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첫 본당에서의 일입니다. 주임신부님께서 제게 부활성야미사의 부활찬송을 맡기셨습니다. 당신은 음치라서 못한다고 친절하게 이유까지 설명해주셨습니다. 일주일을 남겨 놓고 심한 목감기에 걸렸습니다. 노래는커녕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주임신부님은 느긋했습니다. 당연합니다. 노래를 불러야 하는 건 저였으니까요. 급하게 동네 병원을 찾아 의사 선생님께 매달렸습니다. “선생님, 다른 건 상관없으니까 토요일까지 어떻게든 목소리만 나올 수 있게 해주십시오.” 측은하고 진지하게 저의 간청을 듣고 있던 의사 선생님께서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가수예요?”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가수도 아닌데 노래를 부르래요.”라고 대답해주었습니다. “나를 따라라.”라는 말씀을 들은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모든 것을 버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도 레위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대단한 능력자였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아팠기 때문입니다. 너무 아팠던 그는 오직 낫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레위는 예수님께 매달렸습니다. 모든 것을 버려둔 채. 병자인 내게 의사인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나의 병은 치료될 수 없습니다. 내게 필요한 분은 오직 한 분 하느님뿐입니다. *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아야 나를 고쳐줄 수 있는 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