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장, 물개박수 조심하시라!>
231227_제202차 최고위원회 회의
정청래 최고위원: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에 즈음하여.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합니다. 누구라도 범죄 의혹이 있다면 예외 없이 수사해야 합니다. 법 앞에 성역은 없습니다. 그게 살아있는 권력 그 누구라도 공정하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법적 절차와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김건희 여사에 관한 특검이 국민적 관심사고, 특검 수용 여론이 높습니다. 김건희 특검은 비껴갈 수 없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제가 누차 언급한 바 있듯이, 죄가 있다면 왜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지 못합니까? 저는 구국의 결단으로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겠습니다.’ ‘악법’, ‘몰카공작’, 운운 말고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우리 국민의힘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혁신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의 가장 큰 혁신의 대상은 수직적 조직문화, 창의성과 민주주의를 잊은 상명하복식 정당 문화,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오로지 용산 대통령실의 눈치만 보는 기회주의, 출세주의를 과감히 혁파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거듭 태어나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수직적 리더십, 상명하복식 반민주주의, 기회주의와 결별해야 합니다. 그런 전제 속에 당내 민주주의도, 창의적 미래비전도 숨 쉴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비대위원장,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민심과 함께 가는 비대위원장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하지 않으면 공천주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얄팍함 대신, ‘항간에 제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검사 낙하산 공천을 할 것이라는 의심들 하시는데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누구라도 실력 있고 경쟁력이 있다면 상향식 민주적 방식으로 경선을 통해 친윤이든, 비윤이든 공천을 받는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겠습니다. 비윤이라고 찍힌 분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저는 평생 불의한 범죄를 단죄하는 검사로 살았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법무 행정의 수장으로서 과분한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정치 문외한입니다. 오로지 국민의힘 총선 승리에만 제 역할을 다하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하여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이랬다면, 땡전뉴스가 땡윤뉴스로 부활하고, ‘노태우가 한동훈으로 둔갑해 2024년 서울의 봄을 유린하겠다’라는 국민적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대통령의 측근 아들까지 잘못이 있다면 수사받고 구속된 전례대로, ‘대통령의 아내까지 법 앞에 예외 없다’라는 사법 정의 수혜자로 기억됐으면 어땠을까. 절대권력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모두 다 ‘예’라고 외칠 때 ‘아니오’라고 외친 강단 있는 사람으로 남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큽니다.
오늘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과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당내 민주적 절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 이준석, 김기현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중도하차, 연거푸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끝내 선출직 당권이 물러나고, 보이지 않는 큰 손의 힘에 의해 비대위원장이 점령군 사령관처럼 국민의힘을 접수했습니다.
당내 민주주의를 짓밟으면서,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지휘하는 언어도단, 형용모순을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비어천가와 훈비어천가의 합창 소리가 드높겠지만, 국민의힘 밖에서는 원성 소리가 높다는 사실을 윤석열 아바타 한동훈은 알까.
내년 총선은 누가 뭐래도 윤석열 정권 심판 선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두기, 차별화하지 않고 민심을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윤석열 나팔수, 윤석열 앵무새로 총선을 치르다가 큰 코 다칠 겁니다.
한동훈 위원장, 언론의 물개박수와 언론의 헹가래에 너무 취하지 마십시오. 취약점을 보이는 순간 물개박수 치던 손가락은 삿대질로 변하고, 헹가래 치던 손을 거두고 땅바닥으로 떨어뜨릴 것입니다. 그때 많이 뻘쭘하고, 많이 아픕니다.
늘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고, 거울 앞에서 자기 객관화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