히려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귀국길을 위하여 다시 산티아고 갔다. 보통 사랍들은 산티아고 시내에서 명소라고 하는 아르마스 광장,
성당, 모네다궁(대통령관저), 중앙어시장, 산타루시아 언덕 등지만 보고 가나, 산타아고 시내는 교통
혼잡과 매연만 많고 별로 볼 것이 없다.
역시 사람사는 형편을 제대로 보려면 산티아고에서 120 km 정도 떨어진 칠레 최고의 명소인 비냐델마르와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항구도시 발파라이소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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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최대의 항구도시이자 군항인 발파라이소. 집들이 대부분 언덕위에 있다.
칠레 민주화의 아버지이자 노벨문학상 작가인 시인 네루다의 집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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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라이소에 주문한 칠레식 조개탕.
조개 외에도 새우 등 다양한 해물이 들어가 풍미가 좋고 우리 입맛에도 딱 맞다.
로칼맥주 한잔 곁들이면 혼자 먹다 둘이 죽어도 모를 지경.
가격은 10,000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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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아카풀코, 칠레의 해운대라는 호화로운 휴양도시 비냐델마르의 백사장.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나와 있는데 파도가 너무 세서, 감히 바다에 뛰어 들 엄두를 못내고 있다.
내가 보란 듯이 파도에 뛰어들고 싶으나 귀국길 마지막 여정이라 꾹 참았다.
남미 대륙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누구나 평생 한번 가보픈 지역이다.
나도 딱 한군데를 추천하라면 유럽이나 미국보다 남미 대륙을 추천한다.
그런데 남미 대륙은 볼 것이 너무 많다. 특히 자연 경관에서 유럽 및 미국과는 비교 안 된다.
남미 대륙에서 “베스트10”을 꼽으라면 다음과 같다.
1. 세계 최대의 폭포인 이과수.
-나이아가라 폭포나 빅토리아 폭포도 세계 3대폭포라고 하지만 이과수 앞에서 감히 명함을 내밀 수 없다.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이 오죽하면 “오! 불쌍한 나이아가라!”라고 했을까?
2. 파타고니아의 또레스델파이네, 피츠로이 산 및 모레노 빙하.
-히말라야, 알프스, 록키산맥도 유명하나 비록 높이는 낮아도 빙하가 남긴 자취는 파타고니아 지역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모레노 빙하는 직접 빙하 위를 걸어 볼 수 있고, 색깔도 여타 빙하처럼 흙과
먼지로 지저분하지 않고 깨끗하고 푸르다.
3. 마추픽추, 쿠스코 등 페루의 잉카 유적지.
-사라져 버린 잉카문명의 유적지로 남미에서 꼭 보아야 할 인류의 문화 유산
4. 진화론의 발상지 갈라파고스.
-뉴톤의 만유인력,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함께 인류 최대의 과학 업적인 차알스 다윈의 진화론 발상지.
코끼리 바다거북, 이구아나, 나무선인장 등 희귀한 동식물들을 자연 그 상태에서 바로 옆에서 만날 수 있다.
5. 유유니 소금사막.
-지평선이 안보일정도로 광대한 소금 사막. 워낙 많히 소개되어 더 이상 설명 불필요.
볼리비아 유유니 지역 외에도 규모는 조금 작으나, 아르헨티나 북부 살타 지역의 소금사막을 추천한다.
중국의 칠채산 보다 더 장관인 남미의 그랜드캐넌, 안데스 우마우마카 지역의 무지개 계곡을 보너스로
볼 수 있다.
6. 아마존강 열대 정글 및 원주민 마을.
-강이 아니라 바다와 같은 지구 최대의 강인 아마존강 탐사. 흑색과 황토색 강물의 결혼 장면도 경이롭고,
낚시로 낚아올린 식인물고기 피라니아 생선구이는 육질이 졸낏쫄깃하면서도 그 맛은 단연 세계 최고.
피라니아 생선 시식을 한 경험자만이 알 수 있다.
7. 티티카카 호수.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바이칼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큰 민물 호수. 갈대로 만든 인공섬의
마을에 학교, 병원도 있다.
8. 리우의 예수상 언덕 및 빵산.
-나폴리, 시드니도 세계 3대 미항이라지만 리우를 방문하면 결코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알게 됨.
