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숙재 강희맹의 소상팔경 시
●소상팔경(瀟湘八景)이란? 중국 후난성[湖南省] 둥팅호[洞庭湖] 남쪽의 샤오수이강[瀟水]과 샹장강[湘江]이 합류하는 곳에 있는 대표적인 8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말한다. 샤오[瀟]는 샤오수이강[瀟水], 샹[湘]은 샹수이강[湘水]을 말합니다. 산시청람(山市晴嵐)· 어촌석조(漁村夕照)· 소상야우(瀟湘夜雨)· 원포귀범(遠浦歸帆)· 연사만종(烟寺晩鐘)· 동정추월(洞庭秋月)· 평사낙안(平沙落雁)· 강천모설(江天暮雪)이 8경에 든다. 석양빛, 가을달, 밤비, 저녁 무렵의 눈 등의 경치로, 이 경치들은 시와 그림의 주제로 많이 다루어졌습니다. 특히 8경을 화제(畵題)로 하여 최초로 그림을 그린 사람은 송(宋)나라의 이적(李迪)이라고 전하는데, 옥간(玉澗)· 목계(牧谿)의 작품도 유명합니다. 남송[南宋] 화가가 그린 그림의 화제[畵題]로 샹장[湘江]팔경이라고도 한다. 1) 소상야우(瀟湘夜雨):융저우시[永州市] 동쪽에 있다. 2) 동정추월(洞庭秋月):둥팅호수[洞庭湖水]에 있다. 3) 원포귀범(遠浦歸帆):샹인현[湘陰縣] 강변에 있다. 4) 평사낙안(平沙落雁):헝양시[衡陽市] 후이옌봉[回雁峰]에 있다. 5) 연사만종(烟寺晩鐘):헝산현[衡山縣] 현성[縣城]에 있다. 연사모종(烟寺暮鐘)이라고도 한다. 6) 어촌석조(漁村夕照):토우위안현[桃源縣] 우링시[武陵溪] 지구에 있다. 7) 강천모설(江天募雪):창사시[長沙市] 수이루저우[水陸洲]에 있다. 8) 산시청람(山市晴嵐):샹탄조우산[湘潭昭山]에 있다.
안견(安堅)은 조선초기인 세종부터 세조 때까지 활동한 화가로 본관은 지곡(池谷) 자는 가도(可度). 득수(得守), 호는 현동자(玄洞子), 주경(朱耕)이다. 다만 그가 세종 때 도화서(圖畵署)의 종6품인 선화(善畵)에서 체아직(遞兒職)인 정4품 호군(護軍)으로 승진한 것을 보면 그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났고 또 세종이 그를 얼마나 총애하였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가 화원이었던 탓인지 그에 대한 기록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안견(安堅 ?-?)의 소상팔경도 8폭모음
강희맹[姜希孟, 1424(세종 6)∼1483(성종 14)]의 소상팔경시(瀟湘八景 詩)는 고려의 문인이요. 대학자인 익재 이제현(益齋 李齊賢, 1287년(충렬왕 14)∼1367년(공민왕 16)선생 께서 쓰신 글을 보면서 차운한 글이 온데, 그 당시에 뛰어난 인물들의 뛰어난 글을 읽어면서 운자를 따서 시(詩)를 지은 장르가 유행을 하였는데 차운한다 라고 표현을 합니다. 아래는 강희맹의 소상팔경 내용입니다 (私淑齋集卷之五)
瀟湘八景/私淑齋 姜希孟 先君戴慜公。雅好書畫。家累百餘件。必令希孟收藏齊帙。 其中奇愛者。益齋文忠公所作瀟湘八景巫山一段雲八首。 乃其手翰也。希孟間請得於何所。公曰。得之文忠公遠孫李公暿 。此實眞跡也。希孟雖在童丱。未嘗不欽慕其文章翰墨之妙。 及戴慜捐館。而所藏書畫。散失殆盡。其後卄四年。 琴軒金子固氏。送一古牋軸求詩。乃其八景軸也。 噫。手澤尙新。忍觀諸。敢依韻敬次云。 [국역] 우리 아버지 대민[戴敏=姜碩德의 諡號, 1395(태조 4)~ 1459(세조 5)])공 께서 본례 서화를 아주 좋아 하셨다. 하여 집에는 백여점의 서화가 모아져 있었는데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가지런히 정리하라는 일을 시키곤 하셨다. 아버지가 소장하신 서화 백여점중 가장 아끼시는게 있는데 익재 문충공(益齋 文忠公)이 지으신 “소상팔경 무산일단운팔수(瀟湘八景巫山一段雲八首)” 이다. 제가 아버지께 문충공이 직접 쓰신 원본의 글을 어디서 구했냐고 물어보았는데 , 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문충공의 후손인 이공 희(暿/21世 淸湖公)로 부터 진본(眞本)을 얻었다고 말씀을 하셨다. 저는 당시 나이가 어렸지만 문충공(文忠公)의 뛰어난 글을 보면서 흠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소장하신 서화들이 대부분 분실되었는데 약 24년이 지났는데 나와 동년(同年)인 금헌 김자고[琴軒 金子固=琴軒은 김뉴(金紐 : 1436(세종 18)〜1490(성종 21)의 號이고, 子固는 김뉴(金紐)의字이다] 라는 사람이 서화를 가지고와 시축(詩軸=시를 적은 두루마리)을 써달라고 하기에 펼쳐 보았는데 예전에 아버지가 소장하셨던 그 익재공(益齋公)의 소상팔경(瀟湘八景)이었다. 아!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손때 묻은 아버지의 흔적을 느끼니 이상야릇한 감정이 들었다. 그래서 제가 익재공이 쓰신 소상팔경 글을 보면서 차운을 하게 되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 ●그럼 익재공의 소상팔경 무산일단운 8수가 어떻게 후손도 아닌 강희맹의 아버지 대민공에게 들어갔는지 알아보자. 대민공 강석덕(戴敏公 姜碩德)의 말은 익재공의 먼 후손인 경주이공 희(暿)가 글을 주었다고 하였다. ●익재공부터 청호공까지 계대를 살펴보면
17世 제현(齊賢) 익재공(益齋公) │ 18世 서종(瑞種)-달존(達尊)-창로(彰路) 부령공 운와공 밀직공 (副令公) (雲窩公) (密直公) ┌──---─┘ 19世 덕림(德林)-수림(壽林)-학림(學林) 사간공 한림학사 소부윤공 (司諫公) (翰林學士) (少府尹公) │ 담(擔) 대언공(代言公) 20世 │ ▶ 희(暿)청호공파(淸湖公派) 21世 ┌──-─--------------─┘ 문형(文炯)-계반(繼潘)-문환(文換)-문병(文炳) 22世 문안공 참판공 제학공 어은공 (文安公) (參判公) (提學公) (漁隱公) ※경북 예천군 하리면 은산리 양전마을이 500년 집성촌임 익재공의 소상팔경 원본을 청호공(淸湖公)이 가지고 계시다가 대민공이 서화를 좋아하다 보니 아마 선물로 드리게 된 것으로 여겨지고 그후 이조참판을 지낸 재주 있고 학문을 좋아해 글을 잘 지었고, 행서와 초서 등 글씨에 능하였을 뿐만아니라 거문고도 잘해 ‘3절(三絶)’이라 불리우고 그림 또한 잘 그렸던 금헌 김자고(琴軒 金子固)에게 이 서화가 들어가게 되었다가 강희맹이 뜻밖에 다시 보게 되었던 것이었다. ● 강희맹이 익재공의 소상팔경을 차운한 글 ○ 원포귀범(遠逋歸帆) 껄떡껄떡 개포엔 조수 오르고 / 咽咽汀潮上 둥당둥당 큰 북소리 재촉하네 / 逢逢鼉鼓催 편한 호수 바람 자고 뭇 돛이 펼쳐질 제 / 湖平風熟衆帆開 숨는 듯 비치는 듯 빛이 다가오네 / 隱暎鏡光來 나풀거려 해오라기 가에 돌고 / 縹渺鷗邊濶 아득히도 연기 가로 돌아오네 / 微茫煙際回 뭇 돛대는 흰 모래에 닻줄 매었는데 / 群檣繫纜白沙堆 강물 속 흐르는 소 땅 속에 우뢰인양 은은하이 / 江殷地中雷 ○ 평사낙안(平沙落雁) 어둔 길은 은하수로 통했는데 / 冥路通雲漢 낮게 날아 도량을 구하련다 / 低飛爲稻梁 공중에 점점이 몇 줄이 되었던고 / 排空點點字千行 가는 뜻은 응당 삼상에 있으련만 / 去意在三湘 먼 모래에 눈은 평평히 깔렸고 / 沙遠平鋪雪 갈대 깊은 곳 찬 서리에 붙였도다 / 蘆深冷着霜 놀라서 평양으로 가는 그 몇 진이 / 驚寒千陣向衡陽 형세 이뤄 굽었다 또 드날리네 / 作勢抑還揚 ○ 동정추월(洞庭秋月) 은하엔 구름도 쓸어낸 듯 / 雲物掃銀漢 이슬빛 푸른 공중에 어리었네 / 露華凝碧空 형과 상은 만리 길 동서로 섞였는데 / 衡湘萬里混西東 보일락말락 그저 암담하여라 / 暗淡有無中 바닷가엔 금빛이 아득하고 / 海角迷金暈 하늘 끝엔 흰 무지개 빛을 쏘네 / 乾端射白虹 얼음 바퀴 굴러 올라 긴 바람 날려갈 제 / 氷輪輾上駕長風 찬 기운 벽운궁에 가득 차 있어라 / 冷徹碧雲宮 ○ 소상야우(瀟湘夜雨) 구름 연기바다 메를 삼켜 있고 / 雲煙藏海嶠 비바람 물가에 가득하네 / 風雨滿江洲 물 나라 갈대는 늦가을을 울리는데 / 水國蒹葭響晩秋 등불 앞엔 만리의 시름이라 / 燈前萬里愁 차가운 소리 숲 언덕에 들려오고 / 寒聲聞竹岸 먼 불빛 어주인 줄 알게 하네 / 遙火認漁舟 새벽까지 잠 안 자니 뜰 아래라 고요한데 / 五夜不眠篷底幽 두세 백구 슬피만 울더라 / 哀鳴三兩鷗 ○ 산시청람(山市晴嵐) 먼 봉우리 상투처럼 푸르렀고 / 遠岫靑如䯻 가벼운 메 기운 희게 에워쌌네 / 輕嵐白作圍 띠집 어느 곳에 사립문이 닫혔던고 / 茅茨何處掩柴扉 허공에 푸른 빛은 부실부실 떨어질 듯 / 空翠落霏霏 들길은 숲을 꿰어 가느다란데 / 野徑通林細 시내 다리 언덕 걸쳐 조그맣네 / 溪橋跨岸微 마힐 불러 이 경치 그려본들 / 試敎摩詰書圖歸 참된 그 취미 응당 표현 못하리라 / 眞趣也應非 ○ 강천모설(江天暮雪) 검은 구름 땅에 드리워 어둡고 / 頑雲垂地暗 빽빽한 눈 바람 끼고 혹독하다 / 密雪挾風嚴 황혼 찬기운 겪고선 대까지 가느다란데 / 薄暮擎寒竹枝纖 흔들리면 가벼운 소금 살살 흩노매라 / 擺亞落輕鹽 도롱이 무거워서 고깃배 돌려 오니 / 蓑重回漁棹 마을이 외로운데 술기만을 자랑하네 / 村孤誇酒帘 강 다락 갠 경치 찬 달빛 띠었으니 / 江樓霽景帶寒蟾 취한 채 아이 불러 주렴 올려 걸었어라 / 倚醉喚鉤簾 ○ 연사모종(煙寺暮鐘) 숲이 빽빽하여 절이 숨어 있고 / 樹密招提隱 내 잠기니 붉고 푸름 짙었어라 / 煙沈紫翠濃 목어주D-001 소리 홀연히 산 모양 흔드니 / 鯨音忽撼暯山容 서른 여섯 차례 그 종소리 / 三十六聲鍾 소리마다 티끌 세상 슬퍼하네 / 役役悲塵世 유유히 푸른 봉을 바라보노라면 / 悠悠望翠峯 우연히 깨친 바 있어 외론 막대 비기니 / 偶然深省倚孤筇 어둠 빛은 푸른 솔로 들어갔어라 / 暝色八蒼松 ○ 어촌낙조(漁村落照) 먼 메는 지는 해를 삼키고 / 山遠銜斜日 맑은 강에 채색 놀이 얼른얼른 / 江澄漾彩霞 고기잡이 서로 모여 절로 멧집 이룩되니 / 漁人相聚自成家 울타리는 곧다가도 비끼어라 / 籬落整還斜 다리가 끊이매 가을 물이 밝고 / 橋斷明秋水 숲이 높아 저녁 까마귀 돌아오네 / 林高返暯鴉 어옹이 그물 거두어 갈꽃으로 들어가서 / 阿翁收網入蘆花 고기랑 새우랑 웃으며 애기하더라 / 談咲說魚蝦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