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곽(出郭)
성문을 나서다
이성중(李聖中, ?~?)
맑은 아침 하연 구름 피어나
사람과 구름이 함께 길 나선다
가랑비에 남아 있던 꽃도 지는데
시냇가에 다다르니 마을 하나 또 보인다.
淸朝白雲起(청조백운기)
人與雲出門(인여운출문)
微雨幽花落(미우유화락)
臨溪又一村(임계우일촌)
상쾌한 초여름 아침이다. 먼 길을 떠나기에 좋은 날씨다. 하얀 구름이 따가운 햇
볕을 가려준다. 이른 아침 성문을 빠져나올 때는 골짜기마다 구름이 피어오르
더니 드디어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들판을 가로지르고 산길을
돌아 비를 맞고 걸어간다. 이파리 뒤에서 눈에 띄지 않던 늦게 핀 꽃봉오리가
빗물에 젓은 제 꽃잎의 무게에 겨워 떨어진다. 가랑비에 흠뻑 젓은 이 나그네의
몸도 꽃잎처럼 무거워진다. 산굽이를 돌아 나지막한 고갯마루에 올라서 보니
저 아래 시냇가에 조그마한 마을이 하나 보인다. 저 마을에 가면 젖은 옷도 말
리고 요기도 하며 한숨 쉬었다 갈 것이다. 구름돠 함께 가며 흥얼거리는 나그네
의 노래가 정겹다.
[작가소개]
이성중(李聖中)
본관 : 완산이씨(完山李氏)
족보기록 : (子)聖中
성명 : 이성중(李聖中)
관력 : 佐郞
연결 : 처가 - 이성중 (李聖中)
원문위치 : 만가보 : 1 책 70 면 (우측) 7 단 6 행
첫댓글 무거운 몸을 쉴 수 있구나
감사합니다
무공 김낙범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오늘도 건필, 건승, 건강과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