해안선과 배경 산들이 정말 한 폭의 그림 같다.
9. 남태평양의 절해 고도, 이스터 섬
-수수께끼의 모아이 석상들이 있는 남태평양의 절해 고도, 칠레 산티아고에서 주2회 비행기로 6시간
걸리는데 가성비는 떨어지는 곳이나 섬 자체가 신비스러워 관심자 방문 권장.
10. 베네수엘라 세계 최대의 높이 앙헬폭포.
-아마존 북부, 베네수엘라 남부 가이아나 고지의 앙헬폭포는 낙차 1000m로 3단까지 포함하여 130m
설악산 토왕성 폭포와는 처음부터 어른과 어린이의 키 싸움이다. 너무 높아 폭포 물줄기가 중간에 흩어지다
밑의 웅덩이에서다시 만난다.
*하나투어의 남미패키지 여행 일정에 과연 몇 군데나 포함되어 있는지 독자여러분 확인 바람.
이중에서 단 하나만 고르라면 마지막의 앙헬폭포 이다.
폭포도 폭포지만 수직절벽 높이 2000m에 상부는 평평한 테푸이(테이블마운틴)가 주변에 즐비하여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오죽하면 코난도일의 “잃어버린 세계”의 무대이자 오리지날 “엘도라도”의
본고장일까? 육로접근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여 4인승 경비행기로 정글위를 2시간, 모터달린 카누로
7시간 동안 커피색의 카라오 강(강이라기보다 여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세계 최악의 강도, 살인, 폭력, 마약, 매춘 국가에다
일년물가 1,300,000 퍼센트의 베네수엘라에 어느 누가 감히 목숨 걸고 도전하겠는가? 사흘 굶어 도둑질
안하는 사람 없다고, 베네수엘라는 경찰들도 모두 강도이다.
그런데 나는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4년전 앙헬폭포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다녀왔다.
각설하고, 남미 여행을 한번에 제대로 하려면 문제는 시간과 돈이다.
하나투어의 21일짜리 겉핥기식도 패키지투어도 최소 1500 만원이다.
상기 지역을 제대로 보려면 90일, 최소 60일이 필요하고, 더구나 혼자서 여행하려면 5000 정도는
마련해야 한다. (남녀혼숙 10인실 2층침대에서 잠자고, 맥도날드나 수퍼마켓 식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이동은 평균 20시간 소요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면 혹시 3000도 가능함)
세금 빼고 일년치 순연봉의 전부 내지 최소 70%를 투자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지금부터 비자금을 마련하고, 공로연수 내지 퇴직하자마자 바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
퇴직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의욕도 줄어들고, 생활비로 써야 할 거금을 길바닥에 뿌리고 다닐 수 없지
않은가? 단, 유산이 많거나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으로 횡재를 한 사람은 예외.
그런데 혼자서의 세계배낭여행에는 한가지가 더 있다.
여행을 재미있게 하려면 현지에서 친구(현지여성 및 여성여행자 포함)를 잘 만나야 한다.
방법은 3가지.
첫째, 돈을 많이 뿌리면 된다. dollar는 이국여성 손목을 한번 잡아볼 수 있는 최상의 방법.
둘째, 장동건이나 현빈 처럼 미남이면 가능성 있다. 성별, 민족, 나이 막론하고 잘생긴 사람은 선천적으로
복받은 행운아.
셋째, 돈도 없고 잘샐기지도 못했으면, 마지막 하나, 춤을 잘추거나 음악(굳이 색소폰이 아니더라도)을
잘 하면 됨.
남미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데, 이도 저도 아니라면 혼자다니는 동양사람 만나면 된다.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여자들 중에도 한비야 같은 비정상의 여자들이 가끔씩 있음)
그래서 마지막으로 권하기를, 악기 한가지 다루는 취미 가지기를 인생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시간이 없으면 시간을 만들면 되고, 문제는 본인의 실천 의지입니다.
2019년 황금돼지 해에 여러분의 행운을 기원합니다.
2019년 2월 6일 유 철 진
첫댓글 壯하다! 우리의 자랑 哲眞!! 소생은 철진형님 사진과 글로 만족해야할 처지라.. 그것이 서러울 뿐..ㅎㅎㅎ
머찌십니다.
최고 입니다.
공감합니다.
동행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