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울산에 상륙하면서 곳곳에 피해를 남겼다. 태풍 ‘하이선’은 부산에 상륙할 것이라는 당초 기상청 예보와 달리 울산에 상륙한 후 포항과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빠져나가 소멸됐다.‘하이선’은 앞선 ‘마이삭’처럼 폭우로 인한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강풍과 해일로 인한 피해가 ‘마이삭’보다 컸다. 7일 오후 2시 기준 울산지역 시간당 평균 강수량은 127.8mm이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셈이다. 지난해 태풍 미탁 당시 평균 172.5mm와 비교하면 많지 않은 양이다. 그러나 태화강국가정원 일대가 적잖은 침수피해를 입었다. 특히 동구 이덕서 지역에서 관측된 강풍은 순간 최대풍속 42m로 나타났는데, 초속 40m이상일 경우 달리는 열차가 탈선할 가능성 있고 승용차가 뒤집힐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다. 이번 태풍으로 비보다 강풍에 의한 피해가 더 컸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실제 강풍과 해일로 인한 피해가 울산의 도심지 내보다 울주군 온산 연안 등 해안가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대규모 해일로 인해 온산공단 연안도로가 파손되고 공장일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날 현장에서 해일을 직접 목격한 근로자들의 말에 따르면 고층아파트 만큼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집어삼킬 듯이 순식간에 덮칠 때는 순간 숨이 딱 멈출 정도의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태풍 ‘하이선’으로 울산지방에서는 도로 50개소가 침수됐으며, 정전 23개소, 가로수 61그루가 전도되고, 신호기 19기 정지, 옥외 간판 추락파손 39건, 기타시설물 피해 36건 등 총 178건의 시설피해가 발생했다. 정전피해 또한 컸다. 5개 구군에 걸쳐 약 3만7천 가구가 정전돼 지역 주민 약 17만 명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시민들은 이번에 초강력 태풍의 위력이 어떻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다. 태풍을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다. 피해를 줄이려면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는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번 ‘마이삭’과 ‘하이선’ 두 개의 태풍을 통해 태화강이 침수되거나 범람할 경우 어떻게 될까하는 것에 대한 답을 미리 본 것 같다. 태화강의 범람으로 무궁화정원과 오산광장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고, 십리대숲 축구장 역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태화강 십리대숲 역시 강풍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당시 불어 닥친 강풍을 이기지 못한 십리대숲 대나무의 20~30%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지닌 두 개의 태풍으로 울산과 한반도가 쑥대밭이 됐다. 문제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이 같은 위력의 태풍이 매년 한반도를 향해 올라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북태평양에서 내려온 고기압이 여름에서 가을까지 상당기간을 한반도 상공에 머무를 것”이라며 이 때문에 과거에 비해 훨씬 강한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초강력 태풍의 발생빈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문가진단이 나온 이상 울산시도 대비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울산의 상징이 된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써의 위상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폭우로 인한 범람과 같은 재해예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번 태풍으로 드러난 재해 취약지역을 세밀히 살펴 보다 철저한 예방대책을 세워야한다. 그래야 앞으로 닥칠 초강력 태풍으로부터 시미들을 보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