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심고 가꾸고 꽃 피워서 축제의 장
어느 모서리를 꿈꾸는 것은
광주의 화가들이 김대중센터의 아트페어 홀을 잡아
한 부스를 차지하고 설레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이곳 도암에서도 축제가 있지요.
"천불천탑이 이루지 못한 꿈을 오늘에 재현하고자 열리는 축제로 운주사와 운주사를 끼고 있는 도암면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드는 지역축제이다. 연등을 세우고 소망기를 달며 저마다 천불천탑에 대한 소원을 빌며 그 클라이막스는 와불을 일으키려는 시도로 끝난다. 천년전에도 일어서지 못한 와불은 끝내 오늘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그런 아쉬운 마음을 와불을 일으키기 위해 더욱 열심히 아름답게 사는 것이라는 다짐을 하며 마침내 축제는 끝난다.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축제는 특히 마당극을 비롯하여, 도암면민들의 고유 풍속인 집짓기 놀이, 도장 밭노래 등과 지역민들의 풍물놀이가 이뤄지며 순정한 농촌의 향기를 잔뜩 가져갈 수 있는 마당으로 이뤄진다."
조선대 아무개 교수는 이 축제 책임자이기도 하여서
운주문화축제를 함께하자고 권유도 허는데
사실 저는 7년이 넘도록 한번도 그 문을 기웃거려본 적이 없답니다.
항...
그러고 보니 맨날 광주에서만 바라보았지 화순의 무등산도 있었군요.
만연산을 넘어가노라면 바라보이는 저 무등의 입석대를 세운 꽃석대!
이 파티에서 웅장하게 욕심을 더 냈더라면 좋았을 걸!
들과 산을 떠돌던 사반세기였던지라 이 비탈의 사선과
분장된 야생의 분위기와 사나운 듯 고운 semi 전원의 덜 꾸밈이
축제 말미에 와서 눈길을 끄네요.
이윽고 국화 목부작들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목부작을 다듬고 세우다가 겨우 풍란이나 몇 끼워넣으면서
간간이 바라보았던 그 국화목부작이죠.
나는 못 보고 지나치는데
딸이 저 퍼포먼스를 가리켜요.
사람들이 인형으로 알고 앞에서 사진을 박다 깜딱 놀라죠.
"움마야~~!" 하게끔 잘 만들어진 마네킹이 아닌 실제.
'방랑시인 김삿갓'도 화순이 늘 내놓는 자랑이죠.
곳곳에 비슷한 꽃삿갓이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 갑자기 "허허허!!"
하고 산 사람이 나타날 줄은 몰랐겠지요.
아가씬 다음 포즈에서 부채로 얼굴을 가리는 작품으로 부끄러워합니다.
고 아래 총각은 작품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 아예 낮 세상의 인간